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거리를 걷는데 누군가 다가와서 다급하게 1만원만 빌려달라고 하면 시민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어요? 빌려간 사람이 돌려준다는 보장도 없고, 수고를 들여 돌려받기도 애매한 금액입니다. 여러분은 빌려주겠습니까?
모 방송국에서 이 같은 방식의 실험을 세계 7개 나라 대도시에서 실시했는데요. 그 결과 놀랍게도 우리나라가 3번째로 돈을 잘 빌려주는 나라였습니다. 전체 중에서는 미국 뉴욕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프랑스 파리, 가장 꼴찌는 중국 베이징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번째.
거리를 걷다가 지갑을 주웠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 실험에서 나타난 지갑 회수율은 세계 평균 58%였지만, 덴마크나 노르웨이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회수율이 100%를 기록했습니다.
이 두 가지 실험에서 찾고자 하는 것은 바로 ‘신뢰’입니다. 그리고 이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 자본’입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이익 주는 사회적 자본
첫 번째 실험처럼 모르는 누군가가 길거리에서 갑자기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면 당황스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근본적인 생각은 ‘내가 만약 이 사람처럼 긴급한 상황에 놓여 돈을 빌리게 될 때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라고 합니다.
두 번째 실험도 마찬가지, 내가 다른 사람의 지갑을 찾아준다는 것은 곧, 내가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 다른 사람이 찾아 줄 것이라는 신뢰가 바닥에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내가 선행을 베푸는 것이 곧 나에게 돌아올 것 이라는 기대심리, ‘신뢰’입니다.
사회적 자본의 근본이 바로 ‘신뢰’입니다. 위 실험에서처럼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 나아가 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연쇄반응처럼 증가할 때 사회적 자본의 역량도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탄을 나르며 어려운 이웃을 향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사회적 자본은 왜 필요할까요?
무한경쟁의 자본주의가 출현하면서 사회는 각종 부조리와 불평등을 겪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안이 제시됐지만, 갈수록 심화되는 부의 불평등이 권력의 불평등으로 연결되는 현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불평등으로 사회 전체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세상이 더욱 각박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시 경제 이기주의로 발전해 서로를 돕는 행위보다는 상대방을 누르고 이기려는 대결로 치닫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즉, 소모적 경쟁으로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복지에는 인색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자본주의의 단점을 극복하고 경제 성장과 복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사회적 자본입니다.
사회적 자본은 사람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게 도와주는 능력입니다.
사회적 자본은 서로 소통하며 다른 것을 가능케 해주는 무형의 자산입니다.
사회적 자본은 서로 소통하며 협력하는 사회적 역량의 근간입니다.
사람들이 사회에 대한 신뢰를 키우는 것은 결국 모두가 나눠 가질 수 있는 파이를 더 크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지금 당장의 이익 추구보다는 양보를 할 것입니다. 타인을 신뢰하고, 사회를 신뢰하면 나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더 크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자본, 시민이 완성해야
대전시는 사회적 자본이 구성원 간 신뢰와 협조를 바탕으로 시민들의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을 확충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발굴하고 시행 중입니다. 특히 대전시와 대전시의회가 지난해 말 사회적 자본 정책 관련 조례를 제정한 것은 큰 성과 중 하나입니다. 이를 통해 대전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지원확대, 민간 비영리 법인의 확대, 주요 시책에 대한 시민 배심원제 도입 등 제도를 통해 사회적 자본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사회적 자본의 실현을 위해서는 시민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다소 추상적인 사회적 자본의 개념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때문에 대전시가 행정을 바탕으로 시민 사회에 사회적 자본이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하려고 합니다.
최근 마련된 사회적 자본 확충 조례안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지역 사회에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의 목표로 나갈 수 있는 신뢰와 소통, 협력과 규범, 네트워크 등 사회적 자본을 확충 할 수 있도록 자문기구와 연구센터, 지원센터 등을 설립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사람은 직위나 사회적 능력에 따라 존중받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존엄하며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 대전시가 지향하는 사회적 자본의 방향입니다. 대전시는 사람을 중심에 둔 시정이 곧 사회적 자본의 확충이라는 자세로 모든 정책을 결정하고 펼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