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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취 익게에서 놀다가 발견한 글인데 긁어다가 올려~~
댓글로 주고받은 상담 내용들도 귀담아 들을 얘기 많았는데 이건 생략할게~
어떻게 가져오는지 몰라서.ㅋㅋㅋㅋ
글이 길다고 '3줄 요약' 이따위 말은 하지말고~~ 다들 취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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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국내 모 기업에서 채용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리 3년차이고 인력기획파트에 속해서 주무로 인력수요예측 및 채용 프로세스 구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실 뭐 담당자라고 해도 그다지 권한은 많지 않습니다ㅎㅎ 어차피 위에서 내려오는 어떤 '기준'에 맞춰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기획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 전부이니까요. 그리고 그 거창한 기획방향이래봤자 어떻게 하면 더 엑셀장표를 잘 만들지, 면접 평가 도구를 더 좋은 걸 갖다 붙일지 등등의 굉장히 단순한 행정 업무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사 담당자...사실 별거 아닙니다. 그냥 영업파트에서 실적관리 하듯, 재무팀에서 장표관리하고 공시자료 준비하듯
일련의 Bio Data를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인사가 만사라는 닳고 닳은 격언이 있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채용담당자에게 그만큼의 소명의식이나 영혼이 담긴 업무는 없습니다. 그저 채용시즌이 되면 또 한번의 야근 타임과 머리 터지는 문서처리, 그리고 각종 인사 CS업무 등이 넘쳐나는 혼란스럽고 힘든 순간이 왔구나 싶을 뿐이죠.
결국 최소한의 도덕성과 기준을 지키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 할 뿐입니다. 숨어있는 진흙속 진주를 찾는다, 그런 경우는 본격적인 자술서 검토에서나 가능한 문제입니다. 사실 그 단계에서도 기계적인 처리가 없는것은 아닙니다만...ㅎㅎ
잡설이 길었습니다.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채용과정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취준생의 신분으로서 알 수 없는, 혹은 생소할 법한 이야기, 이도저도 아니라면 긴가민가하게 추측할 법한 이야기를 정리해두는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렇게 익명을 빌리면 최소한 인간을 다루는 부서에 몸담은 자로서, 회사의 감시나 눈치를 피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인사담당자들이 불합격자에게 안타깝다 어쩌구 하는말, 아주 빈말은 아닙니다. 누구를 붙이고 떨어뜨린다는거 그거 생각만큼 즐거운 일이 아니니까요. 한편으로 이 나라의 채용시스템이 얼마나 나이브하고 또 비인간적인지,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무릎꿇을수밖에 없는지 알릴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작해 보겠습니다. 내용이 길어져서 어디까지 쓸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ㅎㅎ
먼저 서류검토입니다. 엑셀로 긁는다 뭐다 말 참 많고, 가장 높은 산이고 벽이지요.
맞습니다. 실제로 채용 담당이 가장 머리가 터지는 단계가 바로 서류검토입니다. 절대적인 업무량이 과중할 정도로 많고, 또 최소한의 선을 지키려면 정줄놓고 마구 엑셀을 긁어댈 수는 없으니까요.
결론부터 이야기 한다면, 취준생들이 생각하는 바가 거의 모두 정확합니다. 엑셀로 긁고, 스펙 순으로 줄을 세워서 사람을 추립니다. 현실적인 한계와 시간 및 비용의 문제 등등 핑계는 아주 많습니다. 당연히 옳은 방향은 아니겠지만, 그런 핑계들이 모두 틀린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후술하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서류를 '필터링' 하는가. 이 필터링의 방법은 각 회사마다 천지 차이입니다. 정말 말도안되는 방법을 쓰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정말 기발한 방법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이치가 정규분포 곡선으로 수렴하듯, 이런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저희회사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회사가 사용하는 어떤 과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입력한 자소서는 모두 '수치화와 환산'을 원칙으로 합니다. 회사마다 학벌, 학점, 영어점수와 같은 정량적인 스펙에 일정한 구간을 부여합니다. 그 구간을 러프하고 넓게 가져가느냐, 아니면 구간 내에서도 또 별개의 세부 구간을 만드느냐는 전적으로 인사방침에 근거합니다.
