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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신태친 필위기신(愛臣太親 必危其身)
총애하는 신하를 지나치게 가까이하면 그 자신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뜻으로, 믿는 사람일수록 잘 살펴야 한다는 말이다.
愛 : 사랑할 애(心/9)
臣 : 신하 신(臣/0)
太 : 클 태(大/1)
親 : 친할 친(見/9)
必 : 반드시 필(心/1)
危 : 위태로울 위(卩/4)
其 : 그 기(八/6)
身 : 몸 신(身/0)
출전 : 한비자(韓非子) 애신(愛臣)
이 성어는 밑의 사람을 사랑해 지나치게 가까이 하게 되면 자신이 위태롭게 된다는 말로 한비자(韓非子) 애신(愛臣)편 첫머리에 나온다.
군주가 총애하는 신하를 지나치게 가까이 하면 그들은 군주를 위태롭게 할 것이다. 즉, 대신의 권위가 지나치게 높으면 반드시 군주의 지위를 탈취하려 들 것이며, 부인과 첩을 차이 두지 않고 대우해 주면 장자의 지위가 위태로워지며, 군주의 형제가 군주에게 복종하지 않으면 그 지위를 노리게 되어 국가가 위태로워진다.
愛臣太親, 必危其身. 人臣太貴, 必易主位; 主妾無等, 必危嫡子; 兄弟不服, 必危社稷.
나는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병거(兵車) 천승(千乘)의 군주가 방심하면 반드시 그 가까이 있는 병거 백승의 중신이 백성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국가를 무너뜨리게 될 것이요, 병거 만승의 군주가 방심하면 반드시 그 측근의 병거 천승의 중신이 그 권력을 탈취하여 자기 것으로 하여 국가를 차지할 것이다.’
臣聞千乘之君無備, 必有百乘之臣在其側, 以徙其民而傾其國; 萬乘之君無備, 必有千乘之家在其側, 以徙其威而傾其國.
그리하여 간신은 더욱 번영하고 군주는 쇠망해 간다. 따라서 제후의 영토가 광대해지면 천자에게는 해가 되고, 신하들이 재산을 많이 가지게 되면 군주가 파멸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是以姦臣蕃息, 主道衰亡. 是故諸侯之博大; 天子之害也; 群臣之太富, 君主之敗也.
장군과 재상으로서 군주를 뒷전으로 하고, 자기 융성을 도모하니 군주는 마땅히 그와 같은 간신을 배제해야 한다.
將相之管主而隆(國)家, 此君人者所外也.
만물 가운데 군주 자신의 몸보다 더 귀한 것은 없고, 자신의 지위만큼 더 존엄스러운 것은 없으며, 군주의 권위보다 더 중한 것은 없고, 군주의 세력보다 더 성한 것은 없습니다.
萬物莫如身之至貴也; 位之至尊也; 主威之重; 主勢之隆也.
이 네 가지 미덕은 밖에서 구하지 않고 남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두루 살피기만 하면 얻어낼 수 있습니다.
此四美者, 不求諸外, 不請於人, 議之而得之矣.
그러므로 말하기를, 군주가 자기 부를 누리지 못하면 외지에서 생을 마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군주 된 자가 반드시 기억해 두어야 할 일입니다.
故曰 : 人主不能用其富, 則終於外也. 此君人者之所識也.
(韓非子/愛臣)
⏹ 애신태친 필위기신(愛臣太親 必危其身)
총애하는 신하를 지나치게 가까이하면 그 자신을 위험하게 할 것이다.
믿는 사람을 더욱 경계하라는 말로 군주의 총애를 받는 신하의 권세나 지위가 높아지면 힘의 향방이 군주에게서 신하에게로 옮아가 군주의 신변마저 위태롭게 한다는 말이다.
한비자 '애신(愛臣)'편에 나오는 말이고 보충하면 이렇다. “대신을 너무 귀하게 대우하면 반드시 군주의 자리를 바꾸려 할 것이고, 왕비와 후궁을 차등 두지 않으면 반드시 적자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며, 왕실의 형제들을 복종시키지 못하면 반드시 사직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人臣太貴, 必易主位; 主妾無等, 必危嫡子; 兄弟不服, 必危社稷).”
한비가 예로 든 신하와 왕비와 후궁 그리고 군주의 형제들은 모두 군주의 최측근에 있는 사람들로서 왕의 신임을 얻고 있는 자들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오히려 군주를 위험에 빠뜨리는 암적 존재라는 것이다.
