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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연천 녹차세트 작품설명
-운학 박경동-
작품이름:심여연천 5인녹차도자기세트
작품형식:다관1,숙우1,찻잔 5점에 그림과 서예글씨
도자기 제작:여실 장연수(그린나래) 그림과 제조
도자기 글씨:운학 박경동
1. 다관-心如淵泉(심여연천) 다관은 차를 우려내는 일종의 우주로서 숙우를 통하여 찻잔에 차를 공급하는 도구이다. 그러므로 정결하게 제작된 다관에 맑고 깨끝한 마음으로 차를 달인다면 그 아이들인 찻잔에도 맑고 깨끗한 차를 공급하게 된다. 그래서 다관을 관장하는 다인의 마음이 마치 연못과 샘의 맑고 깨끝한 물과 같다는 글씨를 쓰게 되었다.
심여연천 참고자료:列子 皇帝篇(열자 황제편) 에,
列姑射山 在海河洲中( 열고야산 재해하주중). 山上有神人焉 吸風飮露 不食五穀. 心如淵泉 形如處女(산상유신인언 흡풍음로 불식오곡. 심여연천 형여처녀).
열고야산은 해하주 가운데에 있다. 그 산위에 신인이 있는데 바람과 이슬을 마시고
곡식은 먹지 않았다. 마음은 깊은 샘물과 같고 모습은 처녀와 같았다.
2.숙우-숙우는 다관에서 받은 차를 식히기도 하며 찻잔의 어머니로서 찻잔에 차를 공급하는 용기이며 또 한번 차를 맑게 거르는 역할을 하게된다.
3. 찻잔-찻잔은 다관이라는 우주에서 잉태한 뒤 숙우라는 어머니에서 태어난 형제이다. 여기에서는 5인기이니까 그 다섯 형제들 이름을 하나 하나 붙이게 되었다.
(1)큰 아들-色(색)색은 빛이다. 우주의 빛을 통하여 색이 되는 바, 색은 바로 공이며, 공은 본디 색으로 통한다. 여기에서는 순수한 맑은 색으로 첫 번째 우려진 차를 의미함이다.
둘째 아들-香(향)향기는 냄새와 다르다. 냄새는 풍기는 것이지만, 향기는 마치 핵이 분열하드시 톡톡 터지는 것이다. 그래서 향기는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향기를 듣는 이도 있으며 듣지 못하는 이도 있게 된다.
(좋은 향기는 듣는다고 함. 聞香(문향)-향기를 듣는다)
추사가 이르시길 靜坐處 茶半香初라(고요히 앉아 반잔의 차로 전체의 차향을 미루어 알 수가 있다) 고 하였으니 반잔의 차를 마시며 차라는 우주의 진리를 미루어 짐작을 하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있다.
셋째 아들-味(미) 맛의 가장 아름다운 맛은 味無味(미무미)에 있다. 미무미란 맛이 없는 맛이 가장 순수하다 라는 정도로 해설할 수 있으나 조금 미흡하다. 물은 색도 없으며 냄새도 없으며 오로지 물맛 밖엔 없어야 한다. 그야말로 無色無臭(무색무취)여야 한다. 그 맛없는 맛을 안다는 것은 산에서 나와서 내가 머물던 그 산을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넷째 아들-愛(애) 사랑은 미움의 반대어이다. 사랑에는 반드시 미움이 수반되는 것이다. 애는 憎(증)이며 증은 애이다. 라옹선사께서는
靑山兮(청산혜)여 要我而無語(요아이무어)하고 蒼空兮(창공혜)여 要我而無垢(요아이무구)라 無愛而無憎兮(무애이무증혜)여 如水如風而終我(여수여풍이종아)라...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라고 하셨으며, 또 옛사람이 이르시기를 愛別離苦(애별리고)요 怨憎會苦(원증회고)라고 하셨다. 풀어서 말한 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라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 괴롭나니... 이런 말씀을 미루어 보건데 사랑은 憎惡(증오)를 반드시 수반하는 것임을 우리는 한잔의 차를 대하며 느끼는 사유에 의미를 두고자 한다.
