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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화판 위에
한 해를 뒤돌아본다. 바쁜 듯이 찍혀진 우리 발자국 옆에, 서둘러 따라오신 듯 찍혀진 주님의 발자국...정말 이 한 해 동안 주님과의 동행은 얼마나 깊었으며, 우리 영혼 속에 주님의 모습이 얼마나 깊이 스며 들었을까? 거울 속의 이미지 처럼, 언뜻 스쳐가는 모습 속에 주님의 형상이 비칠 듯도 한데...
우리가 얼마나 더 주님과 가까워져야 우리의 모습에서, 우리의 말에서, 아니 우리의 마음속 밑바탕에서까지 주님의 향기가 끊임없이 배어 나올까?
보잘 것 없는 거미줄에 맺힌 이슬이 환한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날 때, 그것은 마치 영롱한 진주를 꿰어 놓은 듯 찬란한 목걸이처럼 빛나, 한 순간 지나는 행인의 이목을 끌 듯이...밤새 어두움에 잠들었던 숲을 찬연한 아침 햇살이 비출 때, 나뭇 잎새 하나 하나가 반짝거리며 깨어나 마치 그것이 빛나는 새들이 되어 공중에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듯이...비록 아무 것도 아닌 “질그릇”이지만 그 속에 아름다운 “보배”가 늘 숨기어져 간직되어 있으면, 언젠가 주님의 찬란한 빛이 우리의 형상 속에서 스미어져 “우리가 그와 같을 줄 알”(요일 3:2) 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주님이 세상의 누구보다 가까운 우리의 친구가 되어 언제나 함께 지낸다면 말이다.
친구 이야기
사람들은 누구나 친구를 가졌으면 한다. 한번 마음을 주면 영원히 변하지 않고, 어떤 어려운 상황에도 떠나지 않고 곁에 있어주며, 끝까지 자기를 신뢰하고 믿어주는 눈물겨운 친구가...
친구는 모든 것을 함께 나눈다. 보잘 것 없는 이야기일지라도 마음에 맞는 친구와 함께 나누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고, 설령 서로 나눌 특별한 이야기가 없더라도 함께 마주만 보고 있어도 좋다. 슬픔과 서러움과 기쁨과 환희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어두운 밤, 고향 집의 등불처럼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주는, 마치 고향 바다에 돌아온 듯 마음이 포근해 지도록 만들어 주는 친구를 가진다는 것, 그것은 인생에 있어서 큰 행복 중에 하나일 것이다.
친구는 서로 닮는다. 어릴 적에 집에 놀러 왔던 내 친구가 가고 난 뒤 걱정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기억난다. “얘! 네 친구가 마음은 좋아 보인다만, 너무 수선스럽고 수다스럽구나! 얌전하고 정숙한 아이와 사귀어야지...친구는 서로 닮는 법이란다!” 그 때 어머니께서는 내가 얌전치 못한 친구의 말씨와 태도를 닮을까봐 걱정을 하셨었다. 정말 친구는 서로 닮는다. 함께 지내고, 함께 나누고, 함께 얘기하며 서로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면 말씨, 마음의 생각, 행동 등이 서로 닮을 수 밖에 없어진다. 그래서 어떤 종류의 친구를 가지고 있는가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게 되는가 보다.
성경은 우리에게 친구를 소개하고 있다. 깊은 실망의 시간에도 함께하며, 절망과 낙담의 어두운 그늘속에서도 함께 있어주며, 고통의 눈물이 뺨을 적시고 외로움과 적막함이 밤안개처럼 주위에 내려 덮여 막막할 때, 어떤 땐 아주 엎드러져 일어날 기운도 없이 쓰러져 있을 때, 여전히 곁에 와서 손 내밀어 일으켜 주는 참된 친구에 대해서 말이다.
진정한 친구를 가졌던 사람
오래 전에 이 땅에 살았던 에녹은 바로 그런 친구를 가졌었다. 그리고 사귀면 사귈수록 따뜻하고, 신뢰가 가고, 믿음직스러운 그 친구와의 교제가 너무 좋아서 삼백년이란 긴 시간을 그와 함께 우정을 나누었다. 에녹은 삼백년 동안 하나님과 동행하였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삼백년, 아니 삼세기나 되는 긴 세월 동안 그는 그의 친구되신 하나님과 어떻게 지냈을까?
에녹이 살았던 당시도 지금처럼, 아니 어쩌면 지금보다도 더 부도덕한 일들과 악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던 시대였을 것이다. 그 시대는 하나님께서 홍수를 내리실 수 밖에 없도록 ‘죄악이 관영’한 세상이었으니까... 그러나 주위에 그러한 죄악이 넘침에도 불구하고, 에녹은 하나님과 매일 교제함으로 친구되신 하나님의 모습처럼 거룩하고 고결하게 되어 아름다운 하늘의 사람으로 변하는 놀라운 경험을 가졌다.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한 것은 황홀경 속에서나 또는 이상 중에서가 아니라 그의 일상 생활의 모든 의무를 행하는 가운데서였다. 가정에서와 사교 생활에서, 남편과 아버지로서, 친구로서, 시민으로서 그는 확고하고 신실한 하나님의 종이었다.
