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사의 사부대중이 모두 초발심으로 돌아가 천태불자의 본분사를 정성스럽게 가꾸고 관음과 보현, 문수와 지장보살의 원력을 실천하여 바로 이곳에서 극락의 연꽃을 피워갑시다.”
천태종 부산 삼광사의 제11대 주지 무원 스님이 2월 1일 성대한 진산식을 갖고 주지에 취임했다. 삼광사는 매월 정기법회에 1~2만 명이 참석하는 한국불교 최대 규모의 도량이다. 재적 신도가 35만 명에 달한다. 불교수도로 불리는 부산 지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절이라는 점과 천태종 종단 집행부를 1년 넘게 이끈 총무원장급 거물 출신의 주지 취임식이라는 점에서 교계 안팎의 관심이 매우 뜨거웠다.
삼광사 전주지 화산스님으로부터 주지 직인을 인계받고 있는 무원스님.
특유의 친화력과 빼어난 행정능력으로 다지고 일궈온 무원 스님의 ‘광폭’ 인맥은 이날 취임식에서 유감없이 드러났다. 장맛비를 방불케 할 만큼 겨울비가 봄을 재촉하는 가운데 열린 취임식장을 찾은 수백 명 규모의 내빈들과 지관전을 가득 메운 1만5천여 사부대중들은 거물급 주지의 취임을 한 마음으로 축하했다.
조계종에서 부산불교연합회 회장이자 범어사 주지인 수불 스님을 비롯하여 통도사 주지 원산 스님, 송광사 주지 무상 스님 등 3개 총림의 주지들이 동참해 무원 스님의 주지취임을 축하했다. 태고종 전 부원장 법현 스님과 현 총무부장 능혜 스님, 총화종 총무원장 남정 스님 등 크고 작은 종단의 수장들과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각, 심산, 범산, 법민, 조연 스님 등 부산지역을 대표하는 스님들도 대거 동참했다. 재가쪽 내빈들의 규모도 만만치 않았다. 삼광사가 소재한 부산진구의 국회의원이 모두 참석했고,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도 얼굴을 보였다. 허남식 부산광역시장과 임혜경 부산광역시 교육감, 설동근 동명대 총장, 정병조 금강대 총장, 이병두 문화관광부 종무관의 모습도 눈에 띠었다. 백도웅 목사와 주낙길 천주교 수사, 김재성 원불교 교무 등 이웃종교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취임사를 하고 있는 삼광사 신임주지 무원스님
이날 취임식에는 1만5천여 사부대중이 운집, 무원스님의 주지 취임을 축하했다.
주지 취임식에 참석한 내빈의 숫자만 5백여 명이 넘는 등 매머드급 진산식으로 진행됐다.
최대 규모의 사찰이기는 하지만 천태종의 지역 말사 주지 취임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인파가 이날 삼광사를 찾은 것이다.
종단을 운영하는 책임자에서 부산지역 대표사찰의 주지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무원 스님의 얼굴에 붉은 기운이 흘렀다. 주지 직인 인계를 받은 후 무원 스님은 취임사를 통해 “불교와 문화를 읽는 새로운 코드와 지혜를 찾아 한국불교는 물론 부산불교의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지금까지 삼광사 주지를 역임해온 역대 주지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와 함께 앞으로 더욱 더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내 삼광사를 명실상부한 포교중심 사찰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미래 불교표상으로 삼광사의 신도회 등 법회를 더욱 활성화 시키고 유아, 청소년, 대학생, 청년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불교인재 양성에도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원 스님의 삼광사 주지 취임에 북한의 리규룡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 서기장도 축전을 보내왔다. 리규용 서기장은 축전에서 “무원 스님의 삼광사 주지 취임을 축하한다”며 “우리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조국통일의 자등명·법등명으로 삼고, 북남관계 개선과 나라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해 무원 스님을 비롯한 천태종 사부대중과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원스님은?
1959년 강원도 강릉에서 출생, 1979년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로 입산했다. 1982년 제2대 종정 남대충 대종사를 은사로 득도했고, 금강불교대학과 동국대 대학원을 수료한 후 천태종 3급 중대사를 품수했다.
1982년 대구 대성사 대웅전 건립을 시작으로 제주 문강사, 서귀포 해운사, 고한 달성사, 태백 동광사, 경산 장엄사, 경주 청강사, 포항 황해사, 청도 청화사, 성주 성광사, 구룡포 용주사, 인천 황룡사 등 13개 사찰을 창건하고 전국 20여 개 사찰의 주지를 역임했다.
천태종 사무국장, 총무원 사회부장, 총무부장, 총무원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했으며, 천태종 재단법인 이사, 천태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금강학술진흥장학회 이사, 백산환경포럼 대표이사, 나누며하나되기운동본부 총재, 금강신문 대표이사, 금강대 이사 등 종단내 각종 기관단체의 대표를 맡아 천태종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개성 영통사 복원불사를 위한 개성영통사복원위원회 단장을 맡아 2003년부터 5년에 걸친 복원불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육로를 통한 민간교류의 통로를 최초로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