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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더운 날씨에..
'항우'와 '우희'의 사랑이 생각나서
골방에서 청승을 떨며 붓질 해 보았습니다..
----6월22일 등애거사 ----
虞美人草(우미인초)
曾鞏(증공)
鴻門玉斗紛如雪(홍문옥두분여설) 홍문의 옥두는 부서져 눈처럼 날리고
十萬降兵夜流血(십만항병야유혈) 항복한 십만 군사는 밤새 피 흘리며 죽어갔네
咸陽宮殿三月紅(함양궁전삼월홍) 함양궁은 불이 타올라 석 달이나 붉고
霸業已隨煙盡滅(패업이수연진멸) 패업은 벌써 연기 따라 사라졌네
剛强必死仁義王(강강필사인의왕) 바야흐로 강한 자는 반드시 죽고 어진 자만이 왕이 되니
陰陵失道非天亡(음릉실도비천망) 음릉에서 그렇게 길을 잃은 것은 하늘이 시킨 것이 아니었네
英雄本學萬人敵(영웅본학만인적) 영웅은 본래 만인에 필적함을 배워야 하거늘
何用屑屑悲紅粧(하용설설비홍장) 어찌 미인 하나를 두고 저렇게 슬퍼하나
三軍散盡旌旗倒(삼군산진정기도) 삼군은 흩어지고 기가 넘어지니
玉帳佳人坐中老(옥장가인좌중로) 옥 장막 속 미인은 않은 채로 생을 마치네
香魂夜逐劍光飛(향혼야축검광비) 향기로운 혼은 한 밤 칼 빛 따라 날아가고
靑血化爲原上草(청혈화위원상초) 푸른 피는 언덕 위에 풀이 되었네
芳心寂寞寄寒枝(방심적막기한지) 아름다운 마음은 찬 가지에 쓸쓸히 머물고
舊曲聞來似斂眉(구곡문래사렴미) 옛 가락 들려오니 그 눈썹 거두는 것만 같네
哀怨徘徊愁不語(애원배회수불어) 슬픔과 원망 속 배회하며 말 못할 괴로움에
恰如初聽楚歌時(흡여초청초가시) 흡사 초나라 노래를 듣던 그 때 같네
滔滔逝水流今古(도도서수류금고) 강물은 예나 지금이나 도도히 흐르고
漢楚興亡兩丘土(한초흥망양구토) 한과 초의 흥망은 두 언덕의 흙이라네
當年遺事久成空(당년유사구성공) 그 옛 일은 헛되이 사라진지 오래거늘
慷慨樽前爲誰舞(강개준전위수무) 술잔 앞에 그 슬픈 몸짓, 지금은 누구를 위하여
저렇게 춤을 추는가...
패왕(覇王)이란 이름으로 천지를 진동시키던 대장부 항우는 유방이 이끄는 한나라와
천하쟁패 끝에 유방의 제안대로 서쪽은 한나라가 동쪽은 초나라가 양분함에 동의하였으나,
한나라의 기습으로 도리어 해하의 성 안에 갇히게 되었다.
사방을 포위당한 채 들려 오는 초나라 노래는 항우의 억센 마음을 녹였고..
그 사면초가(四面楚歌)의 굴욕 끝에 항우는 밤이 되자 장수들을 불러 놓고 결별의 주연을 열었다.
그래도 사내 항우에게는 마지막까지 곁을 떠나지 않던 천리마 '추'와 우미인으로 불리우던 여인 '우희'가 있었다.
애마 추와 우미인을 바라보며 항우는 비분강개하고 말았다.
"나의 힘은 산을 뽑고, 기운은 세상을 덮는다(力拔山氣蓋世).
허나 때는 나에게 불리하고 추도 움직이지 않는데, 우미인아, 우미인아, 내 그대를 어찌 할 것인가..."
한없는 탄식의 분루를 삼키며 몇 번의 노래를 부르자
우희는 이별의 슬픔을 가득 담아 애절한 화답의 노래를 부르고야 말았다.
"해하땅 들녁은 만추로 젖어 드는데
어찌하여 사면은 초가 뿐인가.
대왕이시어 . 초패왕이시어 기개를 잃지 마옵소서.
소첩은 오추마와 함께 있나이다.
노래를 마친 여인 우희는 항우의 보검을 꺼내 자신의 가슴에 꽂고 자결하였다.
그 때 나이 서른 하나...
항우는 자신의 품에서 꽃처럼 스러져 간 우희의 사랑 앞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우미인 희가 자결한 다음 날 오강에서 그 또한 자결하였으니,,, 얼마나 처연한 슬픔의 길을 갔을까?...
후일, 우미인이 묻힌 땅에서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피었고, 세인들이 이를 일러 우미인초라 부르게 되었다.
지금도 우미인초 앞에서 항우의 해하가를 부르면 우미인초는 흐느끼듯 흔든거린다고 한다..ㅎㅎ 믿거나 말거나..
(위의 내용 일부는 옮겨왔고 일부는 수정 하였습니다.)

음~
요즘 삼국지 보는 맛에 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