하극상(下剋上)이나 내란, 형제간의 왕권 다툼, 처첩 간의 갈등 등등. 모든 것은 군주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대부분 저지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비는 현명한 군주라면 아무리 총애하는 신하일지라도 분수에 맞는 봉록과 권한만을 갖게 해서 사악한 마음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증삼살인(曾參殺人)이란 말에서 자식의 효성을 믿었던 증삼의 어머니마저 이웃의 말 몇 마디에 일시적으로 와해되듯 의도적인 모함으로 모두가 해를 입을 개연성은 상존한다는 점이다.
형제나 처첩처럼 친하지 않은 군신관계에서 총애받는 신하의 모함으로 현인이나 성인이 목숨마저 위협당하게 되고, 그렇게 될 경우 군주의 자리 역시 위태롭게 되는 일은 그리 괴이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주는 곁에 있는 신하의 심리를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저설상(內儲說上) 편에서 한비는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성어를 통해 아무리 신임하는 신하라고 해도 측근들의 말에 의해 얼마든지 진실이 왜곡되고 심지어 죽음으로까지 내몰리게 된다는 점을 입증한다.
군주는 총애하는 신하라는 중간자적 위치에 있는 자들의 말을 잘 새겨들어 자신이 문제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한다. 늘 보이지 않는 적을 대비하려고 하지만 외부의 적보다는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愛(사랑 애)는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본디 천천히 걸을쇠 발(夊; 천천히 걷다)部와 기운기엄(气; 구름 기운)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천천히걸을쇠발(夊)部를 뺀 글자 애(가슴이 가득차다, 남을 사랑하다, 소중히 하다, 아끼다)와 좋아하는 마음에 다가설까 말까(夊) 망설이는 마음의 뜻이 합(合)하여 사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愛자는 '사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愛자는 爫(손톱 조)자와 冖(덮을 멱)자, 心(마음 심)자, 夊(천천히 걸을 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에 나온 愛자를 보면 단순히 旡(목맬 기)자와 心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이것은 사람의 가슴 부위에 심장을 그린 것이다. 그러니까 금문에서는 사람의 가슴에 심장이 들어가 있는 모습을 그려져 '사랑하다'를 표현했다. 이러한 모습이 변하면서 소전에서는 마치 손으로 심장을 감싸 안은 것과 같은 형태가 되었다. 그래서 愛(애)는 어떤 명사(名詞)의 밑에 붙어서, 위의 명사의 내용에 대하여 가지는 자애(慈愛), 사랑 등을 나타내는 어미(語尾)의 뜻으로 ①사랑, 자애(慈愛), 인정(人情) ②사랑하는 대상(對象) ③물욕(物慾), 탐욕(貪慾) ④사랑하다 ⑤사모(思慕)하다 ⑥가엾게 여기다 ⑦그리워하다 ⑧소중(所重)히 하다 ⑨친밀(親密)하게 대하다 ⑩역성들다(옳고 그름에는 관계없이 무조건 한쪽 편을 들어 주다) ⑪즐기다 ⑫아끼다, 아깝게 여기다 ⑬몽롱(朦朧)하다, 어렴풋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랑 자(慈),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미울 증(憎), 미워할 오(惡)이다. 용례로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애국(愛國), 사랑하는 마음이나 남녀 사이에 서로 그리워하는 정을 애정(愛情), 자기가 사랑하는 말을 애마(愛馬), 사랑하고 좋아함을 애호(愛好), 사랑과 미워함을 애증(愛憎), 윗사람의 딸을 높여 이르는 말을 애옥(愛玉), 남을 사랑함 또는 열애의 상대자를 애인(愛人), 사랑하여 가까이 두고 다루거나 보며 즐기는 것을 애완(愛玩), 아끼고 소중히 다루며 보호함을 애호(愛護), 본이름이 아닌 귀엽게 불리는 이름을 애칭(愛稱), 어떤 사물과 떨어질 수 없게 그것을 사랑하고 아낌을 애착(愛着), 사랑하고 사모함을 애모(愛慕), 좋아하는 사물에 대하여 일어나는 애착심을 애상(愛想), 사랑하는 마음을 애심(愛心), 사랑하고 좋아함을 애요(愛樂), 겨울철의 날이나 날씨 또는 시간을 아낌을 애일(愛日), 사랑하는 아들이나 아들을 사랑함을 애자(愛子), 귀여워 하는 새 또는 새를 귀여워 함을 애조(愛鳥), 사랑하는 아내 또는 아내를 사랑함을 애처(愛妻), 남의 딸의 높임말을 영애(令愛), 형제 사이의 정애 또는 벗 사이의 정분을 우애(友愛), 아쉬움을 무릅쓰고 나누어 줌을 할애(割愛), 모든 것을 널리 평등하게 사랑함을 박애(博愛), 남달리 귀엽게 여겨 사랑함을 총애(寵愛), 남녀 사이에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사랑함을 연애(戀愛), 널리 