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현 (崔益鉉)
자는 찬겸 (賛謙). 호는 면암(勉庵), 경주(慶州)사람, 1905년 을사조약 후 태인에서 거병, 순창에서 패전하여 대마도에 유배되었다가 단식(斷食)으로 죽음.
백발(五首)
皓首
백발로 시골에서 오래 살았으니
초야에서 충성심을 바치려 했네.
왜적을 치는 것은 사람마다 해야 할 일
고금을 물어 무엇하리오.
皓首舊畎畝 草野願忠人 호수구견무 초야원충인
亂賊人皆討 何須問古今 란적인개토 하수문고금
1)皓首(호수)一흰 머리, 노인이란 뜻, 백수(白首), 2)舊(구)-오래 묵음. 3)畎畝(견묘)-밭도랑과 밭이랑, 시골.
유형시
流刑詩
(一)
그대들은 무슨 일로 여기 오게 되었는가.
옳은 일에는 성인 뜻을 저버리기 어렵다네.
유배된 이 신세 우대를 바랄 것인가.
순박한 섬 풍속은 예로부터 전해져 오네.
何事諸君做此行 扶陽難負聖人情 하사제군주차행 부양난부성인정
遷人優待求何待 淳尨島俗古來聲 천인우대구하대 순방도속고래성
1) 流刑詩一작자가 대마도에 유배되어 읊은 일 아홉 수의 시. 여기서는 그 중 다섯 수를 뽑아 실음. 2) 扶(부)-도움, 붙듬. 3) 遷人(천인)-귀양 온 사람. 4) 淳尨(순방) 순박함
(二)
만리 길 나그네, 범의 굴을 이웃하니
백년이나 품은 생각 용천검을 어루만짐이여.
나라 원수를 못 갚고 남아가 늙으니
바람 앞에서 탄식하며 휘파람 분다.
萬里行旅隣虎窟 百年懷抱撫龍泉 만리행려린호굴 백년회포무룡천
國讐未雪男兒老 一嘯臨風更喟然 국수미설남아로 일소림풍경위연
1)行旅(행려)-나그네. 2) 龍泉(용천) 고대 명진(名劍)의 이름. 3) 國讐(국수)-나라의 원수. 4) 嘯(소)一휘파람을 불음. 5) 喟然(위연)-탄식하는 모양.
(三)
불행한 운수를 만나 사례가 곤궁함에
두터운 선비의 기개 도모함이 같지 않네.
서양놈들이 때 만난 것을 틈타
쉽게 손에 쥐고 조종한다.
百六運丁四海窮 如士氣不謀同 백륙운정사해궁 여융사기불모동
只緣西鬼乘時勢 容易操縱掌握中 지연서귀승시세 용역조종장악중
1) 百六(백육)-백육회(百六會), 재액을 당할 운수. 액운(厄運). 2) 丁(정)-당함, 일을 만남. 3) 絨(융)-용. 감이 두툼하고 고운 모직물. 4) 士氣(사기) -선비의 기개 (氣概)。5)時勢(시세)-그때의 형세, 6) 容易(용이)-쉬움. 7) 掌握(장악)-손에 쥠. 자기 물건으로 함.
(四)
포의는 나랏일에 관계없다고
답답한 이 세론에 담이 떨린다.
모두가 바람따라 크게 흔들리는데
그대만이 옛 의관을 지키고 있음이여.
布韋於國事無關 泄泄時論膽欲寒 포위어국사무관 설설시론담욕한
一切隨風濡首地 許君能守舊衣冠 일절수풍유수지 허군능수구의관
1)布韋(포위)-포의위대지사(布衣韋帶之士), 무명옷을 입고 가죽띠를 맨 사람, 무위빈천 (無位貧賤)한 사람. 2) 泄泄(예예)-앞을 다투어 나가는 모양. 많은 모양. 3)濡首(유수)-대취(大醉)하여 본성을 잃음.
(五)
늘그막에 섬구경 생각조차 못했거니
서울로 향할 남은 날 없으리.
한가락 노래하고 오랫동안 서성대니
첩첩 싸인 저 봉우리 석양이 비껴 있다.
未料口年居海國 可無餘日向王城 미료구년거해국 가무여일향왕성
浩歌一曲徘徊久 數疊林巒夕照橫 호가일곡배회구 수첩림만석조횡
1) 餘日(여일)-남아 있는 날. 2) 浩歌(호가)-큰 소리로 노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