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1년 8월 30일(흙). 5시 40분께 전교조전남지부사무실을 나섰다. 길 건너에 빈 택시가 있어 무단횡단(?)을 했다.
“기사님, 빅마트 옆으로 갑시다.”
“빅시티요?”
“빅마트가 빅시티로 바뀌었다요? 에이미트라고 아시오? 미국쇠고기 수업업체 이름이란디....”
“글쎄요.”
빅마트 가까이 간다. 에이미트는 어디에도 없다. 차가 180도로 꺾는다. 빅마트 앞에서 내렸다. 뚤레뚤레허고 있는디 저 위로 닭장차 두 대가 서있는 것이 보인다. 빅마트 젙 골목에 짭새들 여남은 명이 삼삼오오 떼지어 있다. 얼어죽을 놈의 에이미트는 그 짭새들 앞에 보호받고 있었다. 고작 10여 평 될락말락허는 구멍가게다. 근디 인자 열었능가 새빠빠다. 그 가게 앞에는 ‘공짜’라고 써붙인 달갈들이 첩첩이 쌓여있다. 그 놈의 간데는 빛 좋은 개살구맹키로 껍닥만 화려허고 취급허는 내용물들은 다 쓰레기고 독극물이다.
그 가게 바로 왼쪽 젙에 촛불방송차가 노래선동을 해댄다. 대책위 사람들은 코빼기도 안 보인다. 양정화 씨한테 전화를 했더니 철길 쪽으로 오란다. 빅시티 뒤에 주차장이 있고 산책로가 옛 철길을 대신하고 있다. 정화 씨가 반긴다. 30분부터 시작하게 6시 10분부터 20분 동안 길놀이를 해도란다. 승태 성은 6시가 되서야 온단다. 용철이한테 빅시티에 주차해부러라고 전화했다. 상쇠영감 이동철 선생한테도 전화했는디 오른 쪽을 보란다. 그의 반쪽 임연자 선생님허고 앙거있음시로 이쪽을 보고 배시시 웃는다.
“아따 벌써 오셔부렀소, 이?”
“예.”
“임연자 선생님도 오랜만이요.”
“예, 오랜만이에요, 고선생님.”
“고선생님, 저 빨간 웃옷 입은 분이 양정화 씨예요?”
“예, 근디요?”
“확실하죠?”
“예. 그러제라.”
“이 것 좀 전해주실래요?”하고는 고무도장을 내민다. 명함사진 만한 고무도장 안에는 누군가 한 팔로 촛불을 치켜들고 있고 그 젙에‘정화’란 이름이 새겨있었다.
“아따, 이선생님이 직접 주쑈.”
“여롸서 못한다네요? 호호호호....”
“그러믄 그러께라?”
누군가허고 야그를 나누고 있는 정화 씨한테로 갔다. 야그가 끝나는 것 같자 말을 걸었다.
“정화 씨, 저 상쇠영감이 이 것 주요.”
“아, 이게 뭐예요?”
“고무도장인디....”
“아아~. 이 일을 어째.... 저 너무 행복해요.”험시로 두 볼이, 두 눈시울이 붉어진다.
‘당신은 행복해할 권리가 있는 분이요.’
어떤 사람들은 양초에 종이잔을 끼우고 있고, 너댓 사람은 장난감 화살에 종이깃을 달고 있다. 종이에는 ‘에이미트 불매’,‘미친소 반대’라고 쓰여있다. 한 사내가 그 화살을 날린다. 화살촉 대신 동그란 주둥이가 달린 살은 종이깃을 달아놔서 멀리 날아가지는 못허고 가차이에 떨어져분다. 아매도 에이미트 가게에 날릴 화살들맹이다.
6시 10분께 솟터허고 광풍 식구들이 모였다. 승태 성, 이동철 , 임연자, 경도, 신영낭자, 용철이, 나 일곱이다. 용철이가 날라리를 꺼낸다. 날라리 데뷔허냐고 경도가 그런다. 징을 치고 풍악을 울린다. 날라리를 분다. 쬐께 불어보더니 포기허고 이내 쇠를 잡는다.
굿가락을 내더니 굿거리를 친다. 능청능청 굿거리 가락에 길놀이를 헌다. 지나가는 아짐들이 뭐 허냐고 묻는다. 촛불집회 여그서 헌다고 그렁게 고개들을 끄덕거린다. 어떤 아잡씨 한 분은 저 째깐헌 가게 한나 갖고 그러냐고 써를 차고 지나간다.
