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날 고 감독의 행동은 조금 이상(?)했다. 롱패딩 주머니에 손을 넣고 한참 걷던 고 감독은 강원 가변석 앞 골대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고 감독은 무언가를 아주 조금 슬쩍 뿌렸다. 가루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가루의 양은 굉장히 적어 보였다. 아무도 알아채지 못 하고 영향도 전혀 없을 수준이었다.
혹시나 싶어 고 감독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그걸 또 봤어?"라고 씩 웃으며 약간의 타박을 줬다. 이후 그는 짧게 한 마디 했다. "나 만의 간절함이라고 할 수 있지"라는 게 고 감독의 이야기였다. 가루의 정체에 대해 묻자 고 감독은 또 웃으면서 "비밀"이라고 했다. "쌀인가요? 아니면 소금?"이라고 재차 물었지만 그의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이야기가 좀 아쉽다. 또 다른 이야기가 있었다. 고 감독이 승격을 간절히 바라면서 골문 앞에 무언가를 뿌리고 갔다는 사실은 강원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전해졌다. 그라운드에 영향이 생길 일은 없지만 강원 입장에서는 상대팀 감독이 무언가를 빌고 갔다는 게 찜찜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