사랑함을 범애(汎愛), 아랫 사람에게 베푸는 자비로운 사랑을 자애(慈愛), 이성에게 자기의 사랑을 고백하여 상대편도 자기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일을 구애(求愛), 어질고 남을 사랑하는 마음 또는 어진 사랑을 인애(仁愛), 자타나 친소를 가리지 아니하고 모든 세상 사람을 똑같이 사랑함을 겸애(兼愛), 매우 사랑하고 소중히 여김을 이르는 말을 애지중지(愛之重之), 사랑이 지붕 위의 까마귀에까지 미친다는 뜻으로 사람을 사랑하면 그 집 지붕 위에 앉은 까마귀까지도 사랑스럽다는 말을 애급옥오(愛及屋烏), 자기의 나라와 겨레를 사랑함을 이르는 말을 애국애족(愛國愛族), 남을 자기 몸같이 사랑함을 애인여기(愛人如己), 백성을 사랑하고 선비에게 자기 몸을 낮춤을 이르는 말을 애인하사(愛人下士), 어버이를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함을 일컫는 말을 애친경장(愛親敬長), 사랑하고 아깝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애지석지(愛之惜之), 사람은 덕으로써 사랑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애인이덕(愛人以德),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함을 이르는 말을 애주애인(愛主愛人), 선정을 베푼 인재를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감당지애(甘棠之愛), 어미 소가 송아지를 핥아 주는 사랑이라는 뜻으로 부모의 자식 사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지독지애(舐犢之愛), 사랑하는 사람의 집 지붕 위에 앉은 까마귀까지도 사랑한다는 뜻으로 지극한 애정을 이르는 말을 옥오지애(屋烏之愛), 효자는 날을 아낀다는 뜻으로 될 수 있는 한 오래 부모에게 효성을 다하여 섬기고자 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효자애일(孝子愛日), 제자는 스승을 존경하고 스승은 제자를 사랑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을 존사애제(尊師愛弟), 얼음과 숯이 서로 사랑한다는 뜻으로 세상에 그 예가 도저히 있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빙탄상애(氷炭相愛) 등에 쓰인다.
▶️ 臣(신하 신)은 ❶상형문자로 본디 크게 눈을 뜬 모양을 형상화했다. 내려다 본 사람의 눈의 모양으로 전(轉)하여 신을 섬기는 사람, 임금을 섬기는 중신(重臣), 신하(臣下)를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臣자는 '신하'나 '하인', '포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臣자는 고개를 숙인 사람의 눈을 그린 것이다. 臣자가 '신하'라는 뜻을 가진 것은 왕의 눈을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의 눈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臣자는 본래 '포로'를 뜻했던 글자였다. 고대에는 포로로 잡히거나 항복한 노예들을 왕실의 노예로 삼았다. 臣자는 그들을 일컫던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왕을 섬기는 모든 사람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면서 지금은 '신하'나 '하인'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臣자는 단독으로 쓰일 때는 '신하'를 뜻하지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監(볼 감)자나 臥(엎드릴 와)자처럼 고개를 숙인 사람의 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臣(신)은 ①신하(臣下) ②백성(百姓) ③하인(下人) ④포로(捕虜) ⑤어떤 것에 종속(從屬)됨 ⑥신하(臣下)의 자칭(自稱) ⑦자기(自己)의 겸칭(謙稱) ⑧신하(臣下)로 삼다 ⑨신하로서 직분(職分)을 다하다 ⑩신하답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주(主),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임금 후(矦), 임금 벽(辟)이다. 