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시62:5) 찬송:94장 성경:출16~17장
오늘 본문을 요약하면‘세상에 믿을 건 하나님 한 분밖에 없다’라는 독백입니다.
시편 62편은 다윗이 압살롬에게 쫓길 때 지은 시입니다 그는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믿고 의지했던 아들과 신하들에게 배신당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인생의 쓰라린 실패와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은 절망을 통해 진정한 믿음의
대상을 발견했습니다. 눈앞의 현실에 절망한 순간, 비로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을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일본의 실존주의 문학가 나쓰메 소세키는‘행인’이라는 장편 소설에서 근대적 자아
의 한계에 봉착한 주인공의 입을 빌려 말했습니다. “죽느냐 미치느냐, 그것도 아니
라면 종교에 귀의하느냐, 내 앞길에는 이 세 가지밖에 없었다”죽음처럼, 인간의 유
한함을 자각하는 한계 상황이 진정한 종교가 시작되는 자리입니다, 다윗은 죽음 같은
절망을 통해 하나님을 대면하는 신앙의 자리로 나아갔습니다. 이는 인생의 실패를 통
해 만난 절망이 오히려 참된 희망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절망의 순간, 다윗과 같은 선택을 한 또 다른 인물이 누가복음에 등장합니다 아버지
의 유산을 탕진하고 큰 흉년을 만나 궁핍하게 된 탕자입니다. 그는 실패와 절망 속에
서 마침내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만일 탕자가 실패와 절망
없이 승승장구 했다면 돌아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뼈아픈 실망을 통해
진정한 소망을 발견할 수 있다면 실패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정직한 절망이 진
정한 희망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슬프도다 사람은 입김이며 인생도 속임수이니
저물에 달면 그들은 입김보다 가벼우리로다(9)”다윗의 이 고백은 뼈아픈 체험을 통
해 배운 생생한 간증이자 철저한 자기반성입니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다윗처럼 사람을 의지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의지할 대상이 아
닌 사랑할 대상인 까닭에 사람을 의지하면 반드시 실망합니다. 또한 물질과 건강, 자
녀와 명예, 힘과 인정을 바라보며 살아가서도 안 됩니다. 이는 모두 변하고, 사라지고
내 맘대로 안되는 것들입니다. 다윗의 확고한 신앙고백은 이 진실을 하루라도 빨리
깨닫는 지혜를 촉구합니다.
* 나는 지금 무엇을 의지하고 무엇을 바라보며 살고 있습니까?
주님, 썩어질 것, 사라질 것, 두고 갈 것, 내 마음대로 안되는 것을 의지하지 않게 도와주옵소서. 오직
영원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품고 살아가는 지혜를 소망합니다. 실패와 절망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기회
를 허락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명섭목사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