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유전자변형 작물이 없다면
사료값 급등해 물가 상승하고 유전공학 발전 더뎌지지만 생각만큼 변화가 크지 않을 수도
ROXANNE PALMER 기자
GMO가 사라지더라도 농업 시스템에 큰 변화가 일어나진 않는다.
간단한 사고실험을 한번 해봤다. 만약 유전자변형생물(GMO)에 반대하는 운동가들의 소원이 이뤄진다면 어떻게 될까? GMO가 없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 놀라운 실험결과를 한번 살펴보자.
식품 영양가에 변화 일어날지도
최근 몇몇 주요 식품업체가 실제로 GMO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침식사에서 이미 그 변화를 이미 발견한 사람도 있으리라.
2014년 1월 제너럴 밀스는 자사의 시리얼 제품 치리오스에서 GMO 곡물을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 포스트도 마찬가지로 시리얼 제품 그레이프넛츠에서 GMO 곡물을 빼겠다고 말했다.
사실은 그다지 대단치 않은 변화다. 시리얼의 주 재료인 귀리와 밀, 보리는 애초에 GMO가 아니기 때문에 달라질 것이 없다. 유전자변형 귀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유전자변형 귀리를 연구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을 상쇄할만한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유전자변형 밀은 밭에서 실험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상업화할 단계는 아니다. 유전자변형 보리도 마찬가지다. 그렇다 보니 제너럴 밀스와 포스트는 유전자변형이 이뤄지지 않은 옥수수전분을 찾고 유전자변형 사탕무를 사탕수수 설탕으로 바꾸기만 하면 됐다.
그러나 이 약간의 변화가 한 가지 큰 변화를 일으켰다. 2014년 2월 조지아대 작물연구원 웨인 패럿은 식음료분야 전문지 푸드네비게이터USA를 통해 GMO 식품을 제거한 치리오스가 이전 제품보다 비타민 B2를 훨씬 적게 함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GMO 식품을 사용할 때 1일 권장량의 25%였던 비타민 B2가 GMO 식품 제거 후 2%로 급감했다.
또 GMO 식품을 뺀 그레이프넛츠는 과거 제품과 달리 비타민A, 비타민D, 비타민B12나 비타민B2를 함유하지 않았다.비타민이 유전자변형의 산물은 아니지만, 식품에 첨가된 비타민 상당량은 변형된 생물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비타민 B2는 유전자 변형된 박테리아의 도움으로 합성된다. 다른 비타민들은 유전자 변형이 이뤄지지 않은 미생물에서도 합성되지만, 그 박테리아들은 유전자 변형 옥수수나 콩 부산물을 먹는다.“현재 유전자 변형이 가해지지 않은 비타민이 시장에 부족한 상황인 듯하다.
그래서 문제의 시리얼들에는 더 이상 비타민들이 첨가되지 않는다.” 패럿은 이메일을 통해 답했다. “원료의 영양가가 예전보다 부족한 것이 아니라 비타민이 아예 첨가되지 않는 상황이다. 수요만 충분하다면 천연 비타민이 다시 제조되긴 하겠지만 소비자들이 느끼기엔 비싼 가격일 것이다.
”만약 켈로그가 콘플레이크에서 GMO 식품을 제거하겠다고 나서면 어떻게 될까? 유전자 변형 옥수수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영양 측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듯하다. “유전자변형 작물과 그렇지 않은 작물의 영양가는 같다”고 패럿은 말했다.
기계는 계속 돌아간다
GMO를 사용하기 시작한 지 10년도 더 지난 오늘날, 유전자변형 작물이 사라진다고 해서 농업 시스템에 큰 변화가 일어날까?
그렇지는 않다. 주요 작물 대부분은 GMO가 사라질 경우 “그저 1990년대 방식 농업으로 돌아갈 뿐”이라고 패럿은 말했다. 예전으로 돌아가려면 몇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농부들은 밭을 더 많이 갈아야 한다.
그러자면 화석연료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하고 노동력도 추가로 들어간다. 농약도 더 많이 쳐야 한다. 여러 유전자조작 농작물들이 강한 내성을 가진 제초제 글리포세이트 대신 다른 제초제를 써야 할 것이다. 게다가 지난 20년 동안 올려왔던 수익은 거의 대부분 사라진다.
그러면 유전자 변형 옥수수나 콩을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가격에는 영향이 없을까? 미국 과학자단체 ‘우려하는 과학자 연합(USC)’의 농업정책 전문가인 더그 규리언-셔먼 수석과학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음식물 대부분에서 GMO가 사용되는 재료는 아주 부수적이다. 예를 들면 옥수수기름, 콩기름, 대두레시틴 같은 것들이다. 가공식품의 소비자가격 측면에서 본다면 설령 제조비용이 오르더라도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규리언-셔먼은 말했다. “가공식품 가격의 대부분은 가공과 마케팅, 포장, 배송에서 발생한다.”
GMO가 사라진 세상에서 가장 큰 비용문제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가축사료에서 발생한다. GMO가 없다면 “사료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고 케빈 폴터 플로리다대 식물유전학자는 말했다. 사료비가 오르면 육류와 유제품의 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이다.
어떻게든 산업구조가 재조정되지는 않을까? 패럿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GMO가 아닌 작물은 결코 현재 GMO처럼 저렴할 수가 없다”고 패럿은 말했다. 육류와 유제품 가격의 상승은 빈곤층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식료품 생산 비용이 상승할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건 언제나 저소득층 인구”라고 패럿은 말했다.