용례로는 임금을 섬기어 벼슬을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을 신하(臣下), 신하와 서민 또는 많은 신하를 신서(臣庶), 신하가 되어 복종함을 신복(臣服), 신하된 처지를 신분(臣分), 나라에 공로가 있는 신하를 공신(功臣), 국가나 임금의 명령을 받고 외국에 사절로 가는 신하를 사신(使臣),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중직에 있는 신하를 중신(重臣), 봉토를 받은 신하 곧 제후를 봉신(封臣), 슬기와 꾀가 있는 신하를 모신(謀臣), 문관인 신하를 문신(文臣), 무관인 신하를 무신(武臣), 남의 신하를 인신(人臣), 간사한 신하를 간신(奸臣), 나라와 임금을 위하여 충절을 다하는 신하를 충신(忠臣), 지위가 낮은 신하를 미신(微臣), 이름난 신하를 명신(名臣), 다리와 팔뚝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중신을 이르는 말을 고굉지신(股肱之臣), 다리와 손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중신을 이르는 말을 고장지신(股掌之臣), 임금과 신하와 물과 물고기란 뜻으로 떨어질 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군신수어(君臣水魚),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 또는 불충한 무리를 일컫는 말을 난신적자(亂臣賊子), 간사한 신하와 불효한 자식을 일컫는 말을 간신적자(奸臣賊子),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목구멍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듣기에 괴로운 직언을 하는 강직한 신하를 일컫는 말을 골경지신(骨骾之臣), 임금의 사랑을 잃게 된 외로운 신하의 원통한 눈물을 일컫는 말을 고신원루(孤臣冤淚),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큰 의리를 일컫는 말을 군신대의(君臣大義), 풀을 베는 천한 사람이란 뜻으로 평민이 임금에 대해서 저를 낮추어 일컫던 말을 자초지신(刺草之臣), 임금의 명령을 비롯한 나라의 중대한 언론을 맡았다는 뜻에서 승지를 일컫던 말을 후설지신(喉舌之臣), 벌이나 개미에게도 군신의 구별은 뚜렷이 있다는 뜻으로 상하 위계 질서를 강조할 때에 이르는 말을 봉의군신(蜂蟻君臣),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풀떨기 같은 신하라는 뜻으로 벼슬하지 않는 백성을 이르는 말 또는 신하인 자가 스스로를 낮추어 이르는 말을 초망지신(草莽之臣),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임금의 치욕을 씻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는 뜻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도와 생사고락을 함께함을 이르는 말을 주욕신사(主辱臣死) 등에 쓰인다.
▶️ 太(클 태)는 ❶지사문자로 大(태), 泰(태)와 통자(通字)이다. 크다는 의미의 大에 점을 찍어 더 크다는 것을 나타낸 글자로 크다를 뜻한다. ❷지사문자로 太자는 '크다'나 '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太자는 大(큰 대)자에 점을 찍은 것으로 '심하다'라는 뜻을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太자는 大자보다 더 크거나 심한 것을 뜻하기 위해 파생된 글자이지만 쓰임에 있어 두 글자의 차이를 구별하기란 어렵다. 고대에는 大자나 太자를 구별 없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도 大자와 太자는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간혹 太자가 '매우 심하다'와 같은 부정의 의미를 전달하는 때도 있지만 긍정적인 단어도 많기에 이 두 글자의 쓰임을 딱히 구별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太(태)는 성(姓)의 하나로 ①크다 ②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 ③통하다 ④처음, 최초 ⑤첫째 ⑥콩(콩과의 한해살이풀) ⑦심히, 매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비(丕), 클 개(价), 클 우(俁), 클 엄(俺), 클 위(偉)이다. 용례로는 세상이 무사하고 해마다 풍년이 들며 환란이나 질병 등이 없이 평안함을 태평(太平), 천지가 비롯된 무렵을 태시(太始), 천지개벽 이전의 혼돈하던 때를 태소(太素), 한 왕조의 첫 대의 임금을 태조(太祖), 절반이 지남을 태반(太半), 아주 오랜 옛날을 태고(太古), 매우 좋음이나 썩 아름다움을 태가(太佳), 험하고 높은 재를 태령(太嶺), 매우 재촉함 또는 매우 촉박함을 태촉(太促), 높고 먼 하늘을 태공(太空), 너무 지나침이나 아주 심함을 태과(太過), 굵은 털실을 태사(太絲), 가장 뛰어난 것을 태상(太上), 너무 심함을 태심(太甚), 너무 한도에 지나침을 태람(太濫), 콩기름으로 콩에서 짜낸 기름을 태유(太油), 껍질 빛깔이 검은 콩을 흑태(黑太), 어질고 착한 임금이 다스리는 태평한 세상을 일컫는 말을 태평성대(太平聖代), 아주 오랜 옛적 시대를 일컫는 말을 태고시대(太古時代), 세상이 평화롭고 안락한 때를 일컫는 말을 태평연월(太平烟月), 너무 세거나 빳빳하면 꺾어지기가 쉬움을 일컫는 말을 태강즉절(太剛則折), 천하가 태평할 때는 이를 지적하여 말할 만한 형상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태평무상(太平無象), 가뭄에 콩 나듯 한다라는 뜻으로 일이나 물건이 드문드문 나타난다는 말을 한시태출(旱時太出), 어리석어서 모든 일에 아무 걱정이 없이 지냄을 비웃는 말을 만사태평(萬事太平) 등에 쓰인다.
