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했던 밤은 지나고 해운대의 아침이 왔다. 아침 식사 후에 나와 이영민 가족은 이승철 가족과 헤어져서 남쪽으로 내려온다. 남부산을 거쳐 창원으로 들어간다. 마산, 창원이 합쳐 창원이 되었다지? 사실은 예전 마산 지역으로 들어온 것이다. 나는 나의 제2의 고향인 마산 완월동으로 들어온다. 나는 어린 시절, 이 마산 완월동에 와서 한동안 산 적이 있다. 완월국민학교에 다녔는데 무척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완월동에는 한국 100명산 중의 하나인 무학산이 있다. 우리는 예정대로 무학산 등반을 하고 이영민 가족은 밑에서 관광을 하기로 한다.
무학산 등반을 하기 위해 이 길로 오른다. 벌써 등반이 시작된 것이다.
무학산의 주계곡인 서원계곡에 물이 흐른다. 남쪽에도 가뭄은 극심하다.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은 단미가 앞에서 오르고 있다.
무학산 팔각정 근방의 서원계곡 암반 위에 위치한 백운사.
백운사 지나서도 계곡 암반 위에 시설물들이 죽 늘어서 있다.
군데 군데 흩어져 있는 약수터. 무학산이라면 전국에서 물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 아니더냐? 그래서 물 좋은 마산의 무학산이라는 말이 있고 무학산의 몽고간장, 무학소주........라는 말도 있다. 그 정도라면 물이 좋기는 좋겠지?
계곡은 산을 오를 수록 자꾸 좁아진다. 우리는 이 계곡을 따라 곧 바로 정상에 오를 것이다. 제대로 될런지는 모르지만...........
가다보면 너덜지대도 나온다. 무학산은 완전히 육산은 아닌 모양이다. 속에 바위가 제법 숨어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오르다 보니 바위가 조금씩 나타난다.
아! 계단이다.
드디어 마산만이 나타나는데...........원래 무학산이란 산 자체보다 그 조망이 아름다운 산이 아니더냐? 물길 건너 창원이었는데 이제는 마산, 창원이 통합하여 창원시라고 한단다.
우리가 바로 치고 올라온 서원계곡.
7부능선에 위치한 View Point에 선 단미. 오랜만에 웃는다.
365 사랑계단이라는데 사실 이게 사람 죽인다. 365계단을 겨우 다 오르면 다시 건강 365계단이 나타난다.
365계단이라 해 놓고 1월 1일부터 패를 달아 놓아 12월 31일까지 붙여 놓았다.
서서히 단미가 쳐지기 시작한다.
좀 더 쳐지고..............
사랑 365계단이 끝나면 서마지기가 나타난다. 이른바 주능선의 넓은 안부인데...............전망이 좋다. 무학산 주능선이 바로 거대 산줄기 낙남정맥이 아닌가?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하니 바로 서마지기가 저 멀리 떨어진다.
나도 한장?
무학산 정상.
내 어린 시절, 이 무학산 기슭에서 배 고프게 살았다. 부모가 안 계시자 마산철강주식회사에 다니시던 형님이 나를 이 마산으로 오게 했는데, 형님이 출근한 뒤, 나를 무척 미워했던 형수가 밥을 제대로 주지 않아 늘 무학산 기슭에서 쑥 뜯어 먹고 친구들 따라다니며 얻어 먹곤 했는데, 나를 불쌍하게 여긴 완월국민학교 담임선생님이 당시 학교로 나오던 배급 빵을 나에게 2개씩 주곤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서울의 큰 누나가 마산으로 내려와 형님 집의 큰 장독대를 돌로 전부 깨고 전 동네가 시끄러울 정도 형수와 싸우고는...........나로 하여금 바로 책가방을 싸게 하여 나를 서울로 데려간 것이다. 큰누나와 내가 눈물을 흘리며 마산을 떠날 때, 담임선생님이 떠나는 나를 몹시 아쉬워한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당시에 나는 우리반에서 늘 1등을 했기에 담임선생님이 많이 아쉬워 하신 것 같다. 그 시절 무학산 기슭에 있던 친구들인 정대성, 이철..........등은 그 뒤로 영원히 만나지 못했다. 마산 무학산의 날들은 평생 살아오면서 나의 기억 뒤 언저리에 어렴풋이 가슴 저리게 자리 잡고 있다. 지금도 무학산의 나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배가 너무 고파 쑥 뜯어 먹던 기억에 늘 눈물 짖는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마산만.