가령 저희 회사같은 경우는 학벌에 구간을 다소 러프하게 부여하고, 학점과 영어점수는 구간을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와 연세대, 고려대학교 및 카이스트와 포항공대에는 만점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하 서울의 중위권 대학까지는 같은 점수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이하 서울 소재 대학교 및 비 서울 연고 대학에게는 대학평가 자료를 수합하여 구간을 세개 정도 더 설정합니다. 맨 마지막 구간은 서류에서 가감없이 탈락시키며, 저희의 서류 검토가 시작되는 대학은 전국적으로 약 50~60개 정도가 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각 구간별로 점수는 동일합니다.
영어 점수의 경우 여러분이 입력하신 선택 등급 그대로가 환산 점수입니다. 여기에는 구간이 없으며 모두가 다 다른 점수입니다. 예외적으로 990점 만점인 토익에 대해서만 20점 단위의 세분화된 구간을 매깁니다. 학점 또한 구간이 없고 소수점 두자리까지 환산을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미 스펙으로 인해 모든것이 갈린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서류 기준만 있지는 않습니다. 자소서에 보면 여러가지 경험을 묻는 칸들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거기에 쓰인 모든 항목들은 결코 생각없이 만든게 아닙니다. 그 항목 하나하나에 기입을 할때마다, 그리고 그 기록된 기간이 길면 길수록 가점이 부여되고 여기에 가중치를 곱하여 총점에 합산합니다. 강조하지만 한 항목이라도 입력할 시 가점이 부여됩니다. 직무적합성을 검토할 만큼 깊게 보지 않습니다.ㅎㅎ 일단 쓰면 점수를 줍니다. 문제는 오히려 그 기간의 길이입니다. 한달짜리, 두달짜리 경험은 기업체 정규 인턴을 제외하고 가점이 아주 적습니다. 반면 연단위 경력일 경우에는 그에 비례해서 많은 가점이 부여됩니다. 물론 이것이 순식간에 지방대학교 학생이 서울대학교 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가져가게 만드는 수준은 아니지만, 구간 하나, 정말 아웃라이어의 경우에는 구간 둘 까지도 뒤집을 가능성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매겨진 총점을 가지고 드디어 줄을 세웁니다. 슬픈 현실이고, 또 씁쓸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채용시즌에 채용업무에 전담할 수 있는 인력의 비중....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10명도 넘지 않는 인원이 모든 자소서를 검토해야 하며, 그나마 하루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도 적습니다. 모 기업같은 경우는 아웃소싱을 해서 키워드 단위로 자소서를 검토하게 한다고 하나...저는 개인적으로 그 발상에 반대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외부인력에게 맡기는 것이 과연 옳을까 싶습니다. 가장 좋은 해답은 채용 검토 인력을 많이 늘리는 것인데....그렇게 하자니 신입사원에게 이를 맡길수도 없고, 결국 일정 경력이 있는 사원에게만 일을 한정시키다 보니 이런 사단이 나게 됩니다.
다시 돌아와서, 줄을 세우는 과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 여기에서도 절대적인 배수 기준에 따라 인력을 걸러냅니다. 보통 저희는 최종 채용인원의 30배수~40배수를 선별합니다. 생각보다 많은지, 아니면 생각보다 적은지 모르겠습니다. 채용시스템 아웃소싱을 준 회사에서 저희가 보기 편하게끔 모든 지원자들의 데이터를 엑셀 피벗테이블로 갖다 줍니다. 그러면 저희는 배수에 맞춰 그 피벗테이블에서 인원을 지웁니다. 어차피 피벗테이블은 추후 과락 발생자나 오류 검토를 위해 활용되고, 철저히 인원수에 따라 이를 걸러냅니다. 바로 여기에서 그 많은 탈락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간단하고, 별다른 고민의 과정이 없습니다. 고민이 시작되는 것은 이 이후의 자소서 검토과정입니다. 그 전까지는....절대적인 점수의 무게가 합불을 좌우 합니다.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지고, 또 시간도 많이 지나가버렸네요.
