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막바지로 접어든 제주지역 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이재명은 지난 27일 “김포공항을 이전해 인천 계양과 경기 김포, 서울 강서 일대 수도권 서부를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같은 당 송영길과 정책 협약을 맺고 김포공항의 인천공항 이전·통합과 계양·강서·김포를 아우르는 수도권 서부 대개발을 약속했다.
송영길은 “KTX로 제주도를 이용한다면 더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이라며, 비행기의 탄소 배출량이 철도의 10~20배 많다는 점을 들면서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하는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제주관광을 위축시키는 공약이라며 이준석 대표가 공세의 선봉에 섰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제주를 찾아 “김포공항 이전은 제주도 관광을 말살하는 것”이라며 “송영길이 김포공항을 이전하면 강남지역 주민은 청주, 워커힐 동쪽 주민은 원주공항으로 가면 된다고 한 것은 완전한 망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에서 김포공항을 없애겠다고 한다. 전국민의 불편과 제주 경제는 안중에 없는 오만한 발상”이라며 “이재명 후보는 계양을에서 당선되기 위해 제주도민 불편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이재명의 공약에 반대 입장을 피력하며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와 송재호 제주도당위원장, 위성곤 국회의원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의 미래는 제주도민이 결정한다. 민주당 송영길, 이재명에게 있는 것도 아니다”며 김포공항 이전과 해저터널 건설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제주도당도 성명을 내고 “고속철도는 이미 지난 대선 당시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났다”며 “이미 결론 내린 사안을 두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속철도는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제주도민의 뜻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다른 지역 TV토론에서 논의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당은 고속철도와 관련해 조율하거나 협의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