막내-情(정) 정이란 무엇인가? 정이란 한자는 마음심(心)과 푸를 청(靑)의 합체자이다. 푸르른 마음... 미소년이 꿈꾸었을 듯한 청운의 꿈...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마음이 몇 번쯤 두근거려 보시지 않았는가? 정이란 주고 받는 것이지만 주고 나면 받을려고 하는 보상심리가 있는 묘한 감정인바, 주는 것으로만으로 만족한다면 아무런 이유를 달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이란 그렇지 못한 것으로 이조년 선생이 읊으신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일제 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냥하야 잠못드러하노라 라는 시에서도 엿볼 수 있드시 정이란 지독한 마음의 병을 수반하는 것 일수도 있으니 우리는 한잔의 차를 따르며 경계치 않을 수 없다.
靑紅(청홍)의 나선 문양- 나선이란 우주의 기운을 말하는 것이다. 태극에서 음태극과 양태극으로 분리되고 오행이 생성되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 할 수 있는 예로 싱크대 물이 빠저나가는 상황을 살펴보도록 하자. 물은 서서히 나선형의 돌림으로 하수도로 빠저나가게 된다 그 소용돌이는 은하의 기운이기도 하다. 나무의 자라는 과정을 보자. 칡은 오른쪽으로 나선의 형태로 돌아오르며 자라고 등나무는 왼쪽으로 나선의 형태로 돌아가면서 자라게 된다. 한 나무를 두고 칡과 등나무가 오른다고 가정을 해보자 둘은 서로 나무를 타고 오르려고 갈등을 겪을 것이다. 그러한 나선형은 우리들 삶에도 베어 나온다. 춘하추동을 나선형의 한 바뀌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춘하추둥이라는 동그라미를 60번 돌면서 지금에 이르르고 있다. 나는 그 동그라미를 맴맴 돌고 있는 듯 하지만 멀리 떨어져 옆에서 보게 된다면 그 동그라미는 제자리에서 도는 것이 아니고 나선형의 스프링형태로 어느때에는 간격이 넓게 어느때에는 간격이 좁게 돌고 돌아 60이라는 숫자로 여기에 와 있는 것이다. 그 동그라미 속에는 어떤 형태이던지 혼자서 돌때는 한번도 없었으며 반드시 내 동그라미에 어떤 형태로던 타인의 동그라미가 잠시든지 오래던지 관계해 왔음을 알고 있다. 인연이던 선연이던 필연이던 악연이던.... 그 어떤 절대의 인연과 끊김은 단 한번도 단 한시도 없었음을 알고 있다. 그 어떤 관계로던 나는 이웃과 연을 맺으며 살고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청은 푸르름이요 홍은 복이라 하니, 청홍복의 인연으로 우주의 기운에 순응하는 다인이 되시기를 축원드림으로 부족한 한 한생의 작품설명에 가름합니다.
다기(茶器)는 차를 담고 마시는 데 사용되는 모든 도구를 지칭하는 말이다. 보통 장인들의 손을 거쳐 전통적인 형태의 자기 재질로 만든 제품들이 많이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재질의 다기들이 출시되어 선택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다기의 종류와 잎차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새로운 도구들, 그리고 주목받는 현대 도예가들의 다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다기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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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우리는 주전자, ‘다관’
청자의 비취빛이 감도는 다관. 다관은 한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다른 손으로 뚜껑을 누를 수 있을 정도의 작은 크기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유리 재질의 다관은 보온성이 떨어지는 편이나, 차가 우러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차를 우려낼 때 특히 좋다.
