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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소리를 들으라!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남한강 이포보 캠페인 현장 소식 |
[3:00]
이른 새벽, 해도 뜨지 않는 약속했던 시간에 모두 양평의 으슥한 길에 모였습니다. 흡사 007을 연상케하는 작전으로 캠페이너와 기자단 차들이 일사분란하게 현장으로 이동합니다. 도착한 곳은 4대강 사업 보 건설의 최전선, 남한강 이포보입니다. 비슷한 시간, 4대강 보 건설 최남단 함안보에서는 경남지역 활동가들이 배를 타고 보에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3:20]
일명 개구멍을 통과하여 도착한 현장은 불빛도 없이 쥐 죽은 듯 고요합니다. 활동가들은 예정했던 이포보 맨 끝 교각위로 캠페이너 셋의 물과 식량을 들고 건설용 계단을 날렵하게 오르내립니다. 그 사이 야간 당직을 서고 있던 한 관계자가 다가와 묻습니다, 그 급박한 시간에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디에서 오셨어요?” 활동가들이 짐을 올리고 목적지 교각을 잇는 유일한 다리를 끊는 동안 한 차의 공사 관계자들이 나타났습니다. 공사계단 제일 앞에서 환경연합 가장 덩치좋은 활동가 둘을 필두로 길을 막아섰습니다. 그 중 한 활동가가 능글맞은 미소를 띄며 이야기합니다.
“혹시 우리가 공사에 방해가 되나요?
30여 분의 1차 작전을 인력손실(?) 없이 마치고 활동가들이 내려왔습니다. 김종남 총장님의 현장 기자회견도 이어졌습니다. 남겨두고 온 세 명의 캠페이너가 ‘4대강을 그대로 두라’라고 씌여진 플랜카드를 넓게 펼쳐들었습니다.
1차 승전보가 울려퍼진 것입니다. [4:50]
활동가들이 현장을 빠져나갈 때쯤엔 이미 많은 공사 관계자들이 도착해있었습니다. 그러나 마땅한 진입로가 없어 그냥 바라만 볼 뿐입니다. 곧 동이 텄습니다. 지원팀은 이포보가 한 눈에 보이는 장승공원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곧 119 소방차와 구조대가 현장에 나타나고 고무보트가 띄워졌습니다. 보 위에 올라간 캠페이너가 한마디 합니다. “우리는 내려갈 생각도, 떨어질 생각도 없는데 괜한 짓 하네~” [9:10]
이포대교에서 바라보이는 면에 노란색 큰 천이 꾸물꾸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10m x 10m 크기의 대형 현수막이 곧 보에 걸렸습니다.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가 적혀진 현수막은 이 활동을 통해 우리가 호소하고자 하는 바로 그 것입니다. 80%에 이르는 국민의 반대 여론에도, 홍수기에 물이 불어나 인근 논밭을 위협해도 여전히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정부에게 꼭 전달되었으면 하는 말입니다. 곧 사방에 현수막이 둘러쳐졌습니다. [12:00] 친환경캠페인을 벌이고 싶다는 캠페이너들의 바램으로 당초 태양열조리기와 태양열발전기를 가지고 올라가려 했지만, 제작 시간의 부족으로 아쉽게 무산되고 쓰레기라도 줄여보자는 마음으로 보 위 분리수거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아침형 인간, 아니 새벽형 인간의 하루는 정말 긴 것 같습니다. 마음은 오후 4시에 와있는데 시간은 고작 정오를 가리킬 뿐입니다. 머리 위에 떠있는 해도 더욱 강렬한 열기를 내뿜습니다. 준비한 천막을 가지고 올라가지 못한 보 위의 활동가들은 다행히 현장에 있던 천막을 쳐 뜨거운 햇볕을 피했습니다.
