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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원 박사 周·人·工 四書三經] *<제128강> (2018.11.05.)
— <周·人·工 四書三經>은 ‘周易과 人性을 工夫하는 四書三經 강좌’를 말한다 —
서경(書經) 제5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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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書經 공부 ☞ 3.商書(2) [5]太甲(上·中·下) [6]咸有一德 [7]盤更(上·中·下)
[8]說命 [9]高宗肜日 [10]西伯戡黎 [11]微子
❊ 商 書 ❊
[5] 太甲·上
商나라 士官이, 伊尹이 告戒한 節次와 太甲이 (桐宮에) 갔다가 윤덕(允德)을 쌓아 돌아온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므로 上·中·下 세 편이 서로 이어져 글을 이루고 그 사이에 혹 士官의 말을 덧붙여 기록하여 篇의 뜻을 관통하게 하였으니, 역사가가 紀傳體에 기재한 것과 같다. 唐나라 孔氏가 말하기를 “伊訓, 肆命, 徂后와 太甲, 咸有一德은 모두 太甲에게 告戒한 것인데, 다 伊訓이라고 이름할 수 없으므로 일을 따라 명칭을 세운 것이다.” 하였다. 林氏가 말하기를 “이 또한 訓體이다.” 하였다.『今文尙書』에는 없고,『古文尙書』에 있다.
商史錄伊尹告戒節次와 及太甲往復之辭라 故로 三篇이 相屬成文하고 其間에 或附史臣之語하여 以貫篇意하니 若史家紀傳之所載也라 唐孔氏曰 伊訓, 肆命, 徂后와 太甲, 咸有一德이 皆是告戒太甲이로되 不可皆名伊訓이라 故로 隨事立稱也라 林氏曰 此篇亦訓體라 今文無, 古文有하니라.
1. 惟嗣王이 不惠于阿衡하신대
2. 伊尹 作書曰 先王 顧諟天之明命하사 以承上下神祗하시며
社稷宗廟를 罔不祗肅하신대
天監厥德하사 用集大命하사 撫綏萬方이어시늘
惟尹 躬克左右厥辟하여 宅師하니 肆嗣王 丕承基緖하시니이다.
· ‘不惠于阿衡’에서 ‘惠’는 ‘순하다, 따르다’ / ‘阿衡’은 탕임금이 이윤을 높여 부른 호칭
· ‘顧諟天之明命’에서 ‘諟’(시)는 ‘是’와 통용, ‘이’ / ‘以承上下神祗’에서 ‘祗’(기) ‘땅의 신’
· ‘躬克左右厥辟’에서 ‘躬’은 ‘몸소’ l ‘辟’(벽)은 ‘임금’ /
· ‘宅師’에서 ‘宅’은 ‘집, 편안하다’ l '師'는 ‘백성들, 무리, 군중, 군사’
· ‘丕承基緖’(비승기서)에서 ‘丕’(비)는 ‘크다’. ‘基緖’는 터 닦아 놓으신 공업(功業)
후계자인 왕이 아형(阿衡)인 이윤(伊尹)에게 잘 따르지 못하자, 이윤이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선왕(先王)께서 이 하늘의 밝은 명(命)을 돌아보시어 천지신명의 뜻을 이어받으시며 사직(社稷)과 종묘(宗廟)에 대해 공경하고 엄숙하게 대하지 않음이 없으시니, 하늘이 그 덕(德)을 살펴보시고 큰 명(命)을 모아 주시어 만방을 어루만져 편안하게 하도록 했습니다. 저 이윤은 오직 임금님을 몸소 좌우에서 보필하여 백성들을 편안하게 살게 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후계자이신 임금님께서 터 닦아 놓으신 공업을 크게 이어받게 되실 것입니다.”
❊ [書經에서 大學 읽기] — ‘顧諟天之明命’ ☞『大學』(傳1章) ‘明明德’의 章)
‘明命’은 ‘命[마음]을 밝게하다’인데, 여기에서 말하는 ‘明命’은『대학』에서 ‘明明德’으로 표현했다. 이 ‘밝음의 사상’은 동이인(東夷人)의 특징이다.『 大學』(傳1章)의 내용이다.