이제 정상에서 남쪽 능선인 학봉능선을 타고 둘러 내려갈 것이다.
북쪽 능선도 뚜렷하게 나 있지만 오늘은 남쪽 능선을 타고 내려 간다.
능선을 타고 내려오다 보면 몇개의 전망대와 바위군들이 늘어서 있다.
능선의 마지막에 솟아 있는 학봉.
무학산 등반 후에 우리는 마산 시내 오동동으로 나온다. 왜? 그 유명한 오동동아구찜거리의 오동동아구할매집에서 아구찜을 먹으러.......아구찜의 역사는 마산이 원조이다. 그리고 가장 유명한 아구찜도 마산에서 먹어야 제 맛이란다. 과연 그런가?
우리는 경주에서 늘 생아구찜을 먹기에 특이한 건아구찜을 시킨다. 시켜보니 경주와는 다른다. 경주는 갈분을 넣어 뻑뻑하게 소스를 내는데 마산식은 그렇지 않다. 갈분을 쓰지 않고 생짜배기로 바로 아구찜을 만들었다. 대신 정성들여 만든 양념이 잔뜩 발려져 있다.
경주 아구찜과는 그 맛이 너무나 달라 김정숙 선생은 맛이 별로라고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더 고급이다. 신경 써서 만든 양념이 경주와는 다르고 다른 재료를 섞지 않은 맛이 아구와 콩나물 맛 그 자체였다. 아마 우리는 경주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식사 후 달려 달려 진주로 온다. 진주의 진주성 근처의 어느 모텔에 자리를 잡은 후 진주의 중심가인 대안동 상가거리로 나온다. 왜? 진주에서 가장 유명한 어느 식당을 찾으러...............
그 식당은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한 대안동의 중앙시장 내에 있다는데..............진주에 오는 사람이면 이 식당을 안 거쳐 가는 사람이 없단다.
중앙시장 안의 이 제일식당이다. 뭐가 유명하냐고? 육회비빔밥, 내장국밥, 그리고 아침에 나오는 해장국이다.
좀 무리지만 육회비빔밥을 시키고 내장국밥을 한 그릇 시켰다. 내장국밥..........캬! 보기는 저래도 맛이 정말 대단하다. 사골을 끓여 낸 육수로 만든 국밥인데 국물도 국물이지만 저 생파로 파송송 넣은 국밥의 맛은 일품이다.
그리고 나온 육회비빔밥. 밥에 육회를 얹은 것이 아니고, 비빔밥에다가 육회를 첨가시킨 것이다. 먹어보니............햐! 대단하다. 전국 여러 곳의 비빔밥을 먹어보지만 이 맛은 정말로 대단하다. 가격도 6,000원이다. 사실 우리 고장 근처에 영천 영화식당의 육회비빔밥이 있지만 그것은 맨 밥에 육회를 얹은 것인데 이건 그런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영천 영화식당 육회비빔밥은 가격이 17,000원인데 비해 이것은 단돈 6,000원이다.
내장국밥과 육회비빔밥의 앙상블.
내자
비벼놓은 육회비빔밥. 그 맛은 일품이다.
배를 두드리며 숙소 근처로 오니 밤의 진주성이 드러난다. 촬영을 잘못하여 흔들렸다. 하지만 이 사진 밖에 없어 올려본다.
참새가 방아간을 그냥 지나가랴? 오늘은 이영민이가 술을 마시자고 졸른다. 세상 오래살다 보니 별일도 다 있다. 그래, 한잔하자. 예까지 와서 그냥 잠을 잘 수 있으랴?
진주에서의 하루 밤 후 아침에 육거리 곰탕집을 찾아간다. 네티즌들이 추천해 주는 식당이니 기본은 되겠지?
곰탕집에 들어서자 마자 진한 곰탕 냄새가 코를 찌른다. 맛있게 먹어버리고 빨리 남해도로 들어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