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풀 니스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이창신 옮김
김영사
총 473쪽
27쪽
한마디로 세상에 대해 생각하라.
전쟁,폭력, 자연재해, 인재, 부패......
상황은 안좋고,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는 것만 같다.
27쪽
사실은 세계 인구의 절대다수가 중간 소득수준을 유지한다.
이들이 우리가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닐 수 있지만, 극빈층도 아니다.
딸아이는 학교에 가고, 아이들은 예방접종을 받고, 자녀 둘과 함께 살고, 휴가 때는 난민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해외여행을 꿈꾼다.
세상은 해를 거듭하며 조금씩 조금씩 나아진다.
모든 면에서 해마다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그렇다.
더러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지만, 이제까지 놀라운 진전을 이루었다.
이것이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이다.
77쪽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좋지않은 일에 대한 소식을 듣기는 쉽다.
하지만 좋은 일을 알기란 어렵다.
무수히 많은것이 개선되고 있지만,결코 보도되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80쪽
전세계는 20년전만해도 전체 인구의 20%가 극빈층이었지만, 이제는 그 비율이 9%로 줄었을 정도로 크게 변했다.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지옥을 탈출했다.
81쪽
그런데 우리는 우울하다.
4단계 삶을 사는 우리는 텔레비젼에서 여전히 극빈층을 본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만 같다.
하지만 4단계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한 사이, 수십억 인구가 비참한 삶을 탈출해 세계시장에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되었다.
95쪽
예나 지금이나 나이 든 사람은 유년 시절을 미화하면서 세상이 예전같지 않다고 우긴다.
어느 면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그들의 의도와는 다른 쪽에서 그렇다.
세상은 예전같지 않다.
하지만 예전은 대부분 더 좋았던게 아니라 더 나빴다.
그럼에도 인간은 옛날의 '진짜모습'을 너무나 쉽게 잊는다.
96쪽
어떤 이유에선지 우리는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억에 없는 과거의 비참함과 잔혹함을 자신에게든 자녀에게든 상기시키지 않으려 한다.
진실은 고대 묘지나 여러 매장지에서도 발견된다.
고고학자들은 발굴 유해중 상당수가 아이라는 사실에 익숙하다.
아이들은 대개 굶주림이나 혐오스러운 질병으로 죽었겠지만, 그 유골에서 폭력 흔적이 발견된 경우도 많다.
수렵, 채집 사회에서는 살해당하는 사람이 10%가 넘었고, 아이라고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묘지에는 아이묘가 매우 드물다.
98쪽
여기에 더해 활동가와 로비스트는 일정한 추세에 일시적 문제가 나타날 때마다 전반적으로는 분명히 발전하고 있는데도 마치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교묘히 포장해, 과장된 우려와 예측으로 사람들을 겁준다.
103쪽
언론과 활동가들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려고 극적 상황에 의존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부정적 이야기는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더 극적이다.
108쪽
나쁜 뉴스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세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고통을 감시하는 능력이 좋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
131 쪽
"가난한 아이를 구하면 인구는 '단지' 늘어난다."
는 말은 옳은 것 같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극빈층 탈출이 늦어질때, 인구는 '단지' 늘어난다.
극빈층에 갖힌 세대가 오히려 다음 세대 인구를 더 증가시킬 것이다.
인구 성장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하게 증명된 방법은 극빈층을 없애고, 교육과 피임을 비롯해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삶이 나아진 부모는 자녀를 더 적게 낳는 쪽을 선택했다.
이런 변화는 전 세계에서 일어났다.
187쪽
그 주말에 나는 니엠한테 베트남전쟁비를 보여달라고 했다.
그가 물었다.
"대미항전을 말하는 거죠?"
나는 그가 베트남 전쟁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는걸 알았어야 했다.
188쪽
중국과의 전쟁은 싸움과 휴전을 반복하며 2,000년 동안 지속되었다.
프랑스가 점령한 기간은 200년이었다.
대미항전은 고작 20년 지속되었다.
비의 크기는 그런 기간을 완벽하게 반영했다.
나는 여러개의 비를 비교한 뒤에야 비로소 지금 베트남 사람들에게 베트남전쟁은 상대적으로 의미가 작다는 걸 이해할 수 있었다.
194쪽
유엔의 세계 인구 예상치가 옳다면, 그리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소득이 지금처럼 꾸준히 높아 진다면, 앞으로 20년뒤에는 세계시장의 무게 중심이 대서양에서 인도양으로 옮겨간다.
196쪽
경제 영향력 면에서 '우리' 서양인은 80%가 아니라, 20%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중 많은 사람이 과거를 그리워하느라 이 수치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베트남에 있는 우리의 전쟁 기념비가 얼마나 커야 할지 오판할 뿐 아니라,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중요성도 오판한다.
우리중 다수가 미래에 무역을 장악할 사람들을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217쪽
강의실을 잘몬 들어온게 분명했다.
4학년 학생이 아니라. 전문의가 틀림없었다.
나는 그들의 분석에 덧붙일 말이 하나도 없었다.
강의실을 나가면서. 옆사람에게 원래 4학년 수업을 들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4학년 맞아요."
순간, 나는 할말을 잃었다.
그들은 이마에 카스트 표시를 새기고 이국적 야자수가 자라는 곳에서 살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나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을까?