01 康誥 曰 克明德 太甲 曰 顧諟天之明命 帝典曰 克明峻德 皆自明也
『서경(書經)』의 ‘강고(康誥)’에는 “능히 덕(德)을 밝힌다.”고 하였고, ‘태갑(太甲)’ 편에서는 “이 하늘의 밝은 명(命)을 돌아본다.”고 하였으며, 제전(帝典)에서는 “능히 큰 덕을 밝힌다.”고 하였으니 모두 ‘(마음을) 밝히는 것’에서 시작한 것이다.
『대학(大學)』의 길은 덕(德)을 밝히는 것, 즉 명명덕(明明德)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하늘[天]’이란 무엇인가? 인간 존재의 본질은 마음의 근원을 이루고 있는 성(性), 즉 ‘살려는 의지’인데 이 살려는 의지는 나의 육체와 남의 육체 그리고 만물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동일자이다. 나의 본질이 곧 남의 본질이므로 이는 나에게 국한 되지 않는 전체적인 존재이다. 그러므로 이 ‘살려는 의지’는 나의 본질로서 나의 육체에 작용하는 면에서 보면 개별성을 갖지만, 나에게 국한되지 않는다는 면에서 보면 전체성을 갖는다. 이 ‘살려는 의지’의 전체성을 ‘하늘[天]’이라 표현하고 개별성을 성(性)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천(天)의 명(命)이란 모든 삶을 전체성의 견지에서 조화롭게 유도해 나가는 의지라고 할수 있다. 천(天)이 주체이고 명(命)을 그 주체의 작용이다.
3. 惟尹 躬先見于西邑夏하니 自周有終한대 相亦惟終이러니
其後嗣王 罔克有終한대 相亦罔終하니
嗣王은 戒哉하사 祗爾의 厥辟하소서 辟不辟이면 忝厥祖하리이다.
· ‘自周有終’에서 ‘周’는 ‘두루, 골고루’. ‘有終’은 (禹임금) ‘유종의 미, 유종의 미를 거두다’
· ‘祗爾’(지이)에서 ‘祗’(지)는 ‘공정하다’ / ‘辟不辟’에서 ‘辟’은 ‘임금, 임금답다’
“저 이윤(伊尹)이 몸소 전에 서쪽나라인 하(夏)나라에서 살펴보니, (임금이) 스스로 두루두루 유종(有終)의 미(美)를 거두고 재상들 또한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며, 그 뒤를 이은 임금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재상들 또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뒤를 이으신 임금께서는 경계하소서. 그대의 임금 노릇을 경건(敬虔)하게 하소서.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면 선조를 욕되게 할 것입니다.”
* [강 설(講說)] ———————
'西邑’이란 ‘서쪽에 있는 나라’, ‘서쪽에 있는 고을’이란 뜻이다. 이에서 보면, 당시의 상나라에서는 하나라를 서부(西部)족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동서간의 대립의식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생(人生)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생의 마침을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이다. 한 세상을 살고 나서 생애의 일을 어떻게 마무리하는가에 따라서 삶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종(有終)의 미(美)’를 거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사람이 죽는 것을 ‘졸(卒)’ 또는 ‘종(終)’을 쓰는데, 이는 ‘생애의 일을 잘 마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4. 王 惟庸하사 罔念聞하신대
5. 伊尹 乃言曰 先王 昧爽에 丕顯하사 坐以待旦하시며
旁求俊彦하사 啓迪後人하시니 無越厥命하사 以自覆하소서.
· ‘惟庸’에서 ‘惟’(유)는 ‘생각하다, 여기다’. ‘庸’(용)은 ‘평범하다, 범상하다’
· ‘昧爽’에서 ‘昧’(매)는 ‘새벽, 동틀 무렵’. ‘爽’(상)은 ‘날이 새다, 밝다’ ‘이른 새벽’
· ‘無越厥命’에서 ‘越’은 ‘멀리하다, 잃다’. ‘命’은 ‘선왕의 뜻[마음]’
임금[태갑]은 평범하게 생각하여 들은 것을 유념(留念)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윤(伊尹)이 마침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선왕(先王, 湯)께서 이른 새벽에 크게 마음을 밝히시어, 앉아서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시며, 사방으로 빼어나고 훌륭한 선비들을 구하시어 후인(後人)들에게 길을 열러 인도하셨습니다. 그 뜻을 멀리하여 스스로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소서.”
