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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박빙(如履薄氷)
얇은 얼음을 밟는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如 : 같을 여(女/3)
履 : 밟을 리(尸/11)
薄 : 엷을 박(艹/13)
氷 : 얼음 빙(水/1)
(유의어)
이빙(履氷)
출전 : 시경(詩經)
사람은 살아가면서 원하지 않아도 위험과 맞닥뜨린다. 미리 알고 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선조들은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숱한 금언을 남겼다. 바람 앞으로 등잔을 갖다놓지 않아야겠고(풍전등화 風前燈火), 한 가닥의 머리칼로 무거운 물건을 매달아서는(일발천균 一髮千鈞) 단번에 떨어지니 피해야 한다.
세 살 난 아이 물가에 놓은 것 같다는 속담은 바라보는 부모가 속이 타니 안전한 곳으로 데려갈 일이다. 마찬가지로 초겨울 살짝 언 살얼음(薄氷)을 겁 없이 밟는 것(如履)과 같다는 이 성어도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일을 피하라고 비유적으로 말할 때 많이 사용된다. 줄여서 이빙(履氷)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매사가 두려워 겁을 먹고 벌벌 떨며 조심한다는 전전긍긍(戰戰兢兢) 이 말과 함께 동양 최고의 시집이라 하는 시경(詩經)에서 유래한다. 소아(小雅)편 (小旻)의 마지막 6연에 나오는 내용을 다시 보자. "두려워 벌벌 떨며 삼가는데, 마치 깊은 연못을 건너는 듯하네, 마치 엷은 얼음 위를 걷는 듯하네(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
주(周)나라 말기의 학정에 살아가려면 깊은 연못가에 있는 것처럼,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불안에 떨며 조심한다는 이야기다. 위험한 상황에 대비하여 피해야 한다는 말이 한꺼번에 3개가 연결되어 특이하다.
논어(論語) (泰伯)편에는 공자의 문인 가운데 효행으로 으뜸가는 (曾子)가 병이 깊어지자 제자들을 불러 한 말에 그대로 인용했다. 자신의 손과 발이 손상된 곳이 없는지 펴 보이게 하면서 말한다. "시경에 두려워하고 삼가기를 못가에 서 있듯 하고, 얇은 얼음을 밟듯 하라 했는데 이제야 그런 걱정을 면하게 되었구나(詩云,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 而今而後, 吾知免夫)."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신체를 훼손할까 두려워하던 근심에서 벗어났다고 그제야 안심하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 여리박빙(如履薄氷)의 세상
조선일보 신문에 우리나라의 10대~20대에서 자살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불확실한 미래 탓이다. 청소년이 생각할때 미래가 불안하고 희망이 없다는 뜻이다. 젊은이들이 취직할 직장이 없다. 50만명이 부모밑에서 방콕으로 살고 있단다. '밖에 나가라'는 말이 가장 하지 말아야 할 말이 되었다고 한다. 가장 충격적인 말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늘도 늦가을 비가 내린다. 들깨를 베어 놓았지만 비가 자주 내려 수확하지 못 할 듯하다. 온난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뜻이고 여름철 火氣(화기)가 아직까지 작동하고 있는 이상기후이다.
지난 일요일에 외손주들이 포항해수욕장에 들어가 물놀이 하는 동영상을 보내와 춥지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영상 30도의 온도였단다. 양력 시월 중순인데 여름날씨가 왠 말인가! 先天末 火氣(선천말 화기)의 극치에 이르러 있음을 방증한다.
새로 나오는 승용차는 AI로 주인이 나타나면 문이 스스로 열리고 시동이 켜진다는 소식을 둘째 아들이 내게 이야기 한다. 좋은 소식인가? 불길한 소식일까? 둘 다이다. 돈 있는 기성세대는 좋은 소식이고 취직 못한 젊은이들에게는 불길한 소식이다. 돈 없으면 그림에 떡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해야 할 일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은 사람 관계로 스트레스 받을 일 없어 좋겠지만 직장이 필요한 젊은이들에게는 먹고 살 방도가 없게 된 세상이다. 편해야 하고 안정적이어야 하며 즐거워야 하는 인생이 그 반대의 현상으로 흘러가고 있기에 대 다수의 많은 인간은 如履薄氷(여리박빙)으로 살아가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삶이라는 말이다. 萬事如意(만사여의)를 꿈꾸며 이젯날까지 살아온 인류는 그 반대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기에 화가 치밀어 오르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들 있다.
