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역시 02년 겨울 이광환 감독님이 당당히 사임하고 물러났을 때 유승안 감독님이 부임하시길 간절히 바랬던 사람입니다. 99년 첫 우승 당시의 코칭 스텝이었으며, 미국으로 연수를 보내 줄 만큼 한화 구단에서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으시던 분 이셨으니까요.
03년 시범경기때 수원에서 감독님 처음 만나봤을 때 전임 이광환 감독님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카리스마가 느껴져 솔직히 기대 많이 했으며 팀의 그 어정쩡한 야구 스타일을 뭔가 확 잡아 주실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는 03년 시즌 중반을 넘어가면서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국보급 투수로 불리는 송진우 선수에게 150개에 가까운 투구를 시키시면서 부상을 초래시켰습니다. 그리고 03년 올스타전 직전에는 정민철, 박정진 선수가 무리한 등판으로 인해 잠시 팀에서 떠나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정민철 선수는 그 당시 시즌을 포기하고 수술대에 올랐어야 했지만, 결국 시즌 끝까지 마무리 짓고 겨울에서야 수술받으셨죠.
시즌 막판 이광환 감독이 부임하고 있는 LG를 4게임 스윕 한 이후 연승 가도를 달리며 무섭게 치고 올라가 4위까지 차지한 적이 있었죠. 당시 뭣도 모르고 그냥 히히덕 대며 즐거워했던 제가 지금은 정말 부끄럽습니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송진우 선수의 마무리 기용과 정민철 선수는 130 Km/h 직구 스피드로 시즌 막판까지 거르지 않았던 로테이션... 덕분에 03년 시즌 끝나고 돗토리에서 재활하던 선수가 엄청나게 늘어있었죠.
스프링 캠프 직전에는 어땠습니까. 당시 송지만 선수와 유승안 감독님 사이의 껄끄러운 관계를 의식해 부족한 마무리 영입이라는 형식상의 이유를 내세워 내 쫒는 희대의 사건의 벌어졌었죠. 물론 윈-윈 이 될 수 있는 트레이드 였다 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팬들이 분노하고 또 열받아 했던 건 당시 유 감독님의 말바꾸기 식 플레이였죠. 오히려 지금의 안티 팬들이 권준헌 선수의 평균 자책 ( 마지막 한화 전 집중타 맞은 걸 뺀 기록 )을 가지고 팬들 안정시키려고 무지하게 애 썼었는데...
그리고 장종훈, 한용덕 선수 스프링 캠프 명단 제외 사건... 이 이야긴 지금 역시도 생각 하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입니다. 유승안 (선수)가 빙그레 이글스의 스타 였다면 저 두선수는 이글스의 신적 존재인데 노장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훈 제외라니... 몇 몇의 리빌딩을 외치는 유저들의 백을 믿고 이야기 하셨었던게 아닌가 싶은데 오히려 그 팬들에게 제대로 한방 맞으셨죠.
물론 저 과정을 거치며 실망 많이 했지만 그래도 감독님 퇴출 이라는 극단적인 생각 까지는 가지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유승안 감독님은 처녀 감독이셨기에 팀 성적도 별로 기대 안했고, 작전상의 미스와 선수단 장악 능력이 아무래도 처음이라 많이 힘드셨을 거라 생각 했었으니까요.
그렇게 믿고 04년은 취임 후 2년째 감독 생활이고 팀 전력도 전보다 짜임새 있어졌다는 판단하에 조금의 희망은 안고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2년차 징크스인지 뭔지는 몰라도 전보다 심해졌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선발진의 네임 밸류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정상 컨디션이 아닌 정민철 선수를 무리하게 기용.
시즌 초반부터 1~2 주일 단위로 한명의 투수 유오성식(난 한놈만 패) 기용 ( 한용덕, 박정진, 정병희, 조영민, 문용민 ) 그로 인해 오래 버티지 못하고 2주 정도 무리 후 다시 평범했던 예전으로 복귀. 혹은 2군 행.
신인 송창식과 김창훈의 일명 ABS(알바생) 모드. 회복 능력이 최고라는 이유 아래에 이틀 후 선발 이틀 후 중간계투 반복. 결국 송창식 선수의 경우 이닝 부분 3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송-김 두 선수 모두 시즌 초반과 달리 구위가 많이 떨어짐.
