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락점빵사회적협동조합 해피빈 정기 후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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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일지 작성이 조금 늦었습니다.
지난 3월 13일, 이동장터 운행 중, 배달 하던 과정에 부상이 발생하여 더뎌졌습니다.
현재는 회복이 거의 된 상태입니다. 기억을 더듬어 지난 7일날의 이동장터도 한 번 돌아보겠습니다.
9시 20분,
손주 입맛에 맞는 라면을 찾으신 어르신.
삼양에서 새롭게 나온 맵탱 라면을 지난번에 이어 이번주도 사십니다.
더불어 짜파게티도 하나 추가.
손주가 밥을 잘먹으면 좋겠다는 맘은 둘째치고, 뭐라도 먹었으면 좋겠다 싶으신 어르신.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라면 2묶음 사가십니다.
9시 40분,
회관에 차를 주차하니 어르신들이 차로 모이십니다.
노인 일자리를 하다보니 항상 10시까지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오늘은 일자리가 조금 빨리 마치셨나봅니다.
멸치액젓, 계란, 코다리, 콩나물, 사이다 등 각자 필요하신것들 사가십니다.
사고 싶어도 만날 시간이 잘 안맞거나,
홀로사는 분들이 많다보니 물건을 구입하는 간격이 깁니다.
10시,
주차하고 있으면 집에서 헐레벌떡 뛰어오시는 어르신.
"내가 항상 놓칠까봐요. 소리만 나면 언넝 나올 생각해요." 하십니다.
늘 두부를 사시며, "많이 파세요~~" 라고 항상 웃으며 이야기 해주시는 어르신.
어르신의 대화와 얼굴에서 존중의 마음을 배웁니다.
물건을 드리고, 회관으로 가니 우리 어르신들 기다리고 계십니다.
"물엿하고, 화장지.. 그리고 두부 한 모 주고...."
"화장지는 좋은놈으로 주고.. 물엿은 한 번 봅세."
다해서 물건값이 40500원 나왔습니다.
어르신께서는 "내 지난번에 확인해보니 포인트가 2천원인가 있었던것 같았는데, 콩나물 하나 더 해서, 42,000원되면 2천원은 포인트로 되는가?" 하시는 어르신.
간담회 이후 누적 포인트 확인 후 포인트 사용도 적극적으로 하십니다.
"확인할 것도 없어~! 내 지난번에 딱 보고 왔어~!"
어르신 말씀 듣고, 포인트 처리 기록 합니다.
다른 어르신은 미리 주문하신 청주 작은거 2개, 두부3모, 콩나물 1개, 라면 하나 사십니다.
집안에 제사가 있으셨구나 싶습니다.
어르신들은 보통 제사를 지낼 때 청주를 주로 사시곤 합니다.
다음주가 제사라고 하시는데, 미리 사시는 어르신을 보면 준비가 철저하십니다.
10시 30분,
"어디여~? 아직 거기면, 조금 기다려봐~ 어르신이 이제 올라가고 있대~"
사무실서 전화가 옵니다.
회관서 어르신들 물건 드리고 기다리던 찰나,
멀리서 어르신께서 전동차 타고오십니다.
"내가 여기서 살려고 읍에서 고등어도 안샀다니깐."
읍에서 사지 않았다는 말씀을 꼭 하시는 어르신들.
어르신들도 인정의 욕구가 큽니다.
어르신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나섭니다.
10시 40분,
마을들어가는 골목
어르신이 손짓하십니다.
"지비 한테 지난번 외상했던거 줘야지."
나가는길에도, 어르신은 외상값 먼저 처리하십니다.
항상 생각하고 계셨나봅니다.
어르신들은 누군가에게 빚지는 일을 끔찍하게도 생각하십니다.
그렇기에 더 철저하십니다.
얼마나 급하시면 도로변에 급 새우고 돈을 주셨을까요.
11시 00분,
오늘도 안방에서 앉아계시는 어르신.
어르신의 몸에서 약간 소변 냄새가 납니다. 요실금이겠구나 싶습니다.
회관을 가야하는데, 늘 집 안방에만 주로 계십니다.
예전 같으면 집 주변 텃밭도 정리해보지만,
지금은 몸이 더 안좋아지는어르신.
"내가 살날이 다 됬나벼~" 하시는 어르신.
지난번 막걸리 2병 사신거 아들 왔는지 여쭤보니
"아들이 안왔어~ 아들 올줄 알고 2병샀는데...그대로여~" 하십니다.
나중에 텃밭에 약하라고 말씀드리며, 날 따땃할 때 조금씩 운동하시라고 하였습니다.
매주 뵐 때마다 더 쇠약해지고 있기에, 빠른 시일 내 주간보호센터로 이용하는것을 적극 권장해야겠다 싶습니다.
11시 10분,
어르신 댁으로 방문하니, 어르신께서 나올 준비하고 계십니다.
오늘은 살것이많다며 장바구니도 챙겨나오십니다.
"어디보자.. 일단 깡맥주 한 박스, 그리고.. 울 아저씨 먹을 과자 몇개랑... 아 소주도 한 박스"
"요플레도 줘야지, 요구르트랑, 아 그리고 놉을 얻었는데, 뭘 좋아하려나 모르겠네."
몸이 그리 안좋으면서도 일은 계속 하시고,
그런와중에 인력까지 얻으셔서 밭 관리를 하고 계십니다.
수술 이후 기력이 많이 좋아지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관리해야할 땅들이 있다보니 멈추진 못하시겠지요.
농촌의 어르신들은 경제적으로 자립하여 있는 분들이 얼마나 있을진 모르지만,
나이가 75세가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농사일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어르신들은 국민연금 가입을 못했고,
노령연금 수급 위주로 받지만,
기본 땅과 주거지등 부동산으로 인해 수급자격 박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도 있습니다.