차를 우리는 주전자인 다관(茶罐)을 고를 때에는 물대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예상하는 지점에 정확히 떨어지는지의 여부와 물을 따를 때 흘러내리지 않고, 깨끗하게 끊기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또한 뚜껑이 물이 새지 않을 정도로 꼭 맞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다관은 일반적인 주전자 모양을 한 것도 있지만, 손잡이가 옆이나 뒤에 달린 것도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자기 재질의 다관은 보온이 잘된다는 장점이 있으며, 유리 재질의 경우 차가 우러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보온성이 떨어지므로 티 워머 등을 함께 사용하면 좋다. 불발효차인 녹차는 차의 성분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떫은 맛이 적게 우러나오도록 보온력이 약한 백자나 청자 재질의 다관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우롱차나 홍차와 같은 발효차는 보온력이 강한 사기 재질의 다관을 사용하면 좋다. 다관은 한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뚜껑을 누를 수 있을 정도의 작은 것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재밌게도 다관의 모습에는 가족 구성원의 의미가 서려 있다. 손잡이는 남성, 다기 뚜껑의 맨 위 꼭지 부분은 어머니, 차를 따르는 입구 부분은 아들, 밑받침은 여성을 의미한다. 가족 구성원 중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이지 않으면 가족 관계에 문제가 생기듯이, 다관 역시 어느 한 부분이라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차의 맛과 향을 감소시킨다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차를 따라 마실 때 쓰는 그릇, ‘찻잔’
흰색의 잔은 잎차의 우러난 색을 감상하기에 좋다.
청자나 백자와 같은 자기 재질의 찻잔은 차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준다.
차는 보통 여러 잔으로 나눠 마시므로 찻잔을 고를 때에는 작은 크기의 잔을 선택하는 것이 편리하다. 또한 열을 계속 지니고 있는 사기 재질 보다는 청자나 백자 같은 자기 재질이 좋다. 찻잔은 일반적인 컵에 비해 잔이 작고 손잡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며, 약간 두툼하게 만들어서 쉽게 뜨거워지거나 쉽게 식지 않게 한다. 잎차의 아름다운 색을 감상하고 싶다면 잔의 안쪽이 백색인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백자 다기와 어울리는 깨끗한 느낌의 다기 다반. |
모던한 나무 다반은 가볍고 소리가 크게 나지 않아 많이 이용된다. |
무늬를 담은 자기 다반은 색깔 있는 머그잔과도 잘 어울린다. |
다기를 올려놓는 쟁반, ‘다반’
다관이나 숙우, 찻잔 등과 같은 다기는 가격 등의 영향으로 선택과 구입에 있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다반과 같은 도구들은 쉽게 갖출 수 있으므로 여러 종류를 구비해 두었다가 기분에 따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다반은 한 손으로도 쉽게 들 수 있는 가벼운 재질의 것부터 두 손으로 들어야 하는 무거운 것, 1인용부터 다인용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 다반의 경우 특히 나무 재질로 된 것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는 가볍고, 사용 시 소리가 크게 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반은 차를 따르기 쉽게 팔을 편히 뻗을 수 있도록 낮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 외의 도구들
물을 끓이는 주전자인 탕관은 돌솥이나 무쇠로 된 것이 많이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의식 다례가 아니면 탕관은 잘 사용하지 않고, 주로 주전자나 전기 포트를 이용해 물을 끓인다. 탕관을 사용하고 싶다면 온도 조절이 용이한 것을 사용하는게 좋다.
차칙과 차시는 차호에 담긴 잎차를 다관에 옮길 때 사용한다. 대나무 모양을 차칙, 숟가락 모양을 차시라고 하며, 말차를 옮길 때 사용하는 말차 숟가락도 있다. 차칙과 차시를 고를 때에는 차 고유의 향을 손상시키지 않는 대나무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나 나무로 만들어 옻칠을 한 것이 좋다.
물을 식히는 사발인 숙우는 재탕이나 삼탕의 차를 낼 때나 손님이 많을 때 차를 내는 용도로 사용하면 좋다. 이외에도 차를 낼 때 차를 우릴만큼 넣어놓는 작은 항아리인 차호는 뚜껑이 잘 맞는지 확인 후에 구매하는 것이 좋으며, 찻상 위에 까는 차포는 물이 흘렀을 때 물기를 잘 빨아들이는 재질인지, 찻잔 등이 찻상에 부딪혔을 때 소리를 감소시켜 주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차를 즐기는 데 도움을 주는 새로운 도구들
잎차의 경우 차를 우리는 도구를 준비해야 하는 과정 때문에 쉽게 가까워지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잎차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각종 도구들이 많이 출시되었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맛과 향이 뛰어난 각종 잎차를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다.