▶️ 親(친할 친)은 ❶형성문자로 亲(친)은 간자(簡字), 媇(친)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볼 견(見; 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亲(친; 많은 나무가 포개어 놓여 있다는 의미)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나무처럼 많은 자식들을 부모가 보살핀다(見)는 뜻이 합(合)하여 친하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親자는 '친하다'나 '가깝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親자는 立(설 립)자와 木(나무 목)자, 見(볼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辛(매울 신)자와 見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辛자는 노예의 몸에 문신을 새기던 도구를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신, 친'으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親자는 감정적인 관계가 매우 '친밀하다'라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親자에 쓰인 見자는 눈앞에 보이는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親(친)은 ①친(親)하다 ②가깝다 ③사랑하다 ④가까이하다 ⑤사이 좋다 ⑥손에 익다 ⑦숙달되다 ⑧어버이 ⑨친척 ⑩혼인 ⑪신부(新婦), 새색시 ⑫몸소, 친히(親-)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성길 소(疎)이다. 용례로는 친밀하게 사귀는 교분을 친교(親交), 가깝고 친한 정분을 친분(親分), 친한 벗이나 가까운 친구를 친우(親友), 정성스럽고 정답거나 또는 그러한 태도를 친절(親切), 서로 친하고 사이가 좋음을 친선(親善), 친아들을 친자(親子), 서로 친해 화합함을 친화(親和), 썩 친하여 사이가 버성기지 않음을 친밀(親密), 시집간 여자의 본집을 친정(親庭), 친밀감을 가지고 소중히 여기는 것을 친애(親愛), 촌수가 가까운 겨레붙이를 친족(親族), 친히 글씨를 씀을 친서(親書), 늘 사귀어 사이가 가까움을 친숙(親熟), 서로 친하여 화목함을 친목(親睦), 서로 잘 알고 친근하게 지내는 사람을 친지(親知), 오래 두고 가깝게 사귄 벗을 친구(親舊), 정분이 친하고 가까움을 친근(親近),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친(家親), 엄하게 길러 주는 어버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을 엄친(嚴親), 인자한 애정으로 길러주는 어버이의 뜻으로 남에게 대해 자기 어머니를 일컫는 말을 자친(慈親), 자기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남에게 대하여 일컫는 말을 선친(先親), 아주 친근함을 절친(切親), 어버이를 섬김을 사친(事親), 서로 의좋게 지내는 정분 또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 다툼 없이 가까이 지냄을 화친(和親), 어버이에게 효도함을 효친(孝親), 촌수가 가까운 일가를 근친(近親), 길러 준 어버이 부모를 모시어 섬김을 양친(養親), 더할 수 없이 지극히 친함을 지친(至親), 옛 친구를 고친(故親), 어버이를 사랑하고 공경함을 애친(愛親), 계부 또는 계모를 계친(繼親), 부부의 의가 좋은 것은 중매에 의함이 아님을 일컫는 말을 친불인매(親不因媒), 가까운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원수를 통쾌하게 한다는 뜻으로 자기편을 해롭게 하고 적을 이롭게 하는 일을 친통구쾌(親痛仇快), 촌수가 가까운 일가끼리 간음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근친상간(近親相姦), 사방을 돌아보아도 친척이 없다는 뜻으로 의지할 만한 사람이 도무지 없다는 말을 사고무친(四顧無親),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가을 밤은 시원하고 상쾌하므로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음을 이르는 말을 등화가친(燈火可親), 물고기와 물처럼 친한 사이라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의 친밀한 사이 또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 사이를 어수지친(魚水之親), 아주 가까운 일가 친척을 이르는 말을 강근지친(强近之親),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뼈와 살을 같이 나눈 사이로서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친족이란 뜻으로 부자와 형제 또는 그와 가까운 혈족을 지칭하는 말을 골육지친(骨肉之親) 등에 쓰인다.