나는 이후 며칠동안 그들의 교재는 내 것보다 3배 더 두껍고, 그들이 나보다 교재를 3배 더 많이 읽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이때의 경험을 세계관을 바꿔야했던 인생 최초의 순간으로 기억한다.
그전까지는 스웨덴 출신이라는 이유로 내가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서양이 최고이고 그외는 절대 서양을 따라올 수 없으리라 여겼다.
그러나 45년전 그 수업에서, 나는 서양이 세계를 지배하는 날이 오래가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다.
240쪽
어떤 대상을 불변의 것으로 보는 이런 본능, 지식을 업데이트하지 않는 이런 본능이 오늘날에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의 모든 혁신적 변화를 보지 못하게 만든다.
사회와 문화는 변하지도 않고 변할 수도 없는 바위가 아니다.
사회와 문화는 계속 움직인다.
서양의 사회와 문화는 움직이고, 비서양의 사회와 문화는.......역시 움직인다. 어쩌면 훨씬 빠르게.
240쪽
운명본능이 나타나는 가장 흔한 사례는 앞의 에든버러 강연에 참석한 신사가 그랬듯, 아프리카는 항상 무기력하고. 절대 유럽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246쪽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국가들은 빠르고 믿을만한 성장을 달성하리라 예상했고, 따라서 매력적인 투자처였다.
그러나 IMF의 예측이 계속 빗나가고, 이들 국가가 빠르게 성장하지 않자 은퇴기금도 불어나지 않았다.
위험은 낮고 수익은 높다고 생각한 국가가 알고보니. 위험은 높고 수익은 낮았다.
반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프리카국가는 투자기근에 시달렸다.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서양에 기반을 둔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의 경우, 중간 소득 소비자 시장이 역사상 가장 크게 확장된 아프리카와 아시아 시장을 놓치고 있는 셈이다.
해당 지역 브랜드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이미 발판을 다진채 인지도를 높이며 시장을 확대하는 반면, 서양 기업은 아직도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다.
서양 소비자 시장은 다가올 시장에 비하면 맛보기에 불과하다.
259쪽
아프리카 사람들이 극빈층이 사라지는 걸로 만족하면서 적당히 가난하게 사는 정도로 행복해할 거라고 생각하세요?
260쪽
하지만 내 50년 비전으로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유럽에서, 원치않는 난민이 아니라, 관광객으로 환영받을 겁니다.
261쪽
아프리카 친구와 동료들이 여러해 동안 가르쳐 줬는데도 나는 여전히 그들이 우리를 언젠가는 따라 잡으리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나는 여전히 모든 사람, 모든 가족, 모든 아이가 그 목표를 성취하려고 안간힘을 쓰다보면 언젠가는 해변 나들이를 갈 수 있으리라는 것을 여전히 확신하지 못했다.
265쪽
언론에 의지해 세계를 바라본다면, 내 발사진만 보고, 나를 이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발도 내 일부지만, 꽤 못생긴 일부다.
내게는 그보다 나은 부위가 여럿 있다.
팔은 대단하지 않지만, 꽤 괜찮으며, 얼굴도 그럭저 럭 괜찮다.
내 발사진이 나에 대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내 전체 모습을 보여 주지는 못한다.
286쪽
경제와 사회가 크게 발전한 나라라고 해서 다 민주국가는 아니다.
한국은 어느나라보다 빨리 1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 갔고, 그 시기는 줄곧 군부 독재가 이어졌다.
2012~2016년에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 열 중 아홉 곳은 민주주의 수준이 낮았다.
경제성장과 보건 의료 발전에 민주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 그와 모순되는 현실에 부딪히기 쉽다.
따라서 우리가 좋아하는 다른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데 민주주의가 우월한 수단이라고 주장하기보다 민주주의 자체를 목적으로 지지하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299쪽
"언론 종사자 중 이 테스트를 통과한 사랑은 한명도 없을거라고 장담한다."
299쪽
물론 이해는 간다.
자신의 권위를 의심받는게 달가울 사람은 없다.
진지한 뉴스 방송사가 침팬지보다 지식수준이 나을게 없는 언론인을 고용했다고 알려지면 몹시 당혹스럽지 않겠는가.
301쪽
우리 언론은 자유롭고 전문적이며 진실을 추구하겠지만, 언론의 독립성과 그들이 보도하는 사건의 대표성은 다르다.
모든 보도가 그 자체로는 전적으로 진실이라도 기자가 세상에 알리기로 선택한 진실이야기를 여럿 모으면, 오해할만한 그림이 나올 수 있다.
언론은 중립적이지도 않고, 중립적일 수도 없으며, 그걸 기대해서도 안된다.
361쪽
언론인, 활동가, 정치인도 인간이다.
이들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다.
이들도 극적인 세계관의 피해자일 뿐이다.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정기적으로 세계관을 점검하고 업데이트해야 하며, 사실에 근거해 생각하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362쪽
궁극적으로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언론인의 역할도 활동가나 정치인의 목표도 아니다.
이들은 항상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극적인 서사로 우리의 주의를 끌려고 경쟁하게 마련이다.
그러면서 항상 흔한 것보다는 색다른 것에, 느린 변화보다는 새롭고 일시적인 것에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