우리 패는 대성여고 쪽으로 갔다가 다시 집회장으로 갔다. 거그서 한판 때리고 대동고 쪽으로 내려간다. 이번에는 자진모리 가락이다. 한 100여 미터 내려강게 자그마한 광장이 나온다. 할머니 세 분이 짜란히 앙거 계시더니 우덜이 치는 가락에 박수를 치신다. 영감님 한 분은 집회 장 쪽에서 덩실덩실댐시로 내려오신다. 약주 한 잔 걸치셨능갑다. 아니나 다를까 내 젙으로 오신디 주님의 향기가 폴폴 난다.
광장에서 한 판 놀고 다시 집회장으로 갔다. 예상했던 것허고는 달리 사람들이 따라붙지는 않는다. 집회장 앞마당에서 진오방진 가락을 숨가쁘게 치고 있는디 대학생패들 여남은 사람들이 치복을 입은 채 빅시티 골목에서 이 짝으로 온다. 원래 오기로 헌 패들잉갑다. ‘빨리 와서 항꾸네 쳤으믄 더 좋았을 것을.... ’
“쟁쟁~ 쟁쟁~ 재재쟁쟁 쟁쟁~
쟁쟁~ 쟁쟁~ 재재쟁쟁 쟁쟁~
쟁쟁~ 쟁쟁~ 재재쟁쟁 재앵~ 짓
지잉~~~~~~ ”
“와아아아~~!!”
“예, 길놀이 힘차게 해주신 풍물패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힘찬 박수 부탁드립니다!”
“와아아아~~!!”
노래 하나 같이 부르고 자유발언 헌 다음에 나한테 해도란다. 우리 식구들한테도 차례가 그리 된다고 말허고는 산토끼, 멍박까를 속으로 불러봤다.
정화 씨가 노래를 헌다. ‘자기야’를 노가바헌 것이다. 노래실력이 장난이 아니다. 참, 진보연대 문예국장이라고 했다. 에이미트를 줄여서 ‘에이밑’이란 말을 넣었는디 노랫말은 정확히 모르겄다.(안 적어서....)
한 여성이 소리대를 잡는다. 두 아이를 가진 평범한 주부라고 소개한다. 에이미트 남부 매장(이 곳) 앞에서 계속 1인시위를 해왔는디 숫제 자기 자식들 때문에 그랬단다. 그 때 양정화 씨가 나한테 다가와서 저 여성분 손 떨고 있는 것 좀 보란다. 대체나 손도 목소리도 떨고 있다.
“미국산 광우병쇠고기가 사라질 때까지, 우리 아이들의 식탁이 안전해질 때까지, 더 많은 사람들이 1인 시위에 동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와아아아~~!!”
촛불 들고 바닥에 앙거있는 사람들이 한 70여명 될 성싶다. 지나가다 멈춰서서 보고있는 사람들이랑 빅시티, 에이미트 쪽에서 엿보고 있는 짭새들이랑 합치믄 100 여명(?)....
일본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는 스무살 청년이 소리대를 잡는다. 검정바지에 흰 와이셔츠, 검정 티를 걸쳤다. 일본은 20개월 미만의 소를 수입하는데 우리는 왜 30개월 미만으로 했는지, 다른 나라들은 수입 안 하는 SRM(광우병위험물질)을 왜 버젓이 수입하는지 분개했다. 그러고 우리나라 식습관 상 그것(광우병위험물질)들을 안 먹을 수 없는 상황인데, 그러믄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디도 수입을 강행하는 정부에 대해 분노했다, 그는!
진도에서 올라오신 선생님을 모시고 흥겨운 우리 소리를 들어보잔다.
“안녕하십니까? 진도실고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재성입니다. 여러분, 산토끼 아시제라? 오늘은 산토끼를 쥐박이 똥개로 바꿔서 불러보겄습니다.”
“얼씨구!”
“쥐박이~ 똥개들아~ 어디~를 가느냐 왈왈(와하하하!!) 왈왈(아하하하!!)댐시로~~~
여간첩 잡으로 간단다~~~~”
“와아아아~~!!”
“어째 들어줄 만허요?”
“예에~!!”