화가 나는 일 첫째는 억울한 일을 겪는 것이다. 두째는 분한 꼴을 당하는 것이다. 셋째는 스트레스 받는 일상이다. 사람이 이런 일들을 당하고 보면 원통하고 화가 나게 되어 있다. 화가 폭발하면 복수심이 불타 올라 포악해지고 해코지 하며 살상하게 된다. 날마다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상이 되었다.
사람이 가장 무서워진 세상이다. 施鍵裝置(시건장치)가 요구되는 시절이다. 꽁꽁 쳐닫고 살아야 한다. 특히 부귀자에게 더욱 그러하다. 이중 삼중으로 잠가 놓아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 화가 나는 세상이 된 까닭은 말세의 時運(시운)이 그러하다.
宇宙(우주)의 철이 현재 여름철 삼복더위에 이르른 때인 까닭이다. 일거리는 많고 능력은 부족하며 고통스러울 때를 당하면 사람은 누구나 짜증나고 신경질 난다. 그리고 화가 난다. 여름의 기온자체가 火氣(화기)이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 復雜(복잡)한 超滿員(초만원)의 시내버스 안에서 차가 흔들릴때 옆사람이 발을 밟으면 여건상 당연한 실수이지만 화가 난다. 이해심이 사라진 탓이다. 봄 가을철 같았으면 이해 할 수도 있었을 일이다.
철학적으로 선천시대는 水火陰陽(수화음양)에서 水(수)는 하나이나 火(화)는 둘이다. 무슨 말인가? 木火土金水(목화토금수)의 五行(오행)에서 火(화)가 하나 더 생겨남에 天(천)의 五運(오운)이 땅의 六氣(육기)로 하나가 더해진다. 본래의 火(화)를 君火(군화)라 칭하고 새로 나온 火(화)를 相火(상화)라 칭한다. 火氣(화기)가 水氣(수기)보다 강한 시절이 선천이다.
그래서 생명체는 그 강한 화기에 의하여 수기가 마르게 되는 결과로 壽命(수명)을 다하는 것이다. 相火(상화)로 말미암아 酸, 苦, 甘, 辛, 鹹(산,고,감,신,함)의 五味(오미)에서 떫은 맛 하나가 더해진다. 木(목)의 怒(노), 火(화)의 喜(희), 土(토)의 思(사), 金(금)의 悲(비), 水(수)의 恐心(공심)에 焦燥(초조)한 마음이 한가지 더 생기게 된다.
未(미)에서 염소는 君火(군화)의 성질이고 羊(양)은 相火(상화)의 성질로 구분된다. 肉食(육식)에서 염소를 비롯 칠면조, 참새, 동물의 피, 곱창, 동물의 염통 등은 君火(군화)의 성질이라면 相火(상화)의 성질인 肉食(육식)은 羊(양)을 비롯해서 뀡과 오리알, 번데기 등이다.
穀物(곡물)에서의 수수는 君火(군화)에 해당되나 옥수수, 녹두, 조 등은 相火(상화)에 해당된다. 열매로써 杏因(행인)인 은행은 君火(군화)요, 도토리는 相火(상화)에 해당한다. 채소에서 풋고추, 냉이, 상추, 쑥갓, 쑥, 취나물, 고들빼기 등은 君火(군화)요, 콩나물, 고사리, 우엉, 버섯, 양배추, 우무, 아욱 등은 相火(상화)에 속한다.
조미료에서 술과 면실유는 君火(군화)이고 된장, 마요네즈, 케첩 등은 相火(상화)에 해당되는 식품이다. 茶類(차류)로써는 紅茶(홍차), 綠茶(녹차), 커피, 영지 茶(차) 등은 君火(군화)에 속하고 덩굴 차, 알로에 차, 코고아 차, 요구루트, 로얄제리, 이온음료수 등은 相火(상화)에 속한다.
뿌리는 잎과 陰陽關係(음양관계)로 잎이 陰(음)이라면 뿌리는 陽氣양기)이다. 잎이 좁고 山(산)에서 나는 더덕이나 도라지는 君火(군화)식품인데 비해 잎이 넓고 野地(야지)에 나는 토란이나 감자는 相火(상화)에 속한다.