머리에 떠오르는대로 퇴고도 부족하게 쓴 글이라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글의 팩트만을 받아들이지 마시고, 부디 이 팩트들을 토대로 자신이 어떻게 상황에 맞춰 대응할 것인지 고민해보심을 권합니다.
비인간적이고 오만한 채용시스템 앞에서, 그리고 이를 바꿀힘이 없는 저희같은 이들에게 한치라도 더 여러분이 정성들여 쓰신 자기소개서가 도착할 수 있도록, 냉혹한 현실이지만 최선을 다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언제 또 글을 쓰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쪽팔려서 지울수도 있겠지요...ㅎㅎ
무튼,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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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도 댓글이 달려있는걸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참 취업이라는 관문이 사람을 여럿 말려죽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아울러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말로, 진심으로 죄스러운 맘을 금할길이 없습니다.
구구절절 제각기 다양한 사연과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였음에도, 그것을 매정하게 처음부터 엑셀로 긁어버리는 시스템...분명히 잘못되었습니다. 채용담당자로서 100%인정하는 바입니다. 바뀔길이 아직도 요원하다는 것이 그저 한탄스럽고, 또 한편으로 이런 시스템 아래 종속되어 녹을 받아먹는 다는것이 꼭 나찌스 부역자 같은 부끄러움만 들게 합니다.
저와 같이 젊은 채용담당자들은 나름의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하게 마련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동종업계나 계열사 인사담당자 간에는 꽤나 끈끈한 커넥션이 있거든요..ㅎㅎ여러분이 신경쓰이실 법한 평판의 교류....분명히 존재합니다. 다만 되도록이면 미분화된 개개인의 과오로 치부하려 합니다. 적어도 채용에 있어 객관성이 배제되어서는 안되니까요.
아무튼 젊은 채용담당자들은 최소한의 영혼을 담아서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채용 필터링의 기준을 바꾸고, 자기소개서의 항목이나 이력서의 칸을 바꾸고, 평가기준표를 세분화하며,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요소가 가중된 면접 도구를 개발하고, 하다못해 불합격 통지라도 조금이나마 정성을 보이려 노력하지요.
그 이유는 이른바 '인간에 대한 예의' 때문입니다. 인사를 하겠다고 들어온 사람들이면, 또는 그 직무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면 적어도 사람이 기업에서 얼마나 중요한 가치자원인가에 대한 기초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입직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예측 모델과 전혀 반대되는 통계자료, 전년보다 상승하는 이직율과 신입사원의 근태점수 차감비율, 하락하는 신입사원 평판 등의 통제 불가능해 보이는 요소들로 인해 좌절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요..ㅎㅎ
허나 채용담당자들이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졌다 하여 공룡같은 대기업의 시스템이 쉽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많은 인사 담당자들이 영혼을 팔고 '쉽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선에서 자신의 임무를 방기합니다. 하나의 평가요소를 바꿈에 있어서도 특혜제공 여부, 일선 부서의 소요제기(저희끼리 방산용어를 빌려서 ROC라고 합니다)와의 매칭, 기타 변경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하나하나 설득해야하기 때문이지요. 때로 고루한 상사때문에 실패하기도 하고, 때로는 애써 변경한 요소가 실제 채용 성과와 전혀 연결되지 않아서 폐지되고....수많은 걸림돌이 있기에 이토록 경직적인 채용시스템이 유지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마음까지 한없이 시린 겨울을 맞이하실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위로, 그리고 미안함을 전합니다.
비록 여러분은 이 험한 시대에 타고난 원죄를 뒤집어 쓴듯 쓰디쓴 청춘을 보내고 계시지만, 아직 소리없이 웅크리고 있는 젊은 인사맨들이 있는 한, 언젠가 이 지긋지긋한 굴레도 끝장나리라 믿습니다.