* [강 설(講說)] ———————
태갑(太甲)이 이윤(伊尹)의 말을 들은 체하지 않자, 좀더 강한 어조로 깨우치고 있다. 선와의 뜻을 멀리하여 스스로 전복(顚覆)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말은 선왕의 뜻을 멀리하면 스스로 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계한 말이다.
6. 愼乃儉德하사 惟懷永圖하소서
7. 若虞機張이어든 往省括于度則釋이니 欽厥止하사 率乃祖攸行하시면
惟朕 以懌며 萬世에 有辭하시리이다.
· ‘愼乃儉德’에서 ‘德’은 ‘본마음을 실천하는 능력’
· ‘若虞機張’에서 ‘虞’는 ‘虞人’(우인), 사냥터 관리인. ‘機’는 ‘쇠뇌에 시위를 거든 것’
· ‘往省括于度則釋’에서 ‘往’은 ‘후(後)’와 같은 뜻. ‘括’(괄)은 ‘오늬, 활시위에 얹는 화살 뒤에 갈라진 부분’. ‘度’는 ‘법도’. ‘釋’은 ‘화살을 발사하는 것’
· ‘欽厥止’(흠궐지)에서 ‘止’는 ‘마무리하다. 목표점, 가서 머무는 곳’, ‘止於至善’
· ‘惟朕 以懌’에서 ‘懌’(역)은 ‘기뻐하다’
“검소(儉素)한 마음 능력을 신중하게 지켜서 오직 영구히 지속할 수 있는 대책을 생각하소서. 우인(虞人)이 쇠뇌에 시위를 걸어놓은 뒤에, 화살 뒤끝이 법도에 맞는지에 대해 살핀 뒤에 발사하듯이, 최선의 처신을 하도록 마음을 가다듬어서, 그대의 할아버지께서 행하신 바를 따르신다면, 저도 기쁠 것이며 만세에 칭송하는 말이 있을 것입니다.”
* [강 설(講說)] ———————
‘쇠뇌’는 많은 화살을 한꺼번에 발사하는 기계이다. 화살을 발사할 때는 먼저 그 쇠뇌에 화살이 제대로 얹혀 있는지 조심스럽게 살펴야 한다. 이윤(伊尹)은 인생살이에 있어서도 이처럼 조심해야 함을 비유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8. 王 未克變하신대
9. 伊尹曰 玆乃不義는 習與性成이로소니
予는 弗狎于弗順이라하고
營于桐宮하여 密邇先王其訓하여 無俾世迷케하니라
10. 王이 徂桐宮居憂하사 克終允德하시다.
· ‘弗狎于弗順’에서 ‘狎’(압)은 ‘익숙하다, 친압하다, 업신여기다’
· ‘營于桐宮’에서 ‘營’(영)은 ‘다스리다, 살다’. ‘桐宮’은 탕임금의 무덤이 있는 곳의 집
· ‘無俾世迷’에서 ‘俾’(비)는 ‘사(使)’와 같은 뜻. ‘~하게 하다’
· ‘徂桐宮居憂’에서 ‘徂’(조)는 ‘나아가다’. ‘居憂’은 ‘고생하다’, ‘居父母之喪[무덤]’
· ‘克終允德’에서 ‘終’은 ‘완성하다, 이루어내다’. ‘克終’은 대자전에 ‘善終’이라 했다.
‘允德’은 ‘군왕으로서 진실한 덕.’ ‘修德, 涵養德性’을 말한다.
왕이 (태도를) 바꾸지 못하자, 이윤(伊尹)이 말하기를 “이처럼 의롭지 못한 것은 습관(習慣)이 본성(本性)처럼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나는 하늘의 뜻을 따르지 않은 자와는 친할 수 없다.” 하고는, (왕을 탕임금의 무덤이 있는 곳의) 집에 살게 하여 선왕(先王)의 훈계(訓戒)를 매우 가까이 접하여, 세상을 혼미하지 않게 하였다. 왕이 동궁(桐宮)으로 가서 고생하면서 진실한 덕(德)을 이루어내었다.