▶️ 必(반드시 필)은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八(팔; 나눔, 필)과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의 합자(合字)이다. 땅을 나눌 때 말뚝을 세워 경계를 분명히 하여 나눈다는 데서 반드시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必자는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必자는 心(마음 심)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심장'이나 '마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必자는 물을 퍼 담는 바가지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갑골문에 나온 必자를 보면 바가지 주위로 물이 튄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必자는 바가지나 두레박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더한 柲(자루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참고로 必자는 心자에서 유래한 글자가 아니므로 글자를 쓰는 획의 순서도 다르다. 그래서 必(필)은 ①반드시, 틀림없이, 꼭 ②오로지 ③가벼이, 소홀히 ④기필하다, 이루어 내다 ⑤오로지, 전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없어서는 아니 됨을 필요(必要), 그리 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음을 필연(必然), 반드시 없으면 안 됨을 필수(必需), 꼭 이김이나 반드시 이김을 필승(必勝), 필연이나 반드시를 필시(必是), 반드시 패함을 필패(必敗), 반드시 읽어야 함을 필독(必讀), 장차 반드시 이름이나 필연적으로 그렇게 됨을 필지(必至), 반드시 죽임 또는 그런 마음가짐을 필살(必殺), 꼭 얻음 또는 꼭 자기의 물건이 됨을 필득(必得), 필요하게 씀을 필용(必用), 반드시나 틀림없이 꼭을 필위(必爲), 꼭 그리 됨을 필정(必定), 반드시 명중함을 필중(必中), 반드시 앎을 필지(必知), 우편물 따위가 정해진 기일까지 틀림없이 도착함을 필착(必着), 꼭 이루기를 기약함을 기필(期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 또는 어찌하여 반드시를 하필(何必), 필요가 없음을 불필(不必), 생각하건대 반드시를 상필(想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을 해필(奚必),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일컫는 말을 필사즉생(必死則生),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일컫는 말을 필생즉사(必生則死),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필유사단(必有事端), 틀림 없이 꼭 망하고야 맒이나 패멸을 면할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필망내이(必亡乃已),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필유곡절(必有曲折), 품은 원망을 반드시 풀어 없애고자 애씀을 일컫는 말을 필욕감심(必欲甘心), 결코 이러할 이치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필무시리(必無是理), 아내는 반드시 남편의 뜻을 좇아야 한다는 말을 여필종부(女必從夫),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세상만사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생자필멸(生者必滅),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필귀정(事必歸正), 헤어진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오게 된다는 말을 거자필반(去者必返),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필유린(德必有隣), 누구나 허물이 있는 것이니 허물을 알면 즉시 고쳐야 함을 이르는 말을 지과필개(知過必改), 세상일은 무상하여 한번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게 마련이라는 말을 성자필쇠(盛者必衰), 어찌 꼭 이익만을 말하는가 라는 뜻으로 오직 인의에 입각해서 일을 하면 이익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이익이 돌아온다는 말을 하필왈이(何必曰利), 황하가 수없이 꺾여 흘러가도 결국은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뜻으로 결국은 본뜻대로 됨을 이르는 말 또는 충신의 절개는 꺾을 수 없다는 말을 만절필동(萬折必東) 등에 쓰인다.
▶️ 危(위태할 위)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병부절(卩=;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部와 厃(우; 사람이 벼랑가에 선 모양, 깎은 듯이 선 벼랑, 쳐다보다, 위태롭다)로 이루어졌다. 또는 뜻을 나타내는 병부절(卩)部와 厃(우, 위)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危자는 '위태롭다'나 '불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危자는 '재앙'을 뜻하는 厄(재앙 액)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또는 厃(우러러볼 첨)자와 㔾(병부 절)자가 결합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厄자는 기슭 아래에 사람이 굴러떨어진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재앙'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재앙'을 뜻하는 厄자 위로 사람을 그려 넣은 危자는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진 사람이 '위태롭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危(위)는 높고 험한 경사진 땅으로 위태롭다, 위성(危星)의 뜻으로 ①위태하다, 위태롭다 ②불안하다 ③두려워하다, 불안해하다 ④위태롭게 하다, 해치다 ⑤높다, 아슬아슬하게 높다 ⑥엄하다(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엄정하다(엄격하고 바르다), 엄하게 하다 ⑦발돋움하다 ⑧병이 무겁다, 위독하다 ⑨바르다, 똑바르다 ⑩빠르다 ⑪마룻대(용마루 밑에 서까래가 걸리게 된 도리), 용마루(지붕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가장 높은 수평 마루) ⑫별의 이름 ⑬거의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편안 안(安)이다. 