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 (월) 유승민 “총선 불출마”… 한국당과 합당 추진
새로운보수당의 최대 주주 격인 유승민 의원이 2월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보수 재건을 위한 저의 결심을 밝히고자 한다”며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 간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합당 과정에서 공천 지분 등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유승민 의원은 “개혁 보수에 대한 진심을 남기기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며 “개혁보수가 나아가는데 제 불출마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수가 합치고 다시 태어나 권력을 교체하고 대한민국을 망국의 위기로부터 구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유승민 의원은 자신의 이른바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새 집을 짓자)을 거론하며 “개혁보수는 보수정치가 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승민 의원은 “(합당 과정에서) 공천권 지분, 당권을 요구하지 않겠지만 신당에 유일한 부탁을 드리고 싶다”며 “새보수당에는 개혁보수 꿈과 의지만으로 한푼 급여 받지 못하고 일한 중앙당, 시도당 젊은 당직자들이 있다. 함께 일할 수 있게 고용 승계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안철수, 돌고 돌아… 다시 ‘국민당’으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월 9일 ‘국민당’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신당 창당 작업에 돌입했다. 과거 국민의당 돌풍을 재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사용 불허 판정을 받은 ‘안철수신당’은 이날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발기인대회를 열고 ‘국민당’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할 정식 당명으로 채택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창당준비위원장으로 투표 없이 추대됐다. 국민당은 4년 전 총선에서 제3지대 정당을 선언했던 국민의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지도를 감안한 이름이다. 향후 ‘국민’을 브랜드로 가져가려는 의도도 반영됐다. 안철수 전 대표는 창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기득권 정당의 이미지 조작에서 한발 떨어져서 지금부터 우리가 해나가는 일로 평가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투쟁하는 실용적 중도, 국민을 아래에서 돕는 도우미 정치 등을 강조하며 “기득권 세력을 상대로 조금도 굴하지 않고 맞짱 뜰 수 있는 신념과 결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기인대회는 한정된 시간 내에 참석자들이 벌이는 해커톤 토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강연 등으로 진행됐다. 국민당이 제3지대 돌풍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자 하나 빠진 도로 국민의당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안철수 전 대표 본인조차 수락사에서 “국민의당 창당대회”로 말했다가 정정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새 정치 주장에 따라붙는 낡은 이미지를 탈색하기 위해 다양한 조어를 쏟아냈지만 어느 하나 여론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당으로, 통합 논의 중인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안철수 빠진 국민의당’으로 돌아가는 상황도 제3지대 흥행에는 걸림돌이다. 이날 안철수 전 대표는 토론 참석자 테이블을 돌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지지자들과 ‘삼겹살·소주’ 만남을 가져달라는 요청에 “(소주는) 못 먹는다. 삼겹살은 좋아한다”고 답했다.
안철수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의 명칭이 국민당(가칭)으로 바뀌었다. 당명으로 사용하려던 ‘안철수신당’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불허하자 안철수 전 의원이 대표를 맡았던 ‘국민의당’과 유사한 명칭으로 바꾼 셈이다.안철수 전 의원은 2월 9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신당 창당 체제로 전환하며 이렇게 결정했다.
창당준비위원장으로는 안철수 전 의원이 선출됐다. 당을 상징하는 색상은 다홍색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날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감안해 250여 명만 참석했지만, 안철수 전 의원 측은 실제 창당발기인이 2000명 이상 모집됐다고 밝혔다. 국민당은 3대 지향점으로 △행복한 국민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 △일하는 정치를 채택했다.
