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인(未亡人) - 남편을 여읜 여자 [아닐 미(木/1) 망할 망(亠/1) 사람 인(人/0)]
寡婦(과부)는 남편을 잃고 혼자 사는 여자다. ‘과부는 은이 서 말’이라며 알뜰함을 좋게 보기도 하지만 알게 모르게 따돌림을 받았다. ‘과부의 아들은 특별한 학문이나 지위가 없으면 친구삼기 어렵다(寡婦之子 非有見焉 弗與爲友/ 과부지자 비유견언 불여위우)’는 말이 禮記(예기)에 등장할 정도다.
같은 말로 寡守(과수) 靑孀(청상) 孀婦(상부) 愁婦(수부) 등에 어려운 嫠婦(이부, 嫠는 과부 리)란 말이 있지만 고약한 것이 ‘아직 죽지 않은 사람(未亡人)’이란 뜻을 가진 이 말이다. 처음 사용된 곳은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인데 몇 군데의 쓰임새가 남편의 죽음에 따라가지 못하고 목숨을 살려두고 있다며 자칭한 겸양의 표현이었다. 그것이 세월이 흘러 남을 칭하게 되면서 여성 차별적인 단어로 변질됐다.
먼저 魯莊公(노장공) 28년조를 보자. 楚(초)나라의 文王(문왕)이 죽고 어린 成王(성왕)이 왕위를 계승했다. 문왕의 동생 子元(자원)이 최고위직 令尹(영윤)이 되어 세력을 떨쳤다. 자원은 혼자 된 미모의 형수 文夫人(문부인)을 유혹하기 위해 궁 옆에 집을 짓고 방울을 흔들며 湯王(탕왕)이 시작했다는 萬舞(만무)를 추게 했다. 소식을 들은 문부인이 울면서 말했다.
‘지금 영윤은 원수를 치는 데는 생각이 없고 미망인 옆에서 그런 일을 하다니 이상하지 아니한가(今令尹不尋諸仇讎 而於未亡人之側 不亦異乎/ 금령윤불심제구수 이어미망인지측 불역이호)?’ 魯成公(노성공) 14년조에는 衛(위)나라 定公(정공)이 죽은 뒤 태자가 된 첩실의 아들이 슬픈 기색도 않고 무례하게 굴었다. 정공 부인은 姜氏(강씨)는 ‘저 자는 나라를 망치고 곧이어 이 미망인을 해칠 것이다(是夫也 將不唯衛國之敗 其必始於 未亡人/ 시부야 장불유위국지패 기필시어미망인)’고 하며 식음을 전폐하고 통곡했다.
남편을 먼저 보낸 여자를 아무리 자칭이라도 아직 따라죽지 못한 여자라 한다면 殉葬(순장)도 아니고 표현이 옳지 못하다. 여성 차별적이라는 논란이 있자 국립국어원이 표준국어대사전의 정보 수정에서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여자로 변경했다. 평등하게 혼자 남은 홀아비를 칭한다 하더라도 따라 죽는다는 의미가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