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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기사랑하기... 원문보기 글쓴이: 비니
한정식집 <툇마루 밥상> Tel. (02) 409-6979 예약 필수 서울 송파구 문정1동 46-11
찾아가는 길: 문정역 1번 출구에서 나온 방향으로 20여 미터 걷다가 첫번 우측 골목으로 들어서면 약간 언덕배기에 간판이 보임.
이 식당이 막 오픈했던 당시부터 지금껏 줄곳 찾았던 곳이다. 지인의 건너건너 아는 사람이 오픈한 곳이라 해서 처음 찾았었다. 그러니 그게 벌써 한 7년 정도 된 것 같다. 전라도가 고향인 분으로 어머니의 음식솜씨를 전수받아 그 손맛으로 처음 식당을 차린거라 들었다. 당시엔 가정집을 개조한 거라 주차공간도 부족하고 했었는데 그 후 돈을 벌어 지금은 그 옆의 땅을 아예 사들여 넉넉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그간 요란뻑적지근한 홍보 한번 없이 입소문만으로도 자리를 굳건히 잡은 식당이다.
위치가 시내중심이 아닌, 서울의 오른편 아래 끝자락에 있는지라 일부러 이 먼 곳까지 사람들을 오라 한 적은 없었지만 아는 이들이 이 근처에 들릴라치면 언제고 손잡고 데꾸가는 곳이다. 그만큼 이 집의 음식맛에 대해선 내 스스로도 소개가 자신만만한 곳이다.
1층의 실내 모습.
처음 오픈했을 때부터 지금껏 무엇하나 달라진 것 없이 그대로다. 2층에는 단체손님을 위한 방들도 있다. 참고로 커피 자판기는 2층에만 있다. 1층에서 식사를 하면 식후 2층까지 올라가서 커피를 뽑아와야 한다. 사진을 찍을 때가 식사시간대를 지난 시간이라 이렇게 한산한 모습이지 식사시간대에는 1,2층이 버글거리게 손님들이 진을 치는 곳이다.
벽에 걸려 있는 메뉴판. 밥상 1인 13,000원. 메뉴는 밥상 딱 한가지다. 곁들여 황태구이와 양념구이가 있다.
오픈했을 때랑 달라진 유일한 것이 있는데 바로, 이 가격표다. ㅡ,.ㅡ; 처음 오픈했을 땐 밥상 일인분이 7,000원이었는데 그 후 가격이 천원,이천원씩 오르더니 작년까지 12,000원이었다가 올해는 13,000원으로 다시 올랐다.
황태구이는 어짜피 밥상의 메뉴안에 속해 있어 추가로 시켜먹는 사람은 보지 못했고 양념구이는 돼지고기 목살을 매운 양념으로 재워 구워주는 건데 맛이 있긴 하지만 여럿이 가는 게 아니라면 밥상과 같이 추가로 먹기엔 배가 너무 부르다. 아이들을 데려갈 경우엔 성인 밥상에 밥만 추가해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 반찬이 넉넉하고 또 추가로 더 달라 해도 된다.
도착하기 전에 미리 준비되고 있는 밥.
이곳에 갈 때 예약이 필수인 이유는 식사시간대엔 손님이 워낙 많아 테이블을 잡기 어려운 이유도 있지만 그보단 손님수 대로 도착하기 전에 맞춰 미리 밥을 지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예약 손님 수에 맞는 테이블을 정해 밥을 미리 짓기때문에 특별히 원하는 테이블이 있다면 예약시 미리 얘기 해 둬야 한다. 테이블에 밥솥이 올라간 순간 그 테이블에서 반드시 식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막 지은 밥을 먹고 싶다면 예약시간에 맞춰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혹시 조금이라도 늦을 것 같으면 정확히 도착하는 시간을 미리 전화로 알리는 건 필수다.
식당에 들어서서 입구에서 예약자의 이름을 말하면 테이블을 안내해 준다. 부글부글 익고 있는 밥 냄새를 맡으며 앉아 있다보면 곧 반찬들이 차려진다.
잘 지어진 흑미밥.