용례로는 위험한 고비를 위기(危機), 실패하거나 목숨을 다치게 할 만함을 위험(危險), 형세가 매우 어려움을 위태(危殆), 위태롭고 급함을 위급(危急), 병세가 무거움을 위중(危重), 매우 간절함을 위간(危懇), 두렵고 불안함을 위공(危恐), 아주 위독함을 위극(危劇), 위급하고 절박함을 위발(危悖), 매우 피로함을 위비(危憊), 병세가 매우 중하여 생명이 위태로움을 위독(危篤), 위태로워 망하려 함을 위망(危亡), 두려워함 또는 그런 느낌을 위구(危懼), 위험한 상황 또는 위험스런 지역을 위역(危域), 처신이나 행동이 매우 그릇됨을 위왕(危枉), 위험한 말을 적은 글장이란 뜻으로 직언의 상소문을 이르는 말을 위장(危章), 위험을 무릅쓰는 심정을 위종(危悰), 중형에 해당하는 죄를 위죄(危罪), 위태로운 목숨을 위천(危喘), 위독한 병세가 지속됨을 위철(危綴), 위험을 무릅쓰는 충정을 위충(危衷), 대단히 황망함을 위황(危惶), 편안함과 위태함을 안위(安危), 외롭고 위태함을 고위(孤危), 위급한 것을 구함을 구위(救危), 위험한 지경에서 벗어남을 탈위(脫危), 형세가 위태로움을 경위(傾危), 위태롭게 여김을 회위(懷危), 위태한 때를 탐을 승위(乘危), 위태로운 처지를 붙들어 줌을 지위(持危), 머리털 하나로 천균이나 되는 물건을 끌어당긴다는 뜻으로 당장에라도 끊어질 듯한 위험한 순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기일발(危機一髮), 알을 쌓아 놓은 것같이 위태롭다는 뜻으로 몹시 위태로움을 이르는 말을 위여누란(危如累卵), 아슬아슬한 순간 또는 아주 급한 순간을 일컫는 말을 위여일발(危如一髮), 아침 이슬은 해가 뜨면 곧 사라지듯이 위기가 임박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위여조로(危如朝露), 몹시 위험함을 일컫는 말을 위험천만(危險千萬), 위험한 곳에 들어가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위방불입(危邦不入), 매우 위태함을 일컫는 말을 위태위태(危殆危殆), 시국이나 병세가 매우 위급하여 안심하기 어려움을 일컫는 말을 위다안소(危多安少), 위험이 조석에 달려 있다는 말을 위재조석(危在朝夕) 등에 쓰인다.
▶️ 其(그 기)는 ❶상형문자로 벼를 까부르는 키의 모양과 그것을 놓는 臺(대)의 모양을 합(合)한 자형(字形)이다. 나중에 其(기)는 가리켜 보이는 말의 '그'의 뜻으로 쓰여지고 음(音) 빌어 어조사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其자는 '그것'이나 '만약', '아마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其자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키'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其자를 보면 얼기설기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받침대를 그려 넣으면서 지금의 其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其자는 본래 '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나 '만약'과 같은 여러 의미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그래서 후에 竹(대나무 죽)자를 더한 箕(키 기)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其(기)는 ①그, 그것 ②만약(萬若), 만일(萬一) ③아마도,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④어찌, 어째서 ⑤장차(將次), 바야흐로 ⑥이미 ⑦마땅히 ⑧이에, 그래서 ⑨기약하다 ⑩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정해진 시기에서 다른 정해진 시기에 이르는 동안을 기간(其間), 그 나머지나 그 이외를 기여(其餘), 그것 외에 또 다른 것을 기타(其他), 그 역시를 기역(其亦), 그 세력이나 형세를 기세(其勢), 그 밖에를 기외(其外), 그 벼슬아치가 그 벼슬을 살고 있는 동안을 기등(其等), 그때를 기시(其時), 실제의 사정이나 실제에 있어서를 기실(其實), 그 전이나 그러기 전을 기전(其前), 그 가운데나 그 속을 기중(其中), 그 다음을 기차(其次), 그 곳을 기처(其處), 그 뒤를 기후(其後), 각각으로 저마다 또는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을 각기(各其), 마침내나 기어이나 드디어를 급기(及其), 어린 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을 아기(阿其), 한 달의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그믐을 이르는 말을 마기(麻其), 마침내나 마지막에는 급기야(及其也), 그때에 다다라를 급기시(及其時),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중간쯤 되어 있음을 거기중(居其中), 알맞은 자리를 얻음을 득기소(得其所), 일을 일대로 정당하게 행함을 사기사(事其事), 그 가운데에 다 있음을 재기중(在其中), 마침 그때를 적기시(適其時), 그 근본을 잃음을 실기본(失其本), 절친한 친구 사이를 일컫는 말을 기이단금(其利斷金), 또는 기취여란(其臭如蘭), 모든 것이 그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각득기소(各得其所), 가지와 잎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사물의 원인이 되는 것을 없앤다는 말을 거기지엽(去其枝葉),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많음을 이르는 말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어떠한 것의 근본을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망기본(不忘其本),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일컫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겉을 꾸미는 것이 자기 신분에 걸맞지 않게 지나침을 일컫는 말을 문과기실(文過其實), 훌륭한 소질을 가지고도 그에 알맞은 지위를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부득기소(不得其所), 그 사람의 고기를 먹고 싶다는 뜻으로 원한이 뼈에 사무침을 이르는 말을 욕식기육(欲食其肉), 착한 것으로 자손에 줄 것을 힘써야 좋은 가정을 이룰 것임을 일컫는 말을 면기지식(勉其祗植), 미리 말한 것과 사실이 과연 들어맞음을 이르는 말을 과약기언(果若其言),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용이 그의 못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영걸이 제 고향으로 돌아감을 이르는 말을 용반기연(龍返其淵), 어떤 일을 할 때 먼저 그 방법을 그릇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선실기도(先失其道) 등에 쓰인다.
