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농가 방제 고통 '해방' …경남 창녕서 항공방제 시연
창원= 이동렬 기자
2021.08.30. 20:10
대형수사 말고 장기미제 처리 중인 '특수 1번지'
성김 "대북지원 아이디어들 교환, 북한 회신 기대"
© 제공: 한국일보
2014년 이어 두 번째 시연회
관행 방제 54일 117명 투입→4시간 2명으로 '끝'
"유인헬기 방제 인증 획득 길 열어야"
© 제공: 한국일보
단감 주산지 경남 창녕에서 ‘과수농장’에 대한 항공방제 시연회가 열렸다. 유·무인헬기와 드론을 활용한 항공방제가 논과 밭작물이 아닌 과수 작물에 대해 이뤄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관련법은 낮은 효과, 농약 피해 등을 이유로 ‘과수농장 항공방제’를 명확하게 허용하지 않고 있다.
30일 창녕 이방면 석리에 소재한 황금농원에선 유인 헬기 1대가 하늘로 치솟아 구릉지의 단감밭을 어루만지듯 저공 비행했다. 한 번에 400ℓ의 농약을 싣고 이륙한 헬기는 3분30초 분에 농약을 다 뿌리고 착륙해 농약을 다시 채워 이륙하기를 7차례 반복하며 7㏊를 방제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40여분. 농장 관계자는 “5명이 붙어 꼬박 이틀 동안 해야 할 일이 눈 깜짝할 사이 처리됐다”며 “고령화하는 농촌 현실을 감안해서라도 과수 작물에 대한 항공방제가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행사는 시위성 퍼포먼스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직면한 과수농가의 가장 큰 고민은 약통을 짊어지고 비탈진 과수 틈새를 비집고 다니며 농약을 뿌리는 방제작업이지만, 과수에서 만큼은 항공방제가 허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밤나무 산에 산림청 헬기가 농약을 뿌리듯, 단감 등 과수에 헬기를 활용한 항공방제를 하려면 농약관리법에 따라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과수농가의 항공방제는 인증 대상에서 아예 제외돼 있다”고 말했다. 농약 흩날림 피해, 낮은 효과 등이 그 이유로 국내에 과수용 항공방제 농약이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날 공중방제 시연 행사는 한국과수협회, 제주감귤사랑회, 부곡단감조합, 한국감연구회, 경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의 후원과 전직 고위 관료 격려 속에 진행됐다. 과수 작물에 대한 항공방제 수요와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규용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격려사에서 "농업용 드론 보급이 우리 농업 생태계를 변화 시킨 대표적 성공 사례지만, 유독 과수 농가는 지금도 매년 10여차례 방제작업을 온몸으로 직접하고 있다"며 “외국의 과수 농가처럼 특화된 전용 헬기로 손쉽게 방제작업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 후원 단체들은 2014년 1차 항공방제 시연을 통해 항공방제 가능성을 확인했다. 방제 후 48시간, 14일, 34일 후 효과 조사 결과 '양호' 판정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에 시·군별 항공영농단 구축을 건의한 바 있다.
시연회를 가진 항공방제업체 에버그린 전영윤 대표는 “60㏊ 규모의 단감밭을 육상 방제하는 데 연 1억1,600만 원이 들지만, 헬기를 이용한 항공방제는 그 절반이면 충분하다”며 “국내 농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라도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