火氣(화기)가 왕성한 사람은 화기에 속하는 음식을 절제함이 좋다. 화가 많이 나는 난세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火運(화운)의 말대에서 생사판단을 맞게된 즈음이니 먹거리부터 화기의 식재료를 가급적 삼가히 하고 화나는 일에 주의하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공부를 잘 해야 한다.
沈着(침착)하다는 말은 빠질沈(침), 앉을着(착) 자의 합자어로 물에 빠지듯이 가라 앉는다는 뜻이니 뜨거운 불기운에서 차거운 물기운으로 가라앉게 한다는 뜻이다. 현대는 살얼음판과 같은 현실이다. 불길에 나아가지 않는 길이 上策(상책)인 화나는 세상이다.
▶️ 如(같을 여, 말 이을 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계집녀(女; 여자)部와 말을 뜻하는 口(구)로 이루어졌다. 여자가 남의 말에 잘 따르다의 뜻이 전(轉)하여, 같다의 뜻과 또 음(音) 빌어 若(약)과 같이 어조사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如자는 '같게 하다'나 '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如자는 女(여자 여)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口자는 사람의 입을 그린 것으로 '말'을 뜻하고 있다. 如자는 여자가 남자의 말에 순종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부권 중심의 전통사회에서 여성의 순종을 미덕으로 삼았던 가치관이 낳은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본래의 의미는 '순종하다'였다. 하지만 지금은 주로 '~와 같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고 있다. 그래서 如(여, 이)는 법의 실상(實相)이란 뜻으로 ①같다, 같게 하다 ②어떠하다 ③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닿다 ④좇다, 따르다 ⑤가다,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⑥당연히 ~하여야 한다 ⑦맞서다, 대항하다 ⑧비슷하다 ⑨어찌 ⑩가령(假令), 만일(萬一) ⑪마땅히 ⑫곧, 이것이 ⑬~과, ~와 함께 ⑭보다, ~보다 더 ⑮이에, 그래서 그리고 ⓐ말을 잇다(=而)(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대상이 변함이 없이 전과 같음을 여전(如前), 이와 같음을 여차(如此), 얼마 되지 아니함을 여간(如干), 사실과 꼭 같음을 여실(如實),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을 여하(如何), 왼쪽에 적힌 내용과 같음을 여좌(如左), 이러함을 여사(如斯), 일이 뜻대로 됨을 여의(如意),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모자람을 결여(缺如), ~만 같은 것이 없음을 막여(莫如), ~만 못함을 불여(不如), 혹시나 설혹을 혹여(或如), 어떠함을 하여(何如), 뒤섞여서 어지러움을 분여(紛如), 뜻하지 않은 사이에 갑자기를 홀여(忽如), 3년과 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무엇을 매우 애타게 기다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여삼추(如三秋), 얇은 얼음을 밟는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함을 가리키는 말을 여리박빙(如履薄氷), 거문고와 비파를 타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부부 간에 화락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고금슬(如鼓琴瑟),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이 일이 썩 쉬움을 일컫는 말을 여반장(如反掌), 바람이 귀를 통과하는 듯 여긴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여풍과이(如風過耳),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자주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배우기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익힘을 이르는 말을 여조삭비(如鳥數飛), 여러 사람의 말이 한 입에서 나오는 것처럼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여출일구(如出一口), 시키는 대로 실행되지 못할까 하여 마음을 죄며 두려워함을 이르는 말을 여공불급(如恐不及), 물고기가 물을 얻음과 같다는 뜻으로 빈궁한 사람이 활로를 찾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득수(如魚得水),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모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모(如怨如慕), 개미가 금탑을 모으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근검하여 재산을 축적함을 이르는 말을 여의투질(如蟻偸垤), 천금을 얻은 것 같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이루어 마음이 흡족함을 이르는 말을 여득천금(如得千金), 강을 건너려 하는 데 마침 나루터에서 배를 얻었다는 뜻으로 필요한 것이나 상황이 바라는 대로 됨을 이르는 말을 여도득선(如渡得船), 남의 마음을 꿰뚫어 보듯이 환히 앎을 일컫는 말을 여견폐간(如見肺肝), 아주 작은 고을을 콩 만 하다고 비유하는 말을 여두소읍(如斗小邑),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과 같은 뜻으로 무슨 일을 하는 데 철저하지 못하여 흐리멍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수투수(如水投水), 물고기가 물을 잃음과 같다는 뜻으로 곤궁한 사람이 의탁할 곳이 없어 난감해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실수(如魚失水),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나는 새가 눈앞을 스쳐간다는 뜻으로 빨리 지나가 버리는 세월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조과목(如鳥過目), 발과 같고 손과 같다는 뜻으로 형제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깊은 사이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족여수(如足如手),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호소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소(如怨如訴), 한 판에 찍어 낸 듯이 조금도 서로 다름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여인일판(如印一板),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는 뜻으로 괴로운 일을 벗어나서 시원하다는 말을 여발통치(如拔痛齒), 한쪽 팔을 잃은 것과 같다는 뜻으로 가장 믿고 힘이 되는 사람을 잃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실일비(如失一臂),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뜻으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과 같이 하늘로 비상하여 더 큰 일을 이룬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여호첨익(如虎添翼) 등에 쓰인다.