어디가 잡설이고 어디가 본론인지 헷갈리시겠지만, 이번에는 자기소개서 평가에 대해 한번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필터링 작업에서 살아남은 약 반절 가량의 (때론 1/3가량의) 자소서는 해당 기업의 채용팀 손에 맡겨집니다. 여기서 바로 또 하나의 딜레마가 생기게 되지요. 채용팀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아웃소싱을 주는 경우도 간혹 있고, 몇몇 기업에서는 실제 현업부서 중간관리자들을 소환해서 별도의 준 태스크 포스를 꾸려 하나하나 심사하기도 합니다. 이런 기업들은 대개 '강소기업' 들이라 보시면 됩니다. 여러분이 일반적으로 알고계신 중견 기업이나 소기업 말고도, 상당한 네임밸류와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음에도 의외로 조직 인원수가 적은 경우...이런 기업들은 절대적으로 채용팀 인력이 부족하여 이런 방법을 사용합니다. 뭐 채용 검토 작업에 별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 노는 사람이 많아도 가능한 시스템이긴 하지만요...ㅎㅎ
보통 대기업의 채용시즌에 바이오데이터 검토를 전담할 수 있는 인력은 10명 미만입니다. 신입사원들에게는 자소서를 안 준다는 이야기가 많은거로 압니다만, 사실이 아닙니다. 채용기획팀에 막내가 있으면 당연히 막내에게도 임무를 부여합니다. 단, 막내에게는 내용의 검토가 아니라 아주 기초적인 문장구성력이나 맞춤법 등을 검토하게 하지요.
이는 일종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글을 화려하게 미사여구로 치장할 필요까지도 없고, 그저 최소한 문장의 호응관계를 맞추고, 맞춤법이 쓱 훑어봤을때에 문제가 없을 정도면 통과입니다. 아주 최소한으로 그쳐야 할 작업이기에 절대로 자소서를 오래보게 시키지 않습니다. 길어야 10초 20초면 끝나야 합니다. 그러나....이러한 기본 스캐닝 작업에서도 걸러지는 자소서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신입사원의 일이기에 아무래도 저 같은 중하 실무자가 몇개를 추려 다시 읽어봅니다만...대부분 확인사살로 맥을 빠지게 만듭니다. 여지껏 이런 과정에서 신입사원의 오류가 없었다면 설명이 되실까요ㅎㅎ기업명을 바꾸는 것은 뭐 별일도 아닙니다. 신입사원도 한 몇백장 읽다보면 욕하지도 않습니다....^^
'초딩이 썻다고 밋을법한 마춤법의 오류는 으외로 번현히 일어낟다고 보시면 됩니다. ' 뭐 대충 이런 수준의 문장이 계속 되거나..... '
'저는 의사소통의 뛰어난 역량이 발휘될 뿐더러 회사에 큰 기여를 할 법하고 많은 잠재력이 요구됩니다' 식의 비문이 반복되거나...ㅎㅎㅎ 대충 감이 오시리라 믿습니다. 아마도 다급한 마음에 복사 붙여넣기와 수정을 하시다가 이런 사단이 난거로 이해는 됩니다만, 기본적인 퇴고 없는 자소서는 성의 부족으로 아웃됩니다.
평균적으로 이렇게 걸러지는 자소서가 살아남은 자소서의 10~15%정도가 됩니다. 생각보다 많지요. 그렇게 이틀 정도 신입사원들이 걸러낸 자소서를 통해 멘붕과 분노의 가능성을 줄이고...^^ 실무자들이 검토에 들어갑니다. 물론 그 전에 자소서 검토 기준을 손보거나, 자기의 채용 이외 고유업무를 당겨서 처리하곤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각 기업별 채용 스타일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 기업의 시스템이 어떠하고, 채용담당자나 컨트롤 타워의 성향이 어떠한가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다만 저희는 나름대로 체계화된 기준을 만들려고 노력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알만한 기업들이라면 보통 체계를 잡고 평가를 하지요. 채용담당끼리 회사의 비밀을 유지하는 선에서 슬쩍슬쩍 자랑을 하기도 합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학문적인 인사의 전문가라기 보다는 실무적 적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사관리 학문 성과를 소비하는 축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상당수의 기업들은 각 기업의 역량모델과 채용기준 등속을 확립하기 위해 외부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합니다. 각 역량 모델링의 내용은 여러분이 홈페이지에서 보시는 인재상보다 몇배 복잡합니다. 인재상이 있으면, 그 인재상과 관련되어 고려해야 할 기술과 지식, 그리고 태도와 가치관 유형들이 항목별로 묶여 나오고, 각각의 항목들은 또 실제 각 인재의 다양한 행동예시와 반응예시 등등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그 하위에는 역량모델의 학문적 준거를 컨설팅 기관이 실어서 어떤 기반을 확보합니다.