* [강 설(講說)] ———————
태갑(太甲)이 끝까지 이윤의 말을 듣지 않자, 이윤(伊尹)은 태갑을 탕임금의 무덤 근처에 있는 집으로 추방을 하였다. 그리하여 탕(湯)임금의 가르침을 피부로 느껴서 회개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맹자』에서 공손추(公孫丑)가 이 사실에 대해 맹자(孟子)에게 ‘신하가 임금을 추방해도 괜찮은 것인가’ 하고 물은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맹자는 ‘이윤(伊尹)의 뜻이 있으면 괜찮다’고 했다. 임금을 추방하는 것이 ‘신하의 욕심(慾心)’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찬탈(簒奪)이 되지만, 진정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한 것이었다면 괜찮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이 혁명사상이다. 이 혁명은 정치 체제는 바뀌지 않는 상탱에서 임금만 바뀌는 것이므로 이를 역성혁명이라 한다. ‘역성혁명사상’은 동이족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太甲·中
1. 惟三祀十有二月朔에 伊尹 以冕服으로 奉嗣王하여 歸于亳하다
2. 作書曰 民非后면 罔克胥匡以生이며
后非民이면 罔以辟四方하리니 皇天 眷佑有商하사
俾嗣王으로 克終厥德하시니 實萬世無疆之休삿다.
· ‘罔克胥匡以生’에서 ‘胥’(서)는 ‘서로’
3년째 되는 해의 12월 초하루에 이윤(伊尹)이 면류관(冕旒冠)과 옷을 가지고 가서 뒤를 이을 임금을 받들어 박(亳)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다음과 같은 글을 지었다. “백성들은 임금이 아니면 서로 바로잡아서 살아갈 수가 없고, 임금은 백성이 아니면 사방에서 임금 노릇을 할 수 없습니다. 하늘이 상(商)나라를 돌보시고 도우셔서 뒤를 이을 임금으로 하여금 그 덕(德)을 이루게 하셨으니 실로 만세에 이어지는 끝없는 아름다움입이다.”
3. 王 拜手稽首曰 予小子는 不明于德하여 自底不類하여
欲敗度하며 縱敗禮하여 以速戾于厥躬하니
天作孼은 猶可違어니와 自作孼은 不可逭이니
旣往에 背師保之訓하여 弗克于厥初하나
尙賴匡救之德하여 圖惟厥終하노이다.
· ‘拜手稽首’(배수계수) ; ‘손 모아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다’
· ‘自底不類’(자지불류) ; ‘底’(지)는 ‘지(至)’와 통용. ‘不類’은 ‘닮지 않은 것, 불초(不肖)’
· ‘天作孼’(천작얼)에서 ‘孼’(얼)은 ‘재앙’ / ‘不可逭’(불가환)에서 ‘逭’은 ‘면하다, 벗어나다’
· ‘圖惟厥終’(도유궐종)에서 ‘圖’는 ‘꾀하다, 도모하다’. ‘惟’는 ‘생각하다, 마음속에 기원하다’
왕(王, 太甲)이 손 모아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나 소자(小子)는 덕(德)에 밝지 못하여 스스로 불초함에 이르러, 욕심으로 법도를 어그러뜨리고, 방종으로 예의를 무너뜨려, 제 몸에 죄를 불렀습니다. 하늘이 만든 재앙을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만든 재앙은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미 사보(師保)의 가르침을 저버려 처음에 잘하지 못했으나 오히려 바로잡아 주시고 구제해주시는 은덕에 힘입었으니 잘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원합니다.”
* [강 설(講說)] ———————
· ‘天作孼은 猶可違어니와 自作孼은 不可逭이니’는『孟子』에서 인용하고 있다.『孟子』에서는 ‘自作孼은 不可活이라’ 했다. ‘天作孼’은 천재지변과 같은 재앙이라면, ‘自作孼’은 사람이 스스로 짓는 죄, 즉 ‘不善’과 ‘不仁’이다. 맹자가 이르기를 ‘仁則榮 不仁則辱’이라 했다.