▶️ 履(밟을 리/이, 신 리/이)는 ❶회의문자로 尸(시; 사람)와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뒤져올치(夂; 머뭇거림, 뒤져 옴)部(둘 다 걸어감)와 舟(주; 나막신의 모양; 본자의 구성자)의 합자(合字)이다. 사람이 신고 다니는 것의 뜻이 전(轉)하여 밟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履자는 ‘밟다’나 ‘행하다’, ‘겪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履자는 尸(주검 시)자와 復(돌아올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고문(古文)에 나온 履자를 보면 舟(배 주)자와 正(바를 정)자, 頁(머리 혈)자가 겹쳐진 모습이었다. 이것은 사람이 배를 타기 위해 걸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모습이 크게 바뀌게 되었지만 履자는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으로 그려져 ‘밟다’나 ‘행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履(리/이)는 ①밟다 ②(신을)신다 ③행(行)하다 ④겪다 ⑤지위(地位)에 오르다, 자리에 나아가다 ⑥신, 신발 ⑦괘(卦)의 이름 ⑧복(福), 복록(福祿: 복되고 영화로운 삶) ⑨행실(行實), 행하는 바, 행동(行動) ⑩밟는 땅, 영토(領土) ⑪예(禮)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약속이나 계약 등을 실제로 행하는 것을 이행(履行), 지금까지 학업이나 직업 따위의 경력을 이력(履歷), 학문의 과정을 순서를 밟아서 닦음을 이수(履修), 약속이나 계약 등을 실행함 또는 이행함을 이천(履踐), 사람이 다니는 발자국 소리를 이성(履聲), 그해의 첫머리를 지내고 있다는 뜻으로 정월을 이르는 말을 이원(履元), 얇은 얼음을 밟음을 이빙(履氷), 품행이 고상함을 이상(履尙), 범의 꼬리를 밟는다는 뜻으로 위험한 일의 비유한 말을 이미(履尾), 새로운 것을 밟는다는 뜻으로 신년을 달리 이르는 말을 이신(履新), 밟은 발자국이라는 뜻으로 사람이 다닌 자취를 이르는 말을 이종(履蹤), 나막신을 목리(木履), 흙으로 구워 만든 신을 토리(土履), 가죽으로 지은 신을 혁리(革履), 흰 빛깔의 가죽신을 소리(素履), 신을 신음을 섭리(躡履), 짚신을 달리 이르는 말을 망리(芒履), 깨끗한 행실을 청리(淸履), 실천함으로 몸소 이행함을 천리(踐履), 하늘을 이고 땅을 밟는다는 뜻으로 이승에서 살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대리(戴履), 이익을 늘림을 식리(飾履), 마음으로 지키는 지조와 몸으로 행하는 행실을 조리(操履), 계약을 맺을 때에는 갚을 능력이 있었으나 나중에 갚을 수 없게 되는 일을 이행불능(履行不能), 마른 날에는 신으로 신고 진 날에는 나막신으로 신는다는 뜻으로 모든 일을 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음의 비유한 말을 이극구당(履屐俱當),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는 뜻으로 몹시 빨리 걸어 감을 이르는 말을 족불리지(足不履地), 봉황을 수 놓은 관과 꽃무늬를 놓은 신이라는 뜻으로 여자의 잘 차린 단장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봉관화리(鳳冠花履), 얇은 얼음을 밟는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함을 가리키는 말을 여리박빙(如履薄氷), 엷은 얼음을 밟듯이 세상의 처세에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박빙여리(薄氷如履), 관과 신발을 놓는 장소를 바꾼다는 뜻으로 상하의 순서가 거꾸로 됨을 두고 이르는 말을 관리전도(冠履顚倒), 애꾸가 환히 보려 하고 절름발이가 먼 길을 걸으려 한다는 뜻으로 분에 넘치는 일을 하다가는 오히려 화를 자초함을 이르는 말을 묘시파리(眇視跛履), 옷은 헤어지고, 신발은 구멍이 났다는 뜻으로 빈천한 차림을 이르는 말을 의리폐천(衣履弊穿), 깊은 곳에 임하듯 하며 얇은 데를 밟듯이 세심히 주의하여야 한다는 말을 임심이박(臨深履薄) 등에 쓰인다.