앉아 있으며 밥이 다 익는 건가, 또는 밥 눋는 냄새 나는데? 하며 종업원을 부르는 따위는 하지 말기를. 특히 아줌마들은, 내가 솥뚜껑 운전이 몇년인데,,하며 솥뚜껑을 미리 열어보는 따위의 아는 체도 삼가하길. (하지만 이런 사람 꼭 있다. ^^;) 처음 간 사람 티내지 말고 그냥 신경끄고 잡담이나 나누고 있으면 정확한 밥 때에 종업원이 귀신같이 알고 나타나 밥을 퍼주니 염려 안해도 된다. 식사시간대엔 종업원들이 워낙히 바빠 분주히 움직이지만 혹시 우리 테이블을 잊고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 적당히 밥 익을 때가 되면 알아서 챙겨주니 느긋이 기다리도록.
밥을 푸고 나면 누른 밥에 물을 붓고 숭늉을 만들어 준다. 숭늉도 적당할 때 알아서 불꺼주기도 하지만 먹는 사람들이 알아서 적당할 때 꺼도 무관하다.
밥까지 푸고 난 정식 차림상 모습.
처음 오픈했을 때와 거의 차이가 없는 차림상이다. 조기는 때에 따라 갈치구이로 바뀌기도 한다. 가격을 처음 올리기 시작할 당시 불고기가 추가된 적이 있었지만 곧 없어지고 원래의 상차림으로 돌아왔다. 내 생각에도 불고기는 이 밥상하고 어쩐지 어울리지 않았었다.
계란찜과 김치찌게.
김치찌게는 돼지고기를 넣고 끓이는데 김치찌게 맛에 까다로운 날 언제고 실망시킨적이 없다.
된장찌게.
밥을 반공기 정도 비우고 난 뒤에 나물과 된장찌게 넣고 쓱싹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다.
단호박찜.
초창기엔 이 단호박찜 하나에도 뻑 갔었다. 다른 곳에서 먹던 것과는 달리 찰지면서 위에 얹어진 견과류,대추 등과도 잘 어울리게 고소했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어쩐지 그저 다른 한정식집의 단호박찜과 별다르지 않아졌다. 차이를 물으니 그땐 단호박을 고구마단호박을 써서 크기는 작지만 단단하고 씹는 맛이 좋았는데 지금은 그냥 일반 단호박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마 내가 그렇게 느끼는 걸꺼라 했다. 그래서, 그럼 그냥 원래대로 고구마 단호박을 쓰지 그러세요?,,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러냐고 했다. 뭐 식단 비용을 계산한 것일테니 싶어서였다. 그렇다고 이게 맛이 없단 얘긴 아니다. 그저 초창기때 먹었던 그 독특한 맛이 그리울 뿐이다.
황태구이.
돼지고기와 보쌈양념.
버섯 오이 무침.
그냥 일반 오이무침과 달리 익힌 송이버섯과 같이 무쳐낸 것이다. 송이버섯의 부드러움이 오이의 아삭함과 어울려 아주 그럴싸한 맛이다. 양념도 적당하니 이 곳에서만이 낼 수 있는, 개인적으론 별 다섯개짜리 반찬이다.
누룽지 숭늉.
밥을 다 먹고 나면 솥에서 숭늉과 함께 누룽지를 남은 반찬들과 먹으면 식사가 끝이 난다. 개인적으론 이 누룽지를 이 집의 총각무김치이나 게장와 같이 먹는 걸 즐긴다.
개점한 이래 꾸준히 찾은 집이고 그간 별 달라진 것 없는 반찬을 내놓고 있지만 똑같은 반찬이라서 질린 적은 이제껏 없었다. 반찬 중 어느 한가지도 무성의한 것이 없다. 그저 달짝지근하거나 강한 양념맛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듯한 것도 없고 형식적으로 반찬수 채우느라 놓여진 것 또한 없다. 사실 차림상 내용에 대해선 다른 곳들에 비해 유달리 독특한 건 없다. 일상적인 것이지만 기본에 충실하고 거기에 정성과 음식에 대한 자부심 등이 곁들여져 이 식당을 오랜도록 다녀도 식상하지 않도록 느끼게 만들지 않나 싶다.
맨처음 7,000원일때부터 와서인지 13,000원으로 오른 지금엔 조금 비싼 게 아닌가 싶은 게 솔찍한 심정이지만 시내의 3만원 안팍을 거리낌없이 넘나드는 유명 한정식집들의 가격에 비교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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