4. 伊尹 拜手稽首曰 修厥身하며 允德 協于下는 惟明后니이다
5. 先王 子惠困窮하신대 民服厥命하여 罔有不悅하여
並其有邦한 厥隣이 乃曰 徯我后하노소니 后來하시면 無罰일진저.
· ‘子惠困窮’에서 ‘子’는 ‘자녀처럼 여기다, 사랑하다’. ‘惠’는 ‘은혜를 베풀다’
· ‘惟明后’에서 ‘后’는 ‘임금님’
이윤(伊尹)이 손을 모아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몸을 닦아 진실한 덕(德)이 아래에서 잘 화합하면 현명한 임금이 되십니다. 선왕(先王)이 곤궁한 사람을 사랑하여 은혜를 베푸시니 백성들이 그 뜻에 복종하여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으니, 그로 말미암아 여러 나라들을 아우르게 되셨습니다. 그랬더니 이웃나라 사람들이 말하기를, ‘우리 임금님을 기다리나니 우리 임금님이 오시면 벌 받을 일이 없을 텐데.’ 하였습니다.”
* [강 설(講說)] ———————
왕[태갑]이 회개하는 것을 접한 이윤(伊尹)은 왕에게 정중하게 수신(修身)을 하라고 당부한다. 수신(修身)은 다스리는 사람의 근본자격이기 때문이다. 제다로 수신이 되어 성자(聖者)가 되면 모든 백성들이 공경(恭敬)하고 따르는 인군(仁君)이 된다.
6. 王懋乃德하사 視乃烈祖하사 無時豫怠하소서
7. 奉先思孝하시며 接下思恭하시며 視遠惟明하시며
聽德惟聰하시면 朕承王之休하여 無斁하리이다.
· ‘視乃烈祖’에서 ‘乃’(내)는 ‘너, 그대, 당신’ / ‘無時豫怠’에서 ‘時’는 ‘때’
· ‘無斁’(무역)에서 ‘斁’(역)은 ‘싫어하다, 싫증내다’
“임금님께서 당신의 덕(德)에 힘쓰시고 당신의 위대하신 할아버지를 살펴보시어, 한시도 즐기거나 태만하지 마소서. 선조를 받들 때는 효도할 것을 생각하시고, 아랫사람을 접할 때에는 공손할 것을 생각하시며, 원대한 일을 살피되 오직 눈밝게 살피시며, 도덕적인 말을 들으시되 오직 귀밝게 들으시면, 저는 왕의 아름다움을 받들어서 싫어함이 없을 것입니다.”
* [강 설(講說)] ———————
앞에서 수신을 강조한 이윤(伊尹)은, 이어서 수신의 방법을 깨우쳐 준다. 그것은 ① 선조나 부모에게 효도(孝道)하는 것, ② 아랫사람에게 공손(恭遜)한 마음을 갖는 것, ③ 눈앞의 이익에 끌리지 말 고 원대(遠大)한 일을 분명하게 살필 것, ④ 진리(眞理)의 말을 확실하게 받아들이는 것 등이다. 이 네 가지는 덕성(德性)을 실천(實踐)하는 요체이다.
太甲·下
1. 伊尹 申誥于王曰 嗚呼라 惟天은 無親하사
克敬을 惟親하시며 民罔常懷하여 懷于有仁하며
鬼神은 無常享하여 享于克誠하나니 天位艱哉니이다.
· ‘申誥于王曰’에서 ‘申’은 ‘거듭’, / ‘克敬’(극경) ; ‘능히 공경(恭敬)함을 실천한 사람’
· ‘懷于有仁’(회우유인) ; 어진 사람[有仁者]을 그리워하다
· ‘無常享’에서 ‘享’는 ‘누리다, 제사을 받아먹다, 제사를 지내다’
· ‘天位艱哉’는 ‘하늘이 주는 자리는 어렵다’는 뜻인데, ‘天位’은 나라에서는 ‘임금’이지만, 가정에서는 ‘가장(家長)’이다. 지도자[임금, 가장]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조직[나라, 가정]의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이는 또 사람으로 말하면 ‘마음[成]’에 해당한다. 사람의 모든 것은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인생(人生)이 달라진다.
