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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일 / 집결 : 2021년 7월 10일(토) / 1호선 석수역 1번출구 (10:30)
◈ 산행코스 : 석수역-호암산능선-불영암-한우물이정표-사거리휴식-약수터방향(하산)-호암늘솔길-시흥계곡옆길-뒤풀이-금천구청역
◈ 참석 : 1진(3명), 2진(3명), 3진(3명)
◈ 동반시 : "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및 "장마" / 김종제
◈ 뒤풀이 : 붕장어구이 등에 소·맥주, 막걸리 / '원조가 회집이래'<금천구 시흥동, (031) 808-1328>
시산회 413회 ‘삼성산 나들길’ 산행날이다. 장마철이라서 소나기라도 맞을까 걱정했는데, 아침녘 흩뿌린 적은 량의 여우비 외에는 하루종일 밝은 날이었다. 오늘 시산회 산행 장소가 우리집 뒷산으로 정해지고, 안내자로 지정 되었기에 예약했던 백내장 수술의 날을 연기하고 참석하였다.
관악산 서쪽자락의 봉우리 하나를 호암산이라 일컫는데, 고구려·신라시대에 작은 산성터가 있는 유서깊은 곳이다. 민가와 접해 있기에 샛길이 많아서 산행코스와 시간을 수시로 조정할 수가 있다. 오늘은 석수역방향 능선을 타고 불영암을 거쳐 찬우물 위에 있는 국기봉으로 올라가서 삼각산 이남의 서울과 인천지역을 관망하고 호압사로 내려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찬우물과 국기봉을 거치는 20~30분간의 호암산 백미 해당의 구간을 생략하고, 찬우물 방향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지점에서 동반시 낭송을 겸한 휴식시간을 갖기로 조정하였다. 동반시는 내가 추천한 "사랑하는 까닭"(한용운)은 소인이 낭송하였고, 박형채 산우가 추천한 "장마"(김종제 시인)는 홍 회장님이 낭송하였다.
"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시낭송 한양기)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장마" / 김종제 (시낭송 홍황표)
한 사나흘
바람 불고 비만 내려라
꿈결에서도 찾아와
창문 흔들면서
내안에 물 흘러가는 소리 들려라
햇빛 맑은 날 많았으니
아침부터 흐려지고 비 내린다고
세상이 전부 어두워지겠느냐
저렇게 밖에 나와 서 있는 것들
축축하게 젖는다고
어디 갖다 버리기야 하겠느냐
머리부터 발끝까지
누구에게 다 젖고 싶은
그 한 사람이 내게는 없구나
문 열고 나가
몸 맡길 용기도 없는 게지
아니 내가 장마였을 게다
나로 인해
아침부터 날 어두워진 것들
적지 않았을 테고
나 때문에 눈물로 젖은 것들
셀 수 없었으리라
깊은 물속을 걸어가려니
발걸음 떼기가 그리 쉽지 않았겠지
바싹 달라붙은 마음으로
천근만근 몸이 무거워졌을 거고
그러하니 평생 줄 사랑을
한 사나흘
장마처럼 그대에게 내릴 테니
속까지 다 젖어 보자는 거다
뒤풀이는 미리 예약을 한 금천구 시흥동에 ‘원조가 회집이래’로서 금천구청역과 석수역의 중간쯤에 있는 작은 횟집이지만, 붕장어(아나고) 구이 등은 그런대로 먹을만 하였다. 붕장어구이와 식사를 마치고, 친구들은 인근의 치맥집에서 생맥주를 마신 후 모두가 헤어졌다.
최근에는 계획 완주팀과 느린 산책팀이 예전과 같이 자연스럽게 구분되지 않고 있다. 호암산의 경우는 참석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안내를 할 수 있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간과한 점이 많아서 미흡한 안내자가 되고 말았다.
다음에 이 코스를 안내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보다 충실한 계획을 세워서 흡족한 산행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하겠다. 코로나 시국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에 뵙기를 기원하면서...
2021년 7월 20일 한양기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