의뢰시 저희는 조직 내 일정 기준이상 고성과자들의 모든 평정기록과 관찰 내역들, 객관적인 성과달성의 정도 등등 요구된 다양한 송부합니다. 그와 동시에 각 기업별 중장기 전략과 기존에 받아두었던 조직문화 진단같은 내용을 기밀이 유지되는 선에서 같이 첨부하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역량모델을 보고, 저희는 이러한 유형을 어떻게 자소서와 이력항목으로 반영할지,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것을 공고란의 전공이나 우대사항으로 반영할지 결정합니다. 보통 공통역량과 직무역량, 관리역량으로 나뉘게 됩니다만 신입의 경우에는 관리역량은 당연히 포함되지 않고, 직무역량을 약간 단순화 시키고 비중을 축소하여 몇가지 이력서 상 표집 데이터에 반영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조직 내 공통역량으로 만든 문항들을 삽입하지요. 이력 사항들을 저희가 중점적으로 보고싶은 사항들로 추려서 의뢰하기도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그냥 제공된 표준 이력서 양식에서 자소서 항목만 바꿔 넣는것을 선호합니다. 사실 자소서 항목만 바꿔 넣는판에 역량모델을 검토나 할까 싶습니다만...ㅎㅎ
자소서 항목이 만들어지면 그 평가기준을 만듭니다. 이것 역시 기업마다 다르지만, 저희의 경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답을 갖고 자소서를 봅니다. 아까 고성과자들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말씀드렸죠? 그 고성과자들이 썼던 이력서 항목만을 남겨놓습니다. 나머지 항목들은 각종 정보공개관련법들에 의해 저촉되기 때문에 폐기하고, 자소서의 기술사항만 남겨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성과자들의 자소서 내용을 대조하면서 어떤 공통적인 키워드를 추출합니다. 가령 성격상 장점을 기술함에 있어 유독 꼼꼼함을 강조했다거나, 남들이 보지 못하는 이면을 관찰하길 즐겼다거나, 하는 등의 다양한 공통사항을 뽑아내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이것만 뽑아낸다면 식상한 대필 자소서까지 모두 합격시키는 우를 범하게 되겠지요. 따라서 앞서 말씀드렸던 역량모델 중 공통역량에 해당되는 태도, 가치관, 행동 목록과 다시한번 대조합니다. 앞선 고성과자가 기술한 뻔한 장점들은 대부분 여기서 탈락하고, 기막히게 잘 들어맞는 몇가지 기술 내용들을 최종 기준으로 정합니다. 역량모델에 기술된, 좀 더 특색있는 점들이 고성과자들의 바이오 데이터에서도 공통적으로 추출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각 항목별로 몇가지의 정답 목록이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만들어진 기본 평가 기준을 가지고 저희는 또 한번의 평가 항목을 정합니다. 여기에서는 어쩔수 없이 채용담당의 주관이 들어가게 되지요. 이번 공채에서 저희가 만든 자체가점기준은 수치와 기간의 명시 여부, 기승전결의 논리성, 우리 회사 또는 직무와의 연계성을 항목 전체 중 몇개 이상 어필했는지 여부, 내용의 참신성, 사례의 현실성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정기준을 가지고 자소서 검토 담당들이 모여 사전에 시험적인 자소서를 두고 합불을 부여하는 연습과 토의를 합니다. 이 동안 서로 갈리는 합불 판정에 대한 편차를 최소화하는 것이지요. 아울러 역량모델에 근거한 채용사정표와 가점기준 등을 달달 외워서 확실하게 숙지합니다. 이런 참고표는 일상 시간표처럼 어느 곳에든 붙여놓을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해서 그 많은 자소서를 일일히 사정기준표와 대조하는 것도 굉장한 노가다거든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여러분의 자소서를 읽게 됩니다. 