이윤(伊尹)이 왕에게 다음과 같이 거듭 고하였다. “아아, 하늘은 특정한 사람을 친하시는 것이 아니라 경건(敬虔)한 사람을 친하시며, 백성들은 특정한 한 사람을 계속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어진 사람[仁者]을 그리워하며, 귀신은 특정한 사람의 제사만을 계속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정성(精誠)스러운 사람의 제사를 받아들이는 것이니 하늘이 주신 자리는 지키기 어려운 것입니다.”
* [강 설(講說)] ———————
이윤(伊尹)이 왕에게 거듭 깨우친다. 하늘은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만 은택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늘이 천명(天命)으로 내세우는 사람은 ① ‘경건(敬虔)한 사람’ ② ‘어진 사람’[仁者)] ③ ‘정성(精誠)스러운 사람’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경(敬)’과 ‘인(仁)’ 그리고 ‘성(誠)’은 유학이 지향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경(敬)’은 송나라 정자(程子)와 주자(朱子)에 의해 발흥된 신유학에 수신의 중심 덕목으로 정립되었고, 인(仁)은 대성 공자 철학의 중심을 이루는 사상이요, ‘성(誠)’은『중용』에서 중용을 이루는 최고의 덕목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유학 사상의 중심 사상이『서경』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2. 德이면 惟治하고 否德이면 亂이라 與治로 同道하면
罔不興하고 與亂으로 同事하면 罔不亡하나니
終始에 愼厥與는 惟明明后니이다
3. 先王이 惟時로 懋敬厥德하사 克配上帝하시니
今王이 嗣有令緖하시니 尙監玆哉인저!
4. 若升高必自下하며 若陟遐必自邇하니이다.
· ‘與治’에서 ‘治’는 ‘안정된 자’ / ‘終始’ ; ‘내내, 언제나,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
· ‘愼厥與’에서 ‘與’는 ‘어울리는 것’ / ‘明明后’ ; ‘밝고 밝은 임금님’
· ‘惟時’에서 ‘時’는 ‘시(是)’와 통용, ‘이에’ / ‘若陟遐必自邇’에서 ‘陟’(척) ; ‘나아가다’
“덕(德)이 있으면 잘 다스려지지만, 덕이 없으면 어지러워집니다. 안정된 자와 어울려 도를 함께 하면 흉하지 않는 것이 없고, 어지러운 자와 어울려 일을 함께 하면 망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언제나 어울리는 것을 조심하면 오직 밝고 밝은 임금이 되실 것입니다. 선왕이 오직 이에 힘쓰시어 그 덕을 경건하게 가지시어 하느님과 짝이 되셨습니다. 지금 임금님께서 그 아름다운 업적을 이으시니, 부디 이를 살피셔야 합니다. 높은 곳에 오르려면 반드시 아래에서 출발하는 것과 같고, 멀리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출발하는 것과 같습니다.”
* [강 설(講說)] ———————
앞에서 천명의 내용을 설명하여 어진 임금이 되기를 권유한 다음, 이윤은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關係)를 신중히 하도록 깨우친다.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이 덕(德)을 갖추어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다음으로 인간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비결은 덕(德)이 있는 사람과 사귀는 것이다. 유학의 리더십의 핵심은 한 마디로 ‘덕(德)’이다.
☞ ‘克配上帝’은 쉽게 말하면, ‘하늘과 한마음이 되어 천명을 따르는 자’, 즉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다. 앞에서 말한 ‘明明后’가 여기에 해당한다.『시경』<대아> 문왕편에 ‘은나라가 민심을 잃지 않았을 때는 하느님의 뜻을 잘 따랐건 마땅히 은나라를 거울삼아라(殷之未喪師 克配上帝 宜鑑于殷)’했고,『대학』<전10장>에서도 ‘『시경(詩經)』(文王篇)에 이르기를, “은(殷)나라가 무리(백성)를 잃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능히 상제(上帝)와 짝을 이루었다. 마땅히 은나라에서 보아야 한다. 큰 명(命)은 쉽지 아니하다.”고 하였으니 무리[民心]를 얻으면 나라를 얻고 무리[民心]를 잃으면 나라를 잃음을 말하는 것이다.’(詩云 殷之未喪師 克配上帝 儀監于殷 峻命不易 道得衆則得國 失衆則失國)라고 하여『시경』의 말씀을 재인용하여 ‘克配上帝’[천심]가 곧 민심(民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5. 無輕民事하여 惟難하시며 無安厥位하사 惟危하소서
6. 愼終于始하소서
7. 有言이 逆于汝心이어든 必求諸道하시며
有言이 遜于汝志어든 必求諸非道하소서.