“아, 지금이 박정희 때도 아닌디 이 미친 쥐박이놈이 간첩타령이요, 야? 근디 거그에 속아넘어갈 국민이 어디 있겄소? 세상에 어느 간첩이 자기가 돈 벌어서 간첩질 헌다요. 하도 누리꾼들이 거시기헝게 하루만에 쏙 들어가부렀등만이라?”
짭새들이 엿듯든지 말든지 촛불들허고 한 번을 더 부르고 멍박까를 부른다.
“이름은 멍박이요 별명은 쥐박이요 생각은 천박허고 대갈통은 돈박이라
개념~은 희박허고 주둥아리는 경박허고 기억은 깜박깜박 특기는 윽박~~~~
투기대박 사기해박 정치도박 외~교독박 교육은 포박허고 인~심은 야~박허고
공영방송 속박허고 맨맏헌 홍애거시깅가 공무원은 타박허고 아.... 명박산성 프렌드리
프레시돗트 아....좃트 좃지부시? 영어발음 엇박이요 , 민영화 대운하 여간첩 완~전
대박~~~~ (날지 알았지?) 미~친소에 소박맞고~ 광우병에 광박 피박쓰고 한미푸티에잉가 개좆인가에 이마빡 터지고~ 탄핵은 임박허고 최후에는 최후에는 쪽박이나 차거라, 이 뒤
지믄 썩을 놈아, 이놈아!”
“얼씨구!” “잘헌다~!”
“지가요. ‘에이미트윤대룡’ 해각꼬 칠행시를 써봤그만이라? 윤대룡 씨가 여그 에이미트 사장이람서라? 제가 그래도 명색이 국어선생 아니요? 운 한번 띄어주실라요?”
“에~!” “에, 이, 미, 트!”
“이~!” “이 미친놈들아”
“미~!” “미친소는 늬기놈들이나 맹씬맹씬 처묵고”
“트~!” “트림허다 말고 꺽꺽 영쳐서 디져부러! 디져부러랑께?!”
“윤~!” “윤대룡 씨가 여그 사장이담서?”
“대~!” “대룡? 소룡? 아나 이무기가 좋겄다!”
“룡~!” “용쓰지 마라, 명 짧아진다!”
“와아아아~~!!”
“우리 진도아리랑 한 번 불러보께라? 아리아리랑 스리스리스리랑.... 아라리가~났네
왔구나 왔구나 미친소가 왔구나~ 에이미트 타~고~서 미친소가 왔구나
가거라 가거라 미친소야 가거라 에이미트 데리고 미친소야 가거라
안 묵어 안 묵어 아니 우린~~~ 못 묵어~ 에이미트 잡것아 늬나 즐쳐드삼
대룡아 소룡아 이무기놈아 미친소는 너나 묵~고 언능 떠나거라
가거라 맹박아 뉴또라이들아 미국놈 따라서 미국으로 가거라
촛불아 모여라 될 때까지 모여라 짱똘로 횃불로 꽃병으로 모여라
아리아리랑 스리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났네”
“예, 고맙습니다. 저희들은 광주전남 교육문화연구회 솟터, 광주교사풍물패였습니다. 구호로 마무리헐랍니다. 촛불아!” “모여라~~!!”
“될 때까지!” “모여라~!”
“투쟁~!” “투쟁~~!!” <땡>
첫댓글 한편의 소설을 보는 듯합니다. 이 상황이 진정 우리의 현실이 아닌 소설이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감사합니다. ㅜ.ㅜ
절로 흥이 나부러~일그맨시롱 행복했시유~~~~~~
아 근디.. 남도방언이 지나쳐서 타지 사람은 절대로 못 알아들을 것 같은 표현도 있네요. 이 점 감안해 주셨으면... '해도란다','앙거있음시로'.....너무 심한 오리지널 표현아니신지...ㅎㅎ.. 저는 아직까지 아무 도움도 못 드리고 무언의 응원을 할 뿐인 그냥 그렇고 그런 회원입니다.
죄송.... 저만의 거시기라서....^^ '해도란다'-->'해달란다, 해주란다', '앙거있음시로'-->'앉아있으면서' ^^*
짝짝짝^^
저도 짝짝작.....
지방은 그래도 특히 , 광주쪽은 견찰들이 좀 소극적이네., 서울이었으면, 아마 다 때려 잡았을듯., 고생하셨습니다.
광주는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