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끈한 정원수 큰 키를 자랑한다 얼룩 무늬 옷을 입은 이로운 멋쟁이라 서방 멀리 카끼색 복장이지만 속진 꼴은 동남방 어름이라 겉과 속이 다르다
입에 오르내리는 네 번 놀라는 과일 너무 못생겨 놀라고 향기가 너무 좋아 놀라고 맛이 형편없어 놀라고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듬뿍 들어 놀라고
사시사철 기나긴 뙤약볕을 맞아가며 노랗게 익은 모과는 이기적 자기 색깔을 자랑한다 울퉁불퉁한 몸통은 몸뻬 입은 뿡보보다 멋이 나지 않아도 황금색 알 열매를 씻고 닦아내 물기를 빼어낸다 손질 중에 칼맛을 안겨야 반으로 자른 후 씨를 제거한다
소담한 대 바구니나 소쿠리에 들어 앉아 모과차를 내릴 준비해볼까 미리 엄정한 절차례를 앞 둔 차비를 마쳐야 할 건데 얇게 총총 편으로 썰어도 좋고, 채썰기도 좋아 대바구니에 담아 널어 가을볕에 말리거나 건조가 충분치 않으면 오븐이나 무쇠 솥이나 프라이 팬에 덖어주시어요
모과 과육을 말려 가루를 내어도 좋고 모과편을 꿀에 재워 정과를 만들거나 모과청 모과잼을 만들어도 좋아 수시로 즐거이 먹고 마시기 편하며 땀과 노고를 차곡차곡 쌓아 시고 떫은 고유의 맛을 내어준다 거친 맛을 잠깐 우려내고 새 물을 넣고 우려내시면 순한 향이 그저 그만이지요.
첫댓글 잠에서 깨어나 맛볼 수도~~눈을 트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