휴대하기에 편리하다, ‘티 텀블러’
다양한 디자인의 티 텀블러. 휴대하기 편리한 장점으로 바쁜 현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티 텀블러 내부에는 잎차를 걸러내는 망이 있어 매우 편리하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커피 텀블러와 달리 티 텀블러(Tea tumbler)에는 내부에 잎차를 걸러내는 망이 있다. 티 텀블러는 거름망을 활용하여 우려낸 잎차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어 편리하며, 휴대하기도 쉽다. 미리 마실 잎차를 별도로 가지고 다니지 않고, 텀블러 속에 담아 두었다가 마실 때 바로 활용해도 좋다. 시중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티 텀블러가 출시되어 있으므로 자신의 개성에 맞는 제품을 선택한다면 차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잎차를 마시고 싶은데 다기나 티 텀블러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떫은 맛이 우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보온력이 약한 자기나 흔히 볼 수 있는 머그컵을 활용할 수 있다. 컵에 뜨거운 물을 붓고 잎차를 넣은 후 잎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윗물만 마시는 방법이 그것이다. 또한 원두 커피용 커피메이커를 활용하여 필터 위에 잎차를 넣고, 물을 부어 마셔도 된다.
차를 쉽게 우릴 수 있도록 돕는다, ‘티 드리퍼’와 ‘인퓨저’
도자기 재질의 티 드리퍼. 티 드리퍼는 머그잔 위에 올려 차를 쉽게 우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다.
인퓨저를 아래에 넣은 물병. 휴대하면서 차를 마시기에 좋다.
티 드리퍼(Tea dripper)는 일반적인 머그잔 위에 간단하게 올려둠으로써 차를 쉽게 우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다. 자기,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재질의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으며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드리퍼와 함께 차를 편리하게 우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회용 거름종이 역시 다양한 디자인으로 출시되어 있다. 인퓨저(infuser)는 잎차를 넣은 후 봉해 다관이나 머그잔 등에 넣어 차를 우리는 도구이다. 모양에 따라 티볼(teaball)형과 집게형, 머그잔의 뚜껑 아래 걸치는 형태 등이 있다. 인퓨저를 고를 때에는 잎차를 넣는 부분의 면적이 넉넉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차를 따뜻하게 유지시켜 준다, ‘티 워머’
다양한 형태의 티 워머. 티 워머는 자기, 스테인리스, 유리 등의 다양한 재질을 사용하여 만든다.
차는 커피와 달리 그 맛을 천천히 음미하며 즐기는 음료이다. 또한 차에 따라 다관에 우린 후 찻잔에 여러 차례 나누어 마시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천천히 차를 즐기다보면 차가 식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럴 때 차가 식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면 좋은 것이 티 워머(Tea warmer)다. 티 워머는 초나 알코올 램프 등의 도구를 이용해 차를 따뜻하게 유지시켜 준다. 티 워머는 자기, 스테인리스, 유리 등의 재질을 사용하여 만드는데 높이가 너무 높은 제품은 보온이 잘 유지되지 않으며, 너무 낮은 제품은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적절한 높이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연소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제품이므로 분리하여 재나 그을음을 세척하기 편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티 워머는 차를 데우는 도구가 아니라 차의 보온을 유지하는 도구이므로, 사용 시에는 완전히 우린 차를 잘 걸러서 사용해야 한다. 티 워머는 대부분 양초를 연료로 사용하는데 작은 초 하나로 보통 1시간 이상 열을 보존해준다.