에녹은 자기의 아들이 태어난 후 하나님과 더 친밀한 교제 가운데로 이끌려 들어갔다. 그가 자기의 아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마음에 느꼈을 때, 그는 당신의 아들을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깨달았으며, 그리하여 하나님의 무한하고 잴 수 없는 사랑이 순간마다 그의 명상의 주제가 되었다.
하나님과의 교제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에녹은 자신의 연약함과 불완전함을 더욱 깊이 느꼈다. 그에게 있어서 기도는 영혼의 호흡이었으며 그는 바로 하늘의 분위기 가운데서 살았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 때, 말로써 또 행동으로써 남에게 축복이 되기 위해 일한 후에는, 반드시 잠시 물러나서 하나님께서만 나누어 주실 수 있는 거룩한 의와 지식에 주리고 목말라 하면서 한동안 한적한 곳에서 보내곤 하였다. 이렇게 하나님과 교제한 에녹은 점점 더 하나님의 형상을 반영하였고, 그의 얼굴은 거룩한 빛으로 빛났다. 그가 하나님과 교통하고 나올 때에 경건하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그의 얼굴에 찍힌 하늘의 인상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잠시도 헤어질 수 없었던 하나님과 에녹
그 세대 사람들은 금, 은, 보석을 모으거나, 아름다운 집을 짓거나, 이 땅에서 소유물을 축적하는 데 관심이 없는 에녹을 보고 분명 그를 조롱하였으리라! 그러나 에녹의 마음은 영원한 보화에 있었고, 그의 생각과 마음은 하늘에 있었으며 그의 대화는 늘 하늘에 관한 것이었다. 이 땅에 살면서도 에녹은 믿음으로 하늘의 빛의 영역에서 살았다.
삼백 년 동안 에녹은 하늘과 조화되기 위하여 영혼의 순결을 추구했었다. 날마다 밀접한 연합을 바랐던 그와 주님과의 교통은 너무 가까워졌고, 하나님께서는 그를 당신 곁으로 데리고 가기를 원하시게 되었다. 너무 친해진 에녹과 하나님은 이제 잠시도 헤어져서는 살 수 없는 사이가 되었기 때문에...마침내 그는 영원한 세계의 문 어귀에 섰고 그와 축복의 나라는 한 걸음 사이였다. 드디어 그 문이 열리고 지상에서 그처럼 오랫동안 이루어졌던 하나님과의 동행은 하늘에서 계속되게 되었다. 그는 인간으로서 하늘에 들어간 첫 번째 사람이 되었다.
바라봄으로 변화됨
주님께서는 에녹과 그러했듯이, 우리와도 단짝 친구가 되기를 원하신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그분과 너무 친해져서 그분의 모습을 거울처럼 반사하기를 원하신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와 같이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바라본다는 것은 말씀에 나타난 그분의 생애를 연구하고 명상하는 것이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그의 품성을 바라보는 것!...우리는 바라봄으로써 그분의 형상으로 변화될 것이다.
사람이 예수님과 친해질 때에 그는 자기 속에 심각한 결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너무나 그리스도를 닮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에게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때 그는 마치 사진 촬영사가 자기의 목적하는 물체를 찍으려고, 매 순간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듯, 크신 모본되시는 예수님과 같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주님의 정신과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이 예수를 바라본다는 것이다.
우리가 예수의 생애를 닮는 것은 멀찍이 떨어져서 그를 바라봄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분의 깊은 사랑을 마음속으로 매일 명상하고, 그분에 관해서 매일 이야기하고, 그분의 완전하심을 깊이 생각하고, 취미를 우아하게 하고, 품성을 고상하게 하려고 노력함으로써 되는 것이며, 믿음과 사랑으로, 열렬하고 참을성 있는 노력으로 완전하신 모본을 닮으려는 시도를 거듭해 봄으로써 되는 것이다.
영혼의 화판 위에
또 한 해가 간다. 지난 한 해 동안 어쩌면 우리의 영혼의 화판에는 희미하게, 때로 간혹 선이 끊어진 채, 알아 볼 수 없는 형체로 그려진 주님의 모습이 여기 저기 흐트러져 나타나 있지는 않았을까?
우리가 정말 빛과 사랑의 근원이신 주님과 절친한 친구가 되어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될 때, 주님과 우리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서로에게 생명같은 존재가 될 때, 그 때 비로소 ‘전체가 사랑스럽’고 ‘만 사람 위에 뛰어나신’ 그분의 아름다운 모습이 우리 영혼 속에 깊이 스며들 것이다.
그 때, 주님께서는 우리의 영혼의 화판 위에 당신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실 것이다! 그 때 그 분은 우리의 영혼의 화판 위에 좀더 뚜렷한 선으로, 좀더 아름다운 색채로 그분 자신의 형상을 그려 넣으실 것이다!
바로 그 때 우리의 영혼 위에 참된 친구의 모습이 완전히 그려질 때...우리는 비로소 이렇게 노래할 수 있으리라!
“ ...그가 나타내심이 되면 우리가 그와 같을 줄을 아는 것은...”(요일 3:2)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과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고전 13:12)고...
출처 : www.sos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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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음의 친구 간절히 갖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