▶️ 薄(엷을 박, 동자기둥 벽, 풀 이름 보)은 ❶형성문자로 簿(박)의 속자(俗字)이다. 엷을 박, 동자기둥 벽, 풀 이름 보(薄)는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가까이 다다른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溥(부, 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풀이 서로 가까이 모여 무더기로 더부룩하게 나다, 가까이 모인다는 뜻에서 '얇다'는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薄자는 '엷다'나 '얇다', '야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薄자는 艹(풀 초)자와 溥(넓을 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溥자는 강 옆 넓은 논밭에 모종을 펼쳐 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넓다'나 '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薄자는 이렇게 모종을 심는 모습을 그린 溥자에 艹자를 더한 것으로 '풀이 떼 지어 자라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후에 '얇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薄(박)은 ①엷다, 얇다 ②적다 ③야박(野薄)하다 ④싱겁다 ⑤맛없다 ⑥깔보다, 업신여기다 ⑦척박(瘠薄)하다 ⑧가까워지다 ⑨숲 ⑩대그릇(대로 만든 그릇) 그리고 ⓐ동자기둥(들보 위에 세우는 짧은 기둥)(벽) ⓑ두공(枓栱: 기둥 위에 지붕을 받치며 차례로 짜올린 구조)(벽) 그리고 ㉠풀의 이름(보) ㉡박하(薄荷: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얕을 천(淺),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두터울 후(厚)이다. 용례로는 대나 갈대 따위로 만든 그릇을 박기(薄器), 적은 이익을 박리(薄利), 복이 없고 사나운 팔자를 박명(薄命), 많지 않은 봉급을 박봉(薄俸), 메마른 땅을 박토(薄土), 불친절한 대우를 박대(薄待), 얇은 심덕이나 적은 덕행을 박덕(薄德), 상냥하고 아담한 자태를 박미(薄媚), 적디 적음을 박소(薄少), 적은 수확을 박수(薄收), 됨됨이가 변변하지 못하고 아주 나쁨을 박악(薄惡), 굳세지 못하고 여림을 박약(薄弱), 변변하지 못한 재주를 박재(薄才), 인정이 적음을 박정(薄情), 어린 마음과 뜻을 박지(薄志), 아내에게 몹시 인정없이 굶을 박처(薄妻), 보잘 것 없는 학식을 박학(薄學), 볼품없는 예물이란 뜻으로 사례로 주는 약간의 돈이나 물품을 박례(薄禮), 적은 녹봉이라는 뜻으로 불행을 이르는 말을 박록(薄祿), 이익을 적게 보고 많이 팔아 이문을 올림을 이르는 말을 박리다매(薄利多賣), 아주 자질구례하고 변변하지 못한 사물을 이르는 말을 박물세고(薄物細故), 엷은 얼음을 밟듯이 세상의 처세에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박빙여리(薄氷如履),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위태로움을 이르는 말을 박빙여림(薄氷如臨), 더할 수 없이 박함을 이르는 말을 박지우박(薄之又薄), 메마른 밭과 논을 이르는 말을 박전박답(薄田薄畓), 맛이 변변하지 못한 술과 산나물이란 뜻으로 자기가 내는 술과 안주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박주산채(薄酒山菜) 등에 쓰인다.