“백성들의 일을 가볍게 여기지 마시고 오직 어렵게 여기시며, 그 자리를 안이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위태(危殆)롭게 생각하시어, 시작할 때 잘 마칠 수 있은 지를 생각하여 조심하소서. 그대의 마음에 거슬리는 것이 있거든 반드시 그것을 진리[道]의 차원에서 따져 보시고, 그대의 말에 순조로운 말이 있거든 반드시 그것을 진리가 아닌 차원에서 따져 보소서.”
☞ ‘愼終于始’(신종우시) ; ‘시작할 때 잘 마칠 수 있도록 조심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그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한다.『주역』[6] 천수 송괘(訟卦)의 대상전(大象傳)에서 말한 ‘作事謀始’(작사모시)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송사는 이해(利害)를 다투는 일이다. 비정하고 삭막한 싸움인 것이다. 송사에 휘말리는 일은 결코 아름다운일이 아니다. 그래서 송괘(訟卦) 대상전에서는 그러한 사단(事端)이 벌어지지 않도록 매사 그 시작을 바르고 신중(愼重)하게 하라는 지혜를 말한 것이다.
8. 嗚呼라 弗慮면 胡獲이며 弗爲면 胡成이리오
一人 元良하면 萬邦 以貞하리이다
9. 君罔以辯言으로 亂舊政하며
臣罔以寵利로 居成功이라사 邦其永孚于休하리이다.
· ‘元良’(원량) ; ‘크게 어질다’ / ‘以貞’에서 ‘貞’ ; ‘안정되다, 바로잡다’
☞ ‘貞’은『주역』[7]지수 사괘의 단전에서 ‘貞,正也’라 했다. ‘바로 잡다’는 뜻이다.
· ‘以辯言 亂舊政’ ; 오늘날 ‘포퓰리즘’에 해당하고 ‘寵利’는 ‘인정받고 이익을 챙기는 것’
· ‘居成功’에서 ‘居’는 ‘거두다, 하다, 여기다’ /
· ‘邦其永孚于休’에서 ‘孚’은 믿음으로 유지하다, 한마음이 되자. 믿다.
“아아, 생각하지 않으면 어찌 얻으며, 시도하지 않으면 어찌 이루겠습니까? 한 사람이 크게 어질면 만방이 그 때문에 바르게 될 것입니다. 임금이 말 잘하는 것으로 옛 정치를 어지럽힘이 없고, 신하가 총애를 받거나 이익을 얻는 것을 성공으로 여기는 것이 없어야 나라는 아름다운 상태에서 길이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
* [강 설(講說)] ———————
앞에서 인간 관계를 잘 유지하도록 당부한 이윤은, 다시 종합적으로 유의해야 할 사항을 제시한다. 그것은 ① 생각을 잘 하는 것, ② 언행(言行)을 잘 하는 것, ③ 그리고 이해득실(利害得失)을 따지지 않는 것이다.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 이 세 가지는 그 인간됨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 세 가지를 바르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세 가지를 바르게 하는 근본은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윤은 ‘마음 가짐’을 강조한다. 사람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이로운가 손해인가를 더 잘 따지는 경향이 있다. 일의 이해득실만을 따지는 것은 자기의 사사로운 욕심(慾心) 때문이다. 특히 정치하는 사람이 욕심을 앞세우면 본인은 물론 모든 사람들이 불행해진다.
덕(德)을 갖추고 모든 일에 임하면서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아름다운 마음가짐을 유지해야 한다.『대학』에서 말하는 ‘止於至善’이 바로 이것이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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