주목받는 현대 도예가들의 다기
다기는 예로부터 도예가의 손을 거쳐 흙과 불의 결합을 통해 탄생되어 왔다. 대부분의 다기는 뜨거운 가마 속에서 변화하기 위한 인고의 시간을 거치지만 그 이후로도 다기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예가에 의해 선택되어야 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다기는 자연을 따르는 순박한 선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었으며, 완성도가 매우 높아 차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 특히 일본인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혁신적인 도예가들이 다기에 다양한 형태를 구현하고, 색다른 유약 처리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따뜻하면서도 온순한 느낌의 조다니엘 도예가의 다기.
제주 난꽃의 부드러운 곡선을 잘 표현한 박수현 도예가의 난꽃 주전자와 찻잔.
일례로 조다니엘 도예가는 다기를 만들면서 다기가 가진 본연의 덕목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젊은 감성이 함께 깃들어 있기를 원했다고 한다. 또한 다기를 작품으로 대하기보다는 다른 기물들과 잘 어울리고 예쁨을 받으면서 사용되기를 희망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만든 다기는 너무 반짝이는 외형을 가지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너무 진부하지도 않은 적당한 모양을 갖췄다. ‘첫 차와 첫 다기’라는 콘셉트에 맞게 제작된 다기는 차를 마시는 여유를 갖기 위해 누구라도 부담 없이 꺼내쓸 수 있을 것 같은, 따뜻하면서도 온순한 느낌이 묻어난다.
박수현 도예가는 다기를 기억을 보관하는 저장고이며, 경험을 풀어내는 캔버스로 활용한다. 다기를 통해 그것을 실제로 사용할 사람들이 어떤 것을 기억하고, 어떤 것을 경험하게 될지 생각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박수현 도예가가 만든 난꽃 주전자와 찻잔은 제주 난꽃의 부드러운 곡선과 모양을 잘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신동여 도예가가 빚어낸 소박한 느낌의 숙우.
백소연 도예가는 숙우에 거름 기능을 하는 구멍을 뚫어 실용성을 더하였다. 구멍 위에 자리잡고 앉은 거북이 조형물이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경북 봉화에서 도자기를 굽는 신동여 도예가는 150여 가지의 다기를 만드는데,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다. 소박한 잔에서부터 화려함을 보여주는 숙우까지 그가 만든 다기는 각각 다른 개성을 품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소박한 숙우를 좋아한다는 신동여 도예가는 도자기를 굽는 일 외에 농사를 짓고, 시를 쓰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백소연 도예가가 만든 3인 백자다기의 다관 손잡이는 밑으로 갈수록 조금씩 넓어져 손에 쥐었을 때 우수한 그립감을 선사한다. 또한 막힘 없이 시원하게 물줄기를 내도록 물대를 볼록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숙우에는 거름 기능을 하는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어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다관이 아닌 숙우에 바로 뜨거운 물을 부어 어느 정도 식었을 때 잎차를 넣어 찻잔에 바로 따라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숙우의 주둥이 부분에는 귀여운 작은 거북이 조형물도 배치되어 있어 아기자기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제주의 흙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강승철 도예가의 숨 쉬는 다기. |
대나무를 이용해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만든 서석근 명인의 다구. |
강승철 도예가는 제주도의 흙으로 땅의 생명력과 역사성을 품은 숨 쉬는 다기를 제작했다. 그가 만든 제주 숨옹기는 옹기가 가진 장점인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여 음식의 맛을 좋게 하고, 빠른 변질을 막는 장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인공적인 유약을 사용하지 않아 화려한 빛을 발하지는 않지만, 가마 속 불과 산소의 결합으로 자연적인 색의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다관, 사발, 찻잔 등은 대부분 자기로 만들어지지만, 이외의 도구들은 다른 재질의 재료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서석근 명인은 대나무로 유명한 전남 담양에서 다양한 죽세공품을 만들고 있다. 서석근 명인은 제13호 죽림장으로 선정됐으며, 부친에게서 죽세공예 기능을 전수받아 재현하고 개량하며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공존하고 있는 서석근 명인의 차시, 집게, 차칙, 차호 등의 차 도구에서는 대나무의 단단함과 탄력, 그리고 건강함을 느낄 수 있다.이미지 목록이미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