지원팀 활동가들은 이재석 의장님이 준비해주신 천막으로 민망하게도 조금 캠핑 분위기를 냈습니다. [12:20]
드디어 등장했습니다. 여주 녹색실천연합회(일명 녹실련) 분들이 지원팀 천막을 찾았습니다. 지난 해 남한강 공청회에서 환갑을 넘긴 경기 의장님께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을 내뱉던 30대 젊은 분도 다시 만났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속사포처럼 욕을 쏟아냈습니다. 한 활동가가 이를 맞받아치자 멱살을 잡히고 험악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곧 젊은 사람들 더 데리고 올테니 어서 여주에서 나가라는 협박을 하고 바로 앞 공사장 부지에 4대강 사업 찬성 현수막을 걸고는 사라집니다. [13:05] 국회의원 중에 4대강 현장을 가장 많이 간 국회의원. 언제나 시민단체의 4대강 활동에 지지 도움을 아끼지 않는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가장 먼저 지원팀의 천막을 찾았습니다. 두 손엔 호빵과 옥수수를 가득 안고 오셨습니다.
그리고 곧 이포보 공사현장의 캠페이너들에게 향했습니다. 공사 관계자들이 막아섰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서 현장을 볼 수 있는 권리와 국민의 알 권리를 이야기했습니다. 현장을 둘러보며 보 가까이에서 활동가들에게 전화를 걸어 절대 뛰어내리지는 말라고 신신당부 합니다. [14:00]
팔당 유기농지를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팔당공대위 분들이 네 덩이의 시원한 수박을 들고 천막을 찾았습니다. 모두에게 힘든 시간, 서로를 챙기고 서로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모습이 찡합니다. 그런데 칼이 없어 멀뚱하니 수박만 바라보던 그 때, 세종대왕릉에 영향을 줄 여주보 주민설명회장에 간다며 들른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님이 맥가이버칼을 빌려주셨습니다. 덕분에 맛있는 수박 먹을 수 있었습니다, 칼은 꼭 돌려드리겠습니다. [14:20] 한 차례 등장했었던 경찰 헬기가 또 다시 큰 소음을 내며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몇 번 창공을 휘젓더니 활동가들이 올라가 있는 보 위에서 한참을 머무릅니다. 어떤 음식과 물품들을 가지고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정찰하는 듯도 하고, 내려갈 자리를 물색하고 있는 듯도 하고, 캠페이너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려는 듯도 합니다. 캠페이너인 염형철 처장이 헬기가 등장할 때 전화를 받고 있었다며, 전화를 받고 있어서 사진도 못찍었는데 시끄러워서 통화도 제대로 못했다며 투덜댑니다. |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4대강 공사현장 보에 오르며
- 4대강의 생명을 위해 남한강 이포보, 낙동강 함안보를 오릅니다 -
“더 늦기 전에 4대강 사업 중단하고, 대안 모색 위한 사회적 기구와 국회 4대강 검증특위를 구성해 4대강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합니다.”
○ 7월 22일, 여름장마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4대강 사업현장의 보와 올라와 있습니다. 환경운동가로서, 대한민국의 상식 있는 국민으로서 비이성적이고 반생태적이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4대강 사업의 강행을 맥없이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 국민들은 62지방선거를 통해 4대강 사업의 중단을 선택했습니다. 79.4%의 국민이 치수(治水)던, 이수(利水)던 국민과 지역주민이 동의하는 정말 필요한 사업에 한해서, 그렇지 않을 경우엔 4대강의 수질과 생태계와 지역공동체를 살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환할 것을 대통령에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22조원의 엄청난 재원을 불필요한 4대강 본류 개발 사업에 낭비할 것이 아니라 홍수가 발생하는 지방하천과 소하천의 생태적 재정비와 국민 복지를 위해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2011년 정부예산요구안이 발표될 시점까지도 4대강 사업의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법정홍수기간인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4대강 사업의 속도에만 혈안이 되어 공사를 계속했고, 홍수대비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급기야는 낙동강 하류에서 홍수피해를 키우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수대책은 충분했으며 사전조치가 적정했다고 정부는 강변합니다. 뼈대를 이미 갖춘 보도, 하상의 준설토 적치장도 홍수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예년보다 적은 비에도 낙동강 하류 함안보와 합천보는 수몰됐고, 주변농경지는 침수됐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과 농민에게 돌아갔습니다.