▶️ 氷(얼음 빙, 엉길 응)은 ❶회의문자로 冰(빙)은 본자(本字), 冫(빙), 仌(빙)은 동자(同字)이다. 이수변(冫; 고드름, 얼음)部와 水(수)의 합자(合字)이다. 물이 얼다, 얼음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氷(冫)자는 '얼음'이나 '서늘하다', '엉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氷자의 갑골문을 보면 무언가가 솟아오른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얼음이 깨지면서 부풀어 오른 모습을 표현한 冫(얼음 빙)자이다. 평평했던 강의 얼음이 깨지면서 위로 솟구친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이것이 물과 관련된 글자임을 표현하기 위해 水(물 수)자가 더해진 冰자가 등장하였고 이것이 다시 간략화되면서 氷자도 만들어졌다. 다만 지금의 冫자는 얼음과 관련된 부수자 역할을 하고 氷자나 冰자는 단독으로 '얼음'을 뜻할 때 쓰인다. 그래서 氷(빙, 응)은 ①얼음, 고체(固體) ②기름 ③지방(脂肪) ④전동(箭桐) 뚜껑 ⑤식히다, 서늘하게 하다 ⑥얼다 ⑦깨끗하다, 투명(透明)하다 ⑧성(姓)의 하나, 그리고 ⓐ엉기다(한 덩어리가 되면서 굳어지다)(응) ⓑ얼어붙다(응)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숯 탄(炭)이다. 용례로는 얼음이 얼은 큰 강을 빙하(氷河), 대기가 영도 이하로 냉각되었을 때 대기 중에 생기는 작은 얼음의 결정을 빙정(氷晶), 한대 지방의 빙하에서 떨어져 나와 바다 위에 떠서 흐르는 큰 얼음 덩어리를 빙산(氷山),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빙붕(氷棚), 얼음판의 위를 빙상(氷上), 얼음과 안개로 아주 추운 곳에서 먼지처럼 자디잔 얼음 결정들이 안개처럼 서리는 것을 빙무(氷霧), 얼음과 눈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빙설(氷雪), 얼음 조각을 빙편(氷片), 추위가 들어 물이 어는 시기를 빙기(氷期), 매화를 달리 일컫는 말을 빙혼(氷魂), 얼음의 덩어리를 빙괴(氷塊), 의심 등이 얼음 녹듯이 풀림을 빙해(氷解), 얼음과 같이 맑고 밝은 달을 빙륜(氷輪), 얼음처럼 맑고 깨끗함을 빙결(氷潔), 얼음을 간직해 두는 창고를 빙고(氷庫), 얼음이 풀림을 해빙(解氷), 물 위에 떠서 흘러가는 얼음덩이를 유빙(流氷), 굳게 엉기지 못한 얇은 얼음 또는 근소한 차이를 이르는 말을 박빙(薄氷), 물이 얼어 붙음을 결빙(結氷), 작은 얼음의 결정이 공중에 떠 있는 현상을 세빙(細氷), 단단하게 굳은 얼음을 견빙(堅氷), 물이 얼어서 얼음이 됨을 동빙(凍氷), 겨울에 얼음을 떠서 곳집에 넣어 둠 또는 그 얼음을 장빙(藏氷), 얼음같이 투명한 모습과 옥과 같이 뛰어난 바탕이라는 뜻으로 용모와 재주가 모두 뛰어남을 이르는 말을 빙자옥질(氷姿玉質), 얼음과 숯 사이란 뜻으로 둘이 서로 어긋나 맞지 않는 사이 또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사이를 이르는 말을 빙탄지간(氷炭之間), 얼음 같이 맑고 옥같이 깨끗하다는 뜻으로 청렴결백한 절조나 덕행을 나타내는 말을 빙청옥결(氷淸玉潔), 빙산의 뿔이라는 뜻으로 대부분이 숨겨져 있고 외부로 나타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음을 비유한 말을 빙산일각(氷山一角), 얇은 얼음을 밟는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함을 가리키는 말을 여리박빙(如履薄氷), 흐르는 물도 겨울철에 얼음이 되면 쉽게 부러진다는 뜻으로 사람의 강유의 성질도 때에 따라서 달라짐을 이르는 말을 동빙가절(凍氷可折), 얼음이 얼고 찬 눈이 내린다는 뜻으로 심한 추위를 이르는 말을 동빙한설(凍氷寒雪), 얼음을 두드려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의 불가능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고빙구화(敲氷求火), 기와가 깨져 흩어지고 얼음이 녹아 없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이 산산이 흩어지고 사라짐을 이르는 말을 와해빙소(瓦解氷銷), 여름의 벌레는 얼음을 안 믿는다는 뜻으로 견식이 좁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하충의빙(夏蟲疑氷)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