발기인 100여 명이 2월 8일 12시간 동안 ‘해커톤’(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한정된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결과물을 완성하는 대회) 방식으로 벌인 토론 내용도 정강정책 등에 반영됐다. 안철수 전 의원은 “우리의 여정이 험난할 것임을 알고 있다”면서도 “담대한 도전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과거엔 진보든 보수든 잘못을 했으면 사과부터 했다”며 “이 정권은 잘못만 하는 게 아니라 (정의의) 기준 자체를 바꿔버린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우한폐렴 공포에 유령도시로 변한 서울 상권
서울 강남의 대형 쇼핑몰이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두려움으로 소비자 발길이 끊기고 있다. 2월 9일 찾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점심식사가 한창일 오후 12시 30분이었지만, 지하 상가에 위치한 식당들은 대부분 빈 자리가 많았다. 식당가 주변 옷가게와 화장품숍, 서점, 완구점 등도 평소에 비해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 강남 대형 쇼핑몰 발길 뚝…영화관은 한산, 식당도 울상
영화관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코엑스몰에는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위치해 있다. 평소 주말에는 관람객들과 이 곳에서 약속을 잡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지만, 이날은 사람 수를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발길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메가박스에 위치한 기념품 가게의 한 직원은 "중국 우한 폐렴의 확산 소식이 알려지면서 설 연휴 이후 이 곳을 찾는 소비자들이 대폭 줄었다"며 "특히 영화관 실내와 주변지역은 좁은 장소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가 많아 더욱 출입을 꺼리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쇼핑몰 중 하나인 잠실 롯데월드몰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코엑스몰에 비해 사람들은 더 많은 편이었지만, 실제로 각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롯데월드몰 3층에는 홍대의 젊은 감성을 살린 식당 밀집구역인 ‘홍그라운드’가 있고 5층과 6층에도 독특한 콘셉트의 테마식당가가 자리잡고 있다. 평소 주말에는 많은 식당이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식탁은 빈 자리가 거의 없지만, 이날은 대부분의 점포가 텅 비어 있었다.
롯데월드몰은 주변에 롯데월드타워와 테마파크인 롯데월드 등이 위치해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게다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명품매장을 모아놓은 롯데백화점 에비뉴엘도 있어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그러나 이번 우한 폐렴 사태의 여파로 면세점과 명품매장 주변에는 사람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롯데백화점 에비뉴엘의 한 화장품숍 직원은 "3년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 관광객들이 줄었을 때보다 지금 상황이 더 심각한 것 같다"며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인식 때문인지 국내 소비자들의 발길도 덩달아 끊겼다"고 말했다.
◇ 서울 시내 백화점·아웃렛 손님 70~80% 줄어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아웃렛도 우한 폐렴 여파로 손님이 크게 줄었다. 9일 일요일 점심시간을 앞둔 오전 11시 30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당가. 마스크를 쓴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고 있었다. 평소 점심시간에 줄을 서지 않으면 음식을 먹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많던 곳이지만, 이날은 손님이 거의 없어 바로 주문이 가능했다. 우한 폐렴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손님이 급감했다는 것이 음식점들의 설명이었다. 식당가 한 분식집 직원은 "일요일은 보통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사람이 꽉 차 줄을 서는 게 보통인데, 오늘은 고객이 70~80% 줄었다"고 말했다. 베이커리 매장 직원은 "고객이 평소보다 절반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백화점 1층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은 "우한 폐렴 사태로 손님이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백화점 입구 앞 출입문에는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신세계를 위해 2월 10일 휴점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우한 폐렴으로 인한 방역을 위해 10일 휴업을 결정했다. 인근 롯데백화점 본점은 우한 폐렴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돼 지난 7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서울역 롯데아울렛은 봄을 앞두고 신상품 판매와 함께 작년 겨울 상품 할인 행사에 나섰지만 손님보다 직원들이 더 많을 정도로 개점 휴업 상태였다. 남성복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고객이 평소보다 절반가량 줄었다"며 "할인 행사를 하고 있지만 효과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의류 매장 역시 손님이 평소 일요일보다 80%가량 줄었다고 했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도 평소보다 한산했다. 의류·스포츠 등 매장 대부분이 우한 폐렴 사태 발생 전보다 고객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스포츠 의류 매장 직원은 "봄을 앞두고 고객이 늘어야 하는데 우한 폐렴 사태로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다른 의류 매장 직원은 "손님이 없다"며 "우한 폐렴 사태가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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