○ 더 이상의 피해와 국가재정의 낭비를 막아야겠다는 것이 우리 환경운동가들의 생각입니다. 앞으로 더 올 비와 태풍 때문에 4대강과 지역주민들이 고통 받지 않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남한강과 낙동강의 보에 올랐습니다. 우리의 진심이 청와대와 국회와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들의 가슴에 큰 울림이 되어 4대강의 생명과 지역공동체, 우리의 미래를 지킬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 이명박 대통령께 제안합니다. 지금은 법정홍수기입니다. 하천관리의 기본을 지켜 이 기간 동안 4대강공사를 전면 중단하십시오. 지난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고 지금까지 4대강 공사현장에서 나타난 문제들을 종합하여 4대강 사업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구를 만들고, 국민과 지방정부와 대화에 나서십시오. 4대강의 어느 곳에 지금의 사업이 필요한 지 혹은 필요치 않다면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기구를 국회와 정부에 만들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진심으로 소통하십시오.
○ 국회에 제안합니다. 시민사회단체가 제안한 4대강사업 검증특위를 즉시 구성하고 4대강 현장조사에 나서십시오. 당신들의 국민이, 지역구가 불필요한 공사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오염된 퇴적토와 누런 흙탕물로 오염된 강물을 국민이 마시고 있습니다. 불어난 강물을 빼내지 못해 농작물이 피해를 입고 지역농민이 울부짖고 있습니다. 모두 당신들의 국민입니다. 더 이상 방관하지 마십시오. 당이 달라서, 정파가 달라서 입장이 다를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4대강 사업의 진실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는 일은 국민의 대변자인 국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더 이상의 직무유기를 중단하십시오.
○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4대강의 생태계와 안전하고 맑은 물과 그리고 강에 기대어 살아가야 할 고향의 어머니 아버지, 앞으로 강과 함께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위해 파괴와 폭력의 4대강 사업을 여기서 중단할 수 있도록 힘을 더해 주십시오.
지방선거에서 심판했지만 토건세력은 굳건하고 지방정부의 힘은 아직 부족합니다. 중앙정치는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4대강 추진세력에 대한 심판이 필요합니다. 국민여러분, 깨어있어 주십시오. 4대강을 위하여, 4대강 사업의 중단과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하여 깨어 함께 행동해 주십시오.
○ 우리는 대통령이 우리의 제안에 화답할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의 중단과 대안모색을 위한 국민기구가 탄생하고 시민사회와 종교인, 전문가들이 함께 대안을 만들 수 있을 때까지 강의 친구로, 지역민의 친구로 남겠습니다.
강은 흘러야 합니다.
2010. 7. 22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석봉․이시재․지영선 사무총장 김종남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일동
*남한강/ 서울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처장, 고양환경운동연합 박평수 집행위원장, 수원환경운동연합 장동빈 사무국장
*낙동강/ 경남환경운동연합 이환문 사무처장,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
*트위터 :
- 남한강 이포보 위 염형철 서울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의 트윗 계정
@yumdolsoi
그외 환경연합(@kfem), 김종남(@winful), 한숙영(@sugar_kfem)
- 낙동강 함안보 타워크레인 최수영 부산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트윗 계정
@gaksital_
그외 감병만(@kbm261)
* 문의 : 남한강 이포보 박창재 국장(010-5463-1579 / greencj@kfem.or.kr)
낙동강 함안보 임희자 국장(010-8267-6601 / lmhj@kfem.or.kr), 우정희 국장(011-9535-5084)
서울 상황실 양이원영 국장(010-4288-8402 / yangwy@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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