▶️ 身(몸 신, 나라 이름 건)은 ❶상형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아기를 가진 여자의 모습을 본뜬 글자로 몸을 뜻한다. 형성문자로 보면 人(인)과 申(신)의 합자(合字)인데 人(인)은 뜻을 나타내며 부수가 되고 申(신)이 발음을 담당하는 글자로 본 것이다. 부수(部首)로서는 몸에 관계가 있는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身자는 '몸'이나 '신체'를 뜻하는 글자이다. 身자의 갑골문을 보면 배가 볼록한 임신한 여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身자의 본래 의미는 '임신하다'였다. 身자에 아직도 '(아이를)배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렇게 임신으로 배가 부른 여자를 그린 身자는 후에 '몸의 상태'나 '몸'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아이를 가진 여자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된다는 의미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身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관련된 글자는 없다. 그래서 身(신, 건)은 ①몸, 신체 ②줄기,주된 부분 ③나, 1인칭 대명사 ④자기, 자신 ⑤출신, 신분 ⑥몸소, 친히 ⑦나이 ⑧아이를 배다 ⑨체험하다 그리고 ⓐ나라의 이름(건) ⓑ건독(身毒; 인도의 옛이름)(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물건 물(物), 고기 육(肉),스스로 자(自), 몸 궁(躬), 몸 구(軀),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개인의 사회적인 지위 또는 계급을 신분(身分), 일신 상에 관한 일을 신상(身上), 일신 상의 처지와 형편을 신세(身世), 몸과 목숨을 신명(身命), 몸에 생긴 병을 신병(身病),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건강 상태의 빛을 신수(身手), 몸과 몸의 주위를 신변(身邊), 사람의 키를 신장(身長), 사람의 몸을 신체(身體), 제 몸으로 딴 말에 붙어서 딴 어떤 것도 아니고 그 스스로임을 강조할 때 쓰는 말을 자신(自身), 어떠한 행위나 현상에 상응하는 것이거나 그의 대가임을 나타내는 말을 대신(代身), 무슨 지방이나 학교나 직업 등으로부터 나온 신분을 출신(出身),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을 시신(屍身), 신명을 바쳐 일에 진력함을 헌신(獻身),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몸가짐이나 행동을 처신(處身), 악을 물리치고 선을 북돋아서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수양함을 수신(修身), 몸을 움직임을 운신(運身), 몸을 불사르는 것을 분신(焚身), 모양을 바꾼 몸 또는 몸의 모양을 바꿈을 변신(變身), 사회에 나아가서 자기의 기반을 확립하여 출세함을 입신(立身), 온몸으로 열정을 쏟거나 정신을 집중하는 상태 또는 그때의 온몸을 혼신(渾身), 체면이나 명망을 망침을 만신(亡身),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뜻으로 제 땅에서 산출된 것이라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말을 신토불이(身土不二),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의 몸 전체를 일컫는 말을 신체발부(身體髮膚), 남에게 맡기지 아니하고 몸소 맡아함을 일컫는 말을 신친당지(身親當之), 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뜻으로 몸이 가장 소중하다는 말을 신외무물(身外無物), 홀로 있는 몸이 아니고 세 식구를 일컫는 말을 신겸처자(身兼妻子), 집이 가난하여 종을 두지 못하고 몸소 종의 일까지 함을 이르는 말을 신겸노복(身兼奴僕), 자기 한 몸이 처해 있는 주위에서 일상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적은 수필체의 글을 이르는 말을 신변잡기(身邊雜記),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는 뜻으로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함 또는 남을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분골쇄신(粉骨碎身), 온몸이 성한 데 없는 상처 투성이라는 뜻으로 아주 형편없이 엉망임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만신창이(滿身瘡痍), 자신의 몸을 죽여 인을 이룬다는 뜻으로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옳은 도리를 행함을 일컫는 말을 살신성인(殺身成仁),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출세하여 이름을 세상에 드날림 또는 후세에 이름을 떨쳐 부모를 영광되게 해 드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입신양명(立身揚名), 성공하여 세상에 이름이 드날림을 일컫는 말을 입신출세(立身出世),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홀몸을 일컫는 말을 혈혈단신(孑孑單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