또다른 사각지대 일 수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11시 45분,
지난번 자반을 안사줘서 화내셨던 어르신,
총무님께 말씀드리고 자반 큰것 넣어드렸습니다.
그러곤 해당 어르신께 자반 말씀드렸더니
계속 표정이 안좋으셨지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습니다.
먹는것 하나 큰것 아니지만,
어르신들은 작은것 하나로 더 아쉬움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11시 50분,
어르신 댁에 기다리니 어르신이 조심스럽게 문엽니다.
"울집에 새끼들이 많아서..."
안에 들어가보니 새끼 강아지가 무려 8마리나 있습니다.
맘같아선 한마리 데리고 가고 싶지만..쉽지 않습니다.
사진만 찍어주고 바로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13시 35분,
어르신들이 들에나와계십니다.
무엇인가봤더니 냉이를 캐고 계십니다.
"여기가 냉이 천지요. 저기 다리 건너서 걸어왔다니깐. 냉이 캔다고."
"이봐 속이 자구 꽉찼어. 형님은 한차대기 했구만~!"
그냥 보면 풑밭인데, 자세히보니 냉이가 보입니다.
한참을 보고 있으니,
"아따 장사 양반도 이제 냉이캐려고 하는가, 장사 안하고 냉이만 쳐다보고 있네" 하십니다.
같이 웃다가 시간이 되어 어르신께 인사드리고, 냉이 많이 캐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13시 40분,
회관에 음식이 한 가득입니다.
무슨일인가 싶었더니 우리 조합원 어르신 중 한 분께서 손자가 중학교 선생님 임용고시 합격했다고 한턱 내셨다고 합니다.
"아니 우리 손주가, 이쟈 선상됬어~! 내 기분 좋아서 한 턱냈는데, 지비도 일찍 왔으면 같이 먹었을텐데, 남은거라도 좀 먹을텨?"
어르신께 축하인사드리며, 잘하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우리 어르신들은 좋은 일있으면, 본인께서 먼저 이렇게 마음을 내어놓십니다.
다음주 총회건 관련해서도 홍보 말씀드리는데,
한 어르신께서는
"15일은 하지말어~! 울동네 사람들 부르지 말어~" 하시기에 무슨 일인지 여쭈니,
"내 생일이라, 울동네 사람들 델꾸 식사 하러 갈꺼야." 하십니다.
저희는 행사가 오후라, 점심 드시고 모시러 가겠다고 말씀드리니, 좋다고 하십니다.
어르신 생신이라고, 장어 식당에서도 또 한턱내신다고합니다.
동네마다 이렇게 서로 한턱씩 내며, 마음 내어주시니 살만하시겠구나 싶습니다.
14시,
이제는 어르신께서 윗동네까지 안가고 본인 집 앞 텃밭만 하고 계십니다.
윗집에 사시던 어르신께서는 얼마전 요양원가셨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늘 그 집으로가서 텃밭을 함꼐 일궜는데, 이제는 갈일이 없다고 하십니다.
"요양보호사가 알아서 장을 다 봐와주다보니, 내가 지비한테 사줄게 없네. 맛난놈 라면 하나 줄텨?" 하시는 어르신.
지난번 어르신께서 보여주신 사리곰탕면, 한 묶음 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서 늘 많이 팔라하며 조심히 가라고 하십니다.
14시 20분,
아까 냉이캐던 어르신들, 이제 회관서 냉이 다듬으십니다.
한 차대기 해오신 어르신들. 그 덕분에 회관에 냉이향이 한가득입니다.
냉이로 된장찌개, 비빔밥 해먹으면 참 맛있겠다 싶습니다.
"아니 저기는 누구여???" 하시는 어르신들.
오늘 동락점빵 보고 싶다고 의성군에 있는 공무원들이 답사 왔는데,
그분들보고 여쭤보십니다.
동락점빵 운영이 궁금해서 왔다고 하니,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와 호시김이 가득하십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지비도 냉이 한 봉다리 줄까?" 하십니다.
받으면 좋지만 괜찮다고 말씀드리며 회관에서 함께 나눠드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의성군에서는 올해부터 농협 2곳과 협력하여 이동장터를 운영한다고 합니다.
의성군 지자체에서도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협력하고자 한다는데... 우리 영광군은 우리가 제안을 안해서 그럴까요.
우리 영광군도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싶습니다.
식품사막화와 구매난민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는 국내 유일의 민간 사례기업, 동락점빵을 영광군이 함께 나선다면,
농촌복지 모델에 가장 앞서가는 지자체가 될텐데 말이지요.
15시,
회관에서 오래기다리셨던 어르신들,
의성군 지자체 현장 인터뷰 때문에 회관오는 시간이 많이 늦어졌습니다.
어르신들께 죄송하다고 인사드리며 물건을 전해드렸습니다.
늦어도 이해해주시는 우리 어르신들,
항상 감사합니다.
15시 30분,
지난번 국수 갖고갔던것이 너무 커서 환불해달라고하셨던 어르신,
더 작은 국수 갖고가니
"그려! 이것이 맞어~!" 하십니다.
어르신께서는 고맙다며 물건 갖고 가십니다.
우리 어르신, 회관에 나오지 않으면 늘 방에 있는 쇼파같은 침대에 이불 폭 싸매서, 티비만 보고 계십니다.
담배도 잘 태우셔서 방에만 들어가면 냄새가 가득합니다.
요즘들어 더 집안에 계시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사회에 더 잘 나오실 수 있도록 주간보호 선생님께 말씀드려 적극 모셔오시라고 말씀드려봐야겠다 싶습니다.
지난 7일날의 이동장터도 이렇게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