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달앱에서 ‘훠궈(火锅)’를 검색하면, 매출 1위는 훠궈전문점 ‘타오타이랑(淘汰郎)’이다. 어러머(饿了么)에서 한달 주문량이 1만 9000건에 달한다. 타오타이랑이 3개 배달앱에서 벌어들이는 월매출이 하이디라오의 약 20배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온다.
타오타이랑의 인기 상품은 99위안(약 1만 5000원)짜리 훠궈 세트.
육수와 소고기, 채소와 면사리, 소스까지 모든 재료가 속이 들여다보이는 통 안에 담겨 있다. 무색무취, 엎어져도 화재의 위험이 없는 연료통은 1시간 40분 동안 가열 가능하다. 훠궈 냄비를 회수해가지 않기 때문에, 닦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가장 큰 특징이다.
2015년 춘제 연휴, 친구들과의 소규모 모임을 마친 자오쯔쿤(赵子坤). 훠궈가 먹고 싶었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은 하이디라오(海底捞) 밖에 없었다. 배달 주문은 일찌감치 마감한 후였다. 이 일은 자오쯔쿤에게 세가지 깨달음을 줬고, 훠궈 사업 시작의 계기가 됐다.
1. 베이징은 겨울에 추워서 훠궈 인기가 많다”
2. 젊은이들은 집에서 야식을 시켜 먹는 습관이 있다”
3. (당시) 훠궈 배달하는 집이 극히 드물어 선점하면 경쟁력이 있다”
자오쯔쿤은 중국 훠궈 배달 시장에 두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봤다.
첫째는 훠궈 조리 기구(냄비)를 회수해야 해서 불편하다는 점, 두번째는 1인 수요를 만족시키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기존 훠궈 배달은 일반적으로 가족 식사나 모임 혹은 회식용이었다. 1~2명이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훠궈는 일반적으로 다양한 재료를 주문하는 메뉴입니다. 고기만 시키거나, 채소만 시킬 수가 없죠. 사람이 적은데 많이 시키면 낭비고, 따라서 큰 냄비에 나오는 훠궈를 주문하기란 좀 힘든 일입니다”
타오타이랑 창립자 자오쯔쿤 [사진 바이두 바이커]
자오쯔쿤은 기존의 문제점에 착안해, 두 가지 변화를 줬다.
우선 훠궈 냄비의 크기를 작게 바꿨다. 1인 냄비 사용은 위생적으로도, 개인별로 다른 입맛을 맞추기에도 좋은 대안이었다.
훠궈를 끓이는 기구도 기존의 인덕션에서 미네랄 오일(광물유) 통을 사용한 방식으로 전환했다. 무색무취의 미네랄 오일은 점도가 높아서 쉽게 불이 붙었다. 광물유를 작은 통에 나눠 넣어, 3~4개의 입구를 만들고 입구마다 스펀지를 넣어 불을 붙이기 쉽게 만들었다. 한번 가열하면 최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동안 지속되는 일회용 연료통이다.
그 결과 타오타이랑은 1~2인용 소량 훠궈, 99위안(약 1만 5000원)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성비갑 훠궈로 인기몰이를 했다.
최근 한국에서도 보편화되고 있는 훠궈는 중국 요식업계에서도 각광받는 메뉴다. 중국 훠궈 시장의 연 매출은 7000억 위안(약 114조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요식업계 매출 1위의 주인공이 바로 훠궈 시장이다.
그에 비해 중국 훠궈 브랜드는 아직 한정적이다. 하이디라오, 샤오페이양(小肥羊), 샤부샤부(呷哺呷哺) 더좡(德庄) 등이 귀에 익숙하고, 배달 훠궈 브랜드도 타오스(挑食), 라이이훠(来一火) 정도다. 이들 브랜드의 연매출을 다 합쳐도 전체의 10분의 1수준인 700억 위안(14조 원)에 그친다.
다시 말해, 나머지 90%의 매출은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식당에서 나온다는 얘기. 아직까지 훠궈 전문 브랜드 탄생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훠거업계 신예 타오타이랑은 1인용 냄비와 배달에 특화한 브랜드로 하이디라오를 위협하고 있다. 설립 3년이 흐른 지금, 타오타이랑은 주문량 200만 건, 매출 2억 위안을 달성했고, 중국 전역에 200개 매장을 연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