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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울산을 선택했나 -
사실 이후에 광주에 부임한 이정효 감독님은 나를 이적시키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가 계속 찾아가서 ‘괴롭’혔더니 결국 이적을 허가했다. 이정효 감독님은 귀찮았을 텐
데 한번도 인상 쓰지 않고 축구 선배로서 내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사실 당시에 FC서울과 울산현대를 놓고 고민 중이었고, 처음에는 서울로 가고 싶은 마
음이 컸다. 청소년 대표 때 겪었던 안익수 감독님도 있었고, 친한 친구 (조)영욱이도 있
었고, 지난 편에도 이야기했지만 좋아하지만 다가가기 어려운 (나)상호형도 있었다.
(기)성용이형은 “언제 오냐?”라고 묻는 말에 “서울로 가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울산 제의를 받고도 고민했던 이유는 분명하다. 선수는 누구든 많이 뛰길 바란다. 울산
은 워낙 좋은 선수가 많았고, 많은 시간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도 쟁쟁했다. 이 결심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만든 이들이 있다. 바로 이정효 감독님과 (이)청용이형이다.
이정효 감독님은 내가 서울로 간다고 하니 “한번 더 고민해봐”라고 했다. 울산은 리그
우승 경쟁할 수 있는 팀이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뛸 수 있으니 고심
해보라는 이야기였다. 그러다 전지훈련지인 경주에서 울산과 연습경기를 하는데 팔
수술 후 쉬고 있던 나를 내보냈다. 직접 뛰어보고 결정하라고 정하라는 뜻이었다.
그 경기가 마음을 돌렸다. 일단 경기를 뛰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이 너무 잘
하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경기가 끝난 뒤 청용이형이 나를 따로 불렀다. 청용이형은
“어떤 팀을 두고 고민 중이야?”라고 물었고, 나는 “서울과 울산이요”라고 했다. 형은
“같이 했으면 좋겠다. 선택은 네 몫이고”라고 하고 떠났다. 그게 컸다. 내 롤모델이 울
산 합류를 권유했고, 이후 내 마음은 울산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