현재 농업 시스템이 완전히 GMO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문제는 있다고 전 미국 환경보호국 생물기술 전문가를 지낸 규리언-셔먼은 주장했다.
그는 일부 동료들과 달리 유전자변형에 회의적인 편에 가깝다. 유전자변형 작물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농업의 하수인”이라고 규리언-셔먼은 말했다. “이런 작물은 산업적 농업의 산물이다. 산업적 농업은 똑같은 작물을 똑같은 공간에서 계속해서 수확한다. 재앙의 싹을 틔워주는 방식이다.”
2014년 1월 제너럴 밀스는 자사의 시리얼 제품 치리오스에서 GMO 곡물을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
멀어져 가는 GMO의 꿈
폴터는 GMO 작물이 사라지면서 남길 가장 큰 영향은 기회의 손실이라고 본다. 그가 말하는 가장 큰 손실은 황금쌀이다. 쌀에 수선화와 토양 세균 유전자를 삽입해 만든 황금쌀은 비타민 A 전구체를 함유한다.
쌀을 비롯한 탄수화물 식품에 의존하는 빈곤층에서 흔히 발견되는 비타민 A 결핍증은 매년 수많은 어린아이를 실명이나 사망으로 몰아간다고 여겨진다. 황금쌀은 비타민 A 결핍증에 대항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운동가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폴터는 GMO를 반대하는 감정을 고조시키는 것은 향후 유전공학의 미래에 이바지할 수많은 관련 연구를 약화시킨다고 우려했다. “몬산토나 다우 같은 사기업이 아니라 공공 연구실에도 수많은 해결책이 있지만 승인 절차가 너무 오래 걸리고 연구비용이 비싸 빛이 바랜다. 대기업만이 이를 감당할 수 있다.” 폴터는 말했다.
규리언언-셔먼은 그 견해에 회의를 표했다. 만약 규제가 정말 강하다면 캐나다의 오카나간 스페셜티 후르츠 같은 영세업체가 갈변증 없는 사과를 내놓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GMO 꿈이 갈수록 멀어지는 진짜 이유는 그 기술 자체의 한계에 있다고 규리언은 말했다. “내 동료들 대부분은 유전공학으로 이룰 수 있는 훌륭한 것들이 목전에 있다고 늘 생각해왔다”고 규리언은 말했다.
“유전공학의 가치를 그럴듯하게 알리는 말들은 1980년대 중반부터 계속됐다. 보다 더 내건성이 높고 질소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개선은 예나 지금이나 목전에 있다.”
유전공학이 바이러스 감염 대처 같은 특정 상황에서는 유용하기 때문에 파파야 유전자를 조작해서 둥근무늬 바이러스에 저항하도록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규리언은 전통적인 재배방식에서 그보다 더 큰 잠재력을 본다.
우리가 먹는 농작물의 본래 유전자를 밝혀내거나 그들이 자라난 야생의 동종 작물들을 재검토하는 것만으로도 유전공학과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른다.몬산토 같은 대기업은 “아마 유전학 연구 예산의 절반을 유전공학이 아니라 재배기술에 투자할 것”이라고 규리언-셔먼은 말했다. “예산의 절반만으로도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어낸다.”
미국의 과학자단체 ‘우려하는 과학자 연합’이 2012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규리언-셔먼은 몬산토의 드러트가드 옥수수를 검토했다. 이 옥수수는 가뭄 내성을 갖도록 변형된 유일한 상업용 작물이다. 이 검토를 통해 그는 가뭄으로 인한 작물 손실이 6% 줄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드러트가드가 전체 옥수수 생산량을 1% 정도 증가시킨다고 추산했다. 전통적인 농업 방식 변경만으로도 옥수수 생산량을 1.5%에서 2% 늘릴 수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GMO가 무가치하다고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내건성 옥수수는 아직 실험단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모든 지역에서 내열성 옥수수를 필요로 하지는 않겠지만 특정 지역에서는 아주 큰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폴터는 말했다.
그럼에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마련해놓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일정 수준의 내건성은 전통적인 재배로 얻어지겠지만 최고 수준은 전통과 유전자변형 형질의 조합에서 나온다”고 패럿은 말했다.
출처 : 뉴스위크 2014.04.14
첫댓글 그래도 유전자조작은 아니라는 생각이네요
하나님이 주신대로 사는게 정석이라 생각 입니다
언제나희망 님!!!
동감입니다. 유전자 조작 별종은 아니지요.
첫 댓글 감사합니다.
다 탐욕에서 비롯된 못된짓이지요... 설탕 맛보고 입맛버리듯이요... 수박은 110일 만에 80만배로 커진답니다... 유전자변형없이도 다수확 우량품종할 수 있는 기술들이 얼마든지 있답니다... 유익한 화두의 글 고맙게 잘보고 갑니다...
굴이 김종대 님!!!
감사합니다. 탐욕의 결과는 멸망뿐입니다.
유전자조작은 주류학자와 산업이 선전하는대로 생산량을 늘려 기아문제를 잡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종자의 특허권을 확보해 식량을 장악하려는 음모이지요. 2000년 이후 지구에서 생산되는 식량은 매년 120억명 이상이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유전자조작작물을 빼고도... 현재 인구는 80억명이지요. 기아문제는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분배가 비민주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보1 님!!!
훌륭한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성이 님!!!
감사합니다!!!
자료 감사 합니다 늘 건강 하십시요.^^
전인치유 님!!!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내용이내요
부엉부엉 님!!!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