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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많은 여수, 볼 공연은 없다" 시민회관은 지역 행사장으로…예울마루는 가격에 '흠칫'
성지영 기자 | isop0801@naver.com
지난 연말, 김충석 여수시장은 2014년 갑오년 시정운영 방향을 밝히는 자리에서 여수시를 '국제 해양 관광 레저 스포츠 교육 문화 수도' 로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 중 '문화 수도'를 향한 여수시의 행보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시민회관, 지역 행사장에 그쳐
960석의 대공연장을 갖춘 시민회관과 266석의 소규모이지만 이름만으로도 기대치를 높이는 진남문예회관은 접근성이 좋고 시민들에게 친숙해 지역 내 문화·예술의 허브 역할이 기대된다. 그러나 두 곳의 전년도 운영 실적을 보면 대부분이 기업이나 시민단체들의 세미나 및 행사, 동아리 발표회 일색이다. 한 달에 1~2차례 올리는 어린이극으로 시민들의 갈증을 달래고 있지만 그조차 여의치 않을 때는 영화 상영으로 대체되기도 했다. 파도소리 소극장 재개관
극단 파도소리의 대표이자 한국연극협회 전라남도지회 지회장이기도 한 강기호 대표는 "여수는 비슷한 규모의 인근 도시들과 비교해 봐도 문화예술 수준이 한참 뒤떨어져 있다. 공연장 수나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서울은 장기 공연이 가능한 소극장 문화가 많이 발달돼 있어서 관객들이 자기 일정에 맞춰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공연 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소극장이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극장 로비에는 갤러리를 만들어 지역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시민들의 이벤트 장소로 대관하는 등, 시민들에게 다가가고자 노력 중이다. 강 대표는 "지난 해 연극을 보고 갔던 관객 중 한 분이 자기 결혼식을 소극장에서 할 수 있는지 문의해왔다. 뜻밖의 연락이었지만 기분 좋게 수락했다. 최대한 문턱을 낮추고 상설 극장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울마루, 그림의 떡 vs. 공연장 차별화
예총 여수지부 한 관계자는 "예울마루가 여수 문화·예술의 수준을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비용도 같이 높였다"고 아쉬워했다. 시민회관이나 진남문예회관보다 대관료가 3배 이상 높아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지역 예술가들로서는 '그림의 떡'이라는 것. 김현철 예울마루 홍보마케팅팀 팀장은 예울마루의 건립 목적이 "여수에서도 서울이나 수도권 수준의 질 높은 공연과 전시를 즐길 수 있게 해 달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각 공연장마다 나름의 정체성과 그에 맞는 운영 정책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그간 여수시에서 유치하지 못했던 대규모 기획 공연들을 많이 선보이다 보니 시민들이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일한 공연의 타 지역 티켓 가격과 비교하면 오히려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해 예울마루가 기획한 '맘마미아' 공연의 경우 전석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지만 티켓 수익률이 개런티 비용에 못 미쳤다. 그렇게 작년 한 해에만 운영비로 30억원을 투자했다. 김 팀장은 "사회 공헌 사업의 일환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예울마루도 지역 예술가들과 상생하며 보다 친숙한 여수의 문화·예술 중심지로 자리 잡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예울마루 사업추진협의회 한 관계자는 "예울마루는 여수 시민들에게 수준급 문화·예술 공연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다는 데서 이미 큰 기여를 했다. 이전에는 아이 손잡고 오는 어린이 공연 관객들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많은 시민들이 고급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며 "맘마미아와 호두까기인형까지 총 6회의 기획 공연이 전석 매진됐다는 게 그 증거"라고 말했다. 지역 예술가들의 바람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으로 지역 예술가를 후원하고 그들에게 저렴하게 대관해 준다고 해서 지역 문화·예술과 상생을 이뤘다고 볼 수는 없다. 수준 높은 공연을 기획 및 유치하여 지역 예술가들을 자극하고 전문성을 고무하는 것도 상생의 한 방법 아니냐"고 반문했다. 엑스포홀, 시설 보수 끝내고 본격 가동
조민영 여수세계박람회재단 마이스사업부 과장은 "작년 4월 재개관한 뒤 시설 개·보수에 집중하느라 홍보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현재 난방시설과 공연자 대기실 등의 완비를 끝낸 만큼 올해에는 보다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수한 무대 시설과 주변 경관, 엑스포역과 인접한 교통 편의성, 아쿠아플라넷이나 스카이타워, 거북선유람선 등의 주변 즐길거리로 인해 이전 공연팀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다. 공연 횟수에 연연하기 보다는 엑스포홀이 지닌 상징성과 시민들의 기대감에 부응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연을 유치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더해 여수세계박람회장의 처음 건립 의도에 맞게 대규모 국제 행사와 학술 행사도 적극 유치하여 다양성을 기한다는 전략이다. 수동적인 졸속 행정, 도마 위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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