시즌 개막 직전 Maxium 투구수 100개 라고 호언 장담 했지만 개막전을 제외하고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던 송진우 선수 투구수. 실점이 많아서 105개 전후로 교체 된 적 2번을 제외하고, 접전을 펼친 모든 경기에서 115개 이상 투구. 4/16일 128개 투구는 올 시즌 가장 압권이었던 대목. 물론 연패라는 상황하에 마무리 시킨 기억도...
올해에도 이어졌던 한상훈-임재철에대한 열렬한 사랑.
아무리 장종훈 선수가 전날 호타를 기록했다 한들 다음날 선발 출장 절대 안시키던 그 배타적 선수기용. 이상하게 선발 출장 하던 시점이 컨디션이 하향세일 때와 맞물리며 현재 타율 2할 3푼으로 2군행... 무조건 적인 리빌딩을 원하는게 아닙니다. 팀에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노장 선수도 중시 여겨져야 하는게 바로 야구인 것을...
시즌 전 이야기 했던 6점 주면 7접 뽑는 식의 공격야구가 먹히지 않는 다는 사실을 끝내 부인하지 않고, 용병타자 두명 고집. 그 바람에 신인 투수들의 무리한 등판으로 이어지고...
안그래도 마음이 여린 조규수 선수를 가지고 언론에 대놓고 이야기 했던 새가슴 발언 소동...
손목 부상과 아킬레스 건 부상이라는 안좋은 상황에서도 줄기차게 기용되어졌던 주장 이영우 선수.
시행착오라는 이야기로 무마시키기에는 벌써 133 + 80 경기를 치루면서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렀으며, 투혼이라는 이름 아래 선수들의 무리한 출전은 계속되어졌습니다.
시즌 중에 감독을 교체하는 일이 쉽지 않으며 그 파장도 만만치 않다는 것 역시 잘 압니다.
하지만 이렇게 후반기도 치뤘다가는 올 스프링 캠프 전에 돗토리 재활 훈련 참가자가 팀 하나 운영할 만큼 늘어나 있게 될 지도 모릅니다.
기왕이면 하루 빨리 교체 되어서 선수들의 출전 강행을 막아야 합니다. 감독님은 올 시즌 성적 하나로 그 후의 2~3년 재계약이 보장 될 지 몰라도 우리 선수들의 몸은 10~15년... 멀리 내다 보아야 합니다.
6월 29~30일... 현대와 두산의 잠실 맞 대결. 당시 1위 자리를 놓고 정말 치열했었죠.
신인 감독 김경문... 그는 팀내 최고 타율을 기록하고 있던 최경환을 29일 경기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당시 선발이 오재영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거니 생각 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7회 현대의 전준호(우)가 마운드에 있었고, 1사 만루... 한방이면 역전이 되는 상황에서 역시 최경환을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끝내 최경환 선수는 그 날 경기 출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TV 해설자 역시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직접 물어봤다고 합니다. 출전하지 않은 이유는 단지 경미한 부상 때문이었다고 하더군요. 타격 하는데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한경기만 바라 본 것이 아니라 시즌은 길기 때문에 한 경기 푹 쉬게 해줬다고 하더군요. 대신 다음에 출전하면 잘 해달라고 하면서요. ( 물론 다음 날 경기에서 최경환은 선발 출장 후 맹 활약 펼쳤지요. )
김경문 감독이 팀 성적이 좋다고 좋은 평을 듣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김재박이 아무리 여우같다고 하여도, 팀 성적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신철인이라는 카드를 절대 내 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인내를 가지고 더 기다려줬습니다.
김경문 - 김재박 처럼 좋은 성적을 올려 주실 감독님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단지 우리 선수들을 조금 더 배려해주고, 더 잘 이해해 줄 수 있는 그런 감독님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첫댓글 글이 예술입니다!! 원츄(-_-)=b
여기에서 다시 읽어도 좋군요.
정말 이글스를사랑하는 팬이군여~ 저두 이글에 동감합니다~
가려운데만 잘 찝어서 긁어 주시는군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