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쓱 싹싹” 봉사회 회원들이 닿는 손길마다 ‘반짝반짝’해진 요양원은 모처럼 활기가 가득하다. 구석구석 살피고 또 살피는 헌혈봉사회 회원들이 특별한 송년회를 마련한 현장이다. 토요일 오후 1시 30분, 헌혈봉사회 15명의 회원이 북구 천곡동 소재 실비요양원인 명성요양원(구 선은요양원)에 모여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구석진 곳까지 꼼꼼하게 살피며 무척 열심히 청소를 해 나갔다. 2시간 쯤 흐른 뒤 요양원 2층에 모인 회원들, “지금부터 ‘작은 음악회’를 시작합니다.”라고 말하며 어르신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했다. ‘작은 음악회’에는 시노래패 울림과 뚜버기들, 국악인이 출연해 무대를 장식했다. 이들 또한 자원봉사 차원으로 참여한 것. “동호회의 송년회를 색다르게 보내고 싶었지요. 그저 먹고 마시는 것에서 과감히 탈피하자고 결정하고 ‘울림’에게 도움을 요청해 작지만 의미 있는 음악회를 마련했어요.”라고 김종철 부회장이 말했다. 처음 마련한 음악회다 보니 회원들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닌 가 보았다. 공연을 지켜보며 어르신들의 반응을 살피는데 여념이 없었다. 공연 중에 어르신 곁으로 가서 불편한 곳이 없냐며 살짝 묻기도 하고 가벼운 대화도 나누는 등 다정다감한 면모를 보였다.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뚜버기들’의 공연이 펼쳐지자, 흥에 겨운 할머니 한 분이 마이크를 빼앗는 바람에 잠깐 동안 냉기가 감돌았다. 할머니께선 “아이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데 돈을 줘야지 그냥 듣기만 하면 되나”고 말씀하시며 어린이에게 돈을 주셨다. 그제야 다시 웃음을 되찾은 사람들, 뚜버기들 노래에 맞춰 박수도 치고 덩실덩실 춤도 추었다. 특히 봉사회 회원인 이현수 회원의 자녀 이다정양의 공연은 인기 만발이었다. 다정양은 전국 국악대회에 나가 금상 수상의 저력을 갖고 있는 재원이다. 다정양과 뚜버기들의 노랫소리에 울음을 터트리는 할머니도 계셨다. 할머니께서 참 좋은 기분에 우시는 거니 걱정 말라 고 귀띔해 주었다. 이렇듯 자원봉사를 오래하다 보니 어르신들의 성향을 깨 뚫고 있는 회원들이다. 작은 음악회는 염려와 달리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다. 공연이 마치자마자 저녁식사 준비에 들어갔다. 회원들은 음식을 식판에 담기도 하고 또 음식이 담긴 식판을 식탁에 놓고 어르신들의 이동에 걸림이 되지 않게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회원들은 손에 힘이 없는 어르신에게는 일일이 먹여 드렸다. 음식에 집착을 보이는 어르신에게 비위를 맞춰 드리기도 했다. 전체 어르신이 즐겁게 식사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회원들, 그런 모습에서 왠지 모를 뭉클한 감정이 밀려들었다. 회원들은 식사가 끝나기 무섭게 약을 드시려는 어르신에게 약을 먹여드리며 건강을 기원했다. 또 식후 양치를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등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어르신들을 도왔다. 서하원 총무는 “이곳 요양원 봉사는 세 번째를 맞이하는데, 매번 청소장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청소기가 1~2층 각각 1대 밖에 없기 때문에 불편함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하는 등 봉사자의 사려 깊은 봉사정신을 드러냈다. 올해 초 사내 사회공헌활동 포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기도 한 헌혈봉사회, 일도 열심, 봉사도 열심인 그들로 인해 겨울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