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아파트 전경.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올해 공시가격이 14% 올라 보유세가 작년 1010만원에서 1991만원으로 2배가량 오르게 됐다. [한주형 기자]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서울뿐 아니라 지방광역시에도 세금폭탄이 떨어졌다. 특히 이번 공시가 인상으로 아파트를 단 한 채만 보유한 1주택도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에선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보유세를 내야 하는 단지가 나왔고, 경기도·부산광역시·세종특별시 등에서는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으면서 올해 처음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단지가 등장했다. 대구광역시 등에서는 보유세가 전년 대비 30% 오른 아파트 단지가 속출했다.
16일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120㎡는 올해 공시가격이 23억4800만원으로 작년 19억9700만원 대비 18% 상승했다. 매일경제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과 김종필 세무사에게 의뢰해 2021년 공동주택 1주택자의 보유세를 계산한 결과 도곡렉슬 보유자는 올해 종부세 918만원을 포함해 보유세 1865만원을 내야 한다. 작년 보유세 918만원보다 무려 103% 높은 금액으로, 1년 만에 보유세가 두 배 넘게 뛴 것이다.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3단지' 전용면적 149㎡ 보유자도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를 내야 한다. 공시가격이 폭등해 9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 주택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6억9000만원에서 올해 11억8200만원으로 71% 올랐다. 이 아파트는 세종시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70.68%)보다도 더 올랐다. 보유세도 전년 대비 43.6% 상승했다. 이 아파트 소유주의 보유세는 지난해 181만원에서 올해 260만원으로 79만원 오른다.
지난해 공시가가 8억8200만원이었던 경기도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84㎡는 올해 공시가가 처음으로 9억원을 넘어서면서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됐다. 이 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은 10억2800만원으로 작년 대비 17% 상승했다. 보유세는 전년 대비 39.4% 상승해 올해 326만원이 부과된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전용 84㎡ 보유자도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를 납부하게 된다. 지난해 6억5500만원이던 공시가격이 올해 12억1100만원으로 85%나 뛰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보유자는 올해 18만원의 종부세를 포함해 241만원의 보유세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에서는 공시가격이 1억원 이상 오른 아파트가 쏟아졌다. 노원구의 중계동 아파트(청구366) 전용 115㎡는 지난해 공시가격 6억5700만원에서 올해 8억9700만원으로 2억4000만원 급등했다. 집값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에는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우 팀장은 "지방광역시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아 보유세도 덩달아 가파르게 올랐다"며 "특히 지방 9억원 초과 공동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의 보유세 상승폭은 올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올해부터 종부세 납세자가 될 전망이다. 국토부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에 따르면 변 장관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현대오페라하우스 전용면적 129.73㎡ 아파트의 2021년 공시가격은 9억500만원으로 종부세 기준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