글로야 길게 써놓았습니다만, 이런 과정이 매번 반복되지는 않습니다. 가령 해당 반기의 채용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될 경우, 기존의 사정표는 쭉 이어 씁니다. 반대로 채용이 망작이라면...ㅎㅎ 다시 뒤엎고 만들거나, 부분적인 수정을 가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 자소서를 읽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저희는 6명이 인당 평균 2~4분씩 투자합니다. 인원의 한계가 있어 중복해서 다시 돌려읽을 시간은 없습니다. 만일 그런 기업이 있다면 정말 축복받은 기업이겠지요....ㅎㅎ
3분 정도 숙지된 기준에 따라 자소서 항목 각각에 체크를 하고 점수를 매깁니다. 그리고 이를 각각의 지원자 평가 시트에 입력합니다. 여기까지 하면 인당 3분 30초~경우에 따라 4분. 그리고 저희회사의 6명의 채용 담당자가 약 보름의 기간 동안 읽게되는 자소서는 인당 많아야 400~500장입니다. 채용규모를 자연스레 밝히게 된것 같습니다만...^^;
앞의 기본 필터링 기간 1~2일, 그리고 중간 휴일과(경우에 따라 휴일도 반납합니다) 사후 결과 취합, 데이터 베이스 입력 및 공고 기간이 많아야 2일인걸 감안하면 저희가 자소서를 보는 기간은 약 8~10일이 됩니다. 대충 하루에 50~60장 꼴로 읽게 되죠.(이력서 제출 후 수정이 가능한 회사는 공고가 종료될때 비로소 자소서를 열람할수 있기에) 생각보다는 여러분의 자소서를 꼼꼼히 읽을수밖에 없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법한... 스펙순과 합격 여부가 역전되는 상황은 이와같은 프로세스 때문입니다.
기나길게 적어본 자소서 검토내용이었습니다. 정도의 차이, 체계성의 차이만 있지 나머지 기업들도 거진 유사한 절차를 밟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리 채용담당자가 타성에 찌든 인간이어도....제가 아는 한 스펙만 보고 바로 면접이나 인적성으로 넘기는 회사는 손에 꼽습니다. 물론 생각보다 네임밸류 있는 회사도 있고, 또 안그러다가 내부 사정때문에 그렇게 바뀌는 회사도 있습니다만, 발표까지 시간이 제법 걸리는 기업들은 저희와 유사한 기간과 노력을 할애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희 회사도 검색해보니 다양한 평이 많네요....^^ 다행히 저희의 노력이 아주 무시되는것 같지는 않아 안심입니다만, 복붙했는데 붙었다는 씁쓸한 글도 한두개 보입니다. 어쩔수 없지요. 저희도 사람인 이상 완벽할수는 없으니까요....
다만 글을 마치며 하나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자소서 대필, 컨설팅이라고 간판을 건 약장수들...모 기업 인사팀 퇴사를 경력으로 걸고 새파란 인간들이 설치는 그런 바닥(저도 전체 기준에서 보면 새파랗습니다만^^;)...그 인간들이 철썩같이 믿는 자소서의 파훼법을 제공하는 곳과 소스들은, 그것을 똑같이 기업에 파는 곳들입니다. 요행히 자소서 컨설팅으로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도 있겠으나...본인이 직접 작성하시는 것과 합격확률이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주십시오. 그 동네가 아주 쓸모없지는 않을지 모르겠으나, 여러분의 합격가능성과 돈을 바꿀만큼 가치있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껏해야 인사업무 5년 6년했다고 설치는 양반들 보면 뭐....ㅎㅎ
첫댓글 길다 간단히 요약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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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짱
요약 : 스카이 짱짱맨 아니면 히말라야 갔다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