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규옥 | 2013-01-20 21:51:26, 조회 : 1,724, 추천 : 240 | |
2013년 1월 13일 일요일8시 30분..
오늘 산빛산악회 빙벽등반지는 구곡폭포다.
강변역에서 인경형님, 창연형, 문섭형, 진택형, 규옥, 승현…
6명이 만나 강촌에 있는 구곡폭로 향했다.
어제 기준형과 시연언니, 종영이와 상호는 1차로 얼음을 찍고
종명이와 상호는 오늘 일찍 올라가 자일을 걸어놓는다고 했다.
구곡입구에 도착해 관광지 입장료 4,800원을 내고
빙장이용 서약서 작성을 마치고 구곡으로 향했다.
구곡으로 오르는 중간에는 경관용으로 얼려놓은
10미터 정도의 얼음 빙벽이 있다.
누군가 연습하긴 딱이라면서 붙어보자고 하면서 지나쳐 올라갔다.
10여분을 올라가니 구곡빙장이 보이고 이미 많은 인원들이 붙어있다.
도착해장비를 착용하고 있으니 종명이와 상호가 보인다.
어제 먼저 들어와 민박을 하고 아침 일찍 자일을 2동 걸어놓았다고 한다.
빙벽을 쳐다보니 좌측엔 자일들 수없이 걸려있고
어려워 보이는 중간과 우측엔 자일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좌측 자일들중엔 사용하지 않고
누군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걸어놓은 자일이 절반가까이나 되서
등반을 하는데 많은 지장을 주고 있고 안전등반에도 걸림돌이다…
상호와 종명이가 등반하는 모습을 보니 자세도 그런데로 안정되고
힘있게 잘 올라가고 있다...
나는 중간라인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먼저 올라간 승현이는 어찌나 힘이 남아도는지
내가 상단쯤 올라갈때 또다시 올라와 나를 추월했다.
잘 올라가다 상단에서 힘들어서 쉬다가
마지막 살짝 오버행 넘어서 정상 5미터전…
바일이 터지면서 바일을 떨구었다…
순간.. 낙빙이라고 외치며 바일이 떨어지는 곳을 보니
등반자가 낙빙소리에 바짝얼음에 붙어서 머리를 숙였는데
그 등반자의 헬멧을 바일이 치고 떨어졌다…
마침 달고간 스크류가 있어서 스크류를 박고
슈퍼베이직에서 하강기로 갈아끼고 할 수 없이 하강을 했다…
내려와보니 내 밑에 있다가 바일은 맞은 등반자를 만났다.
괜챦으냐고 했더니… 얼음을 세계 맞았다고 했다..
그거… 얼음 아니고 제 바일이었어요…
헬멧을 보니 바일을 맞은곳이 패여있다..
그래도 천만 다행이다…
그게 날로 핼멧에 떨어졌거나…
아님 몸 어딘가로 떨어졌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오늘 나도 바일을 맞은 등반자도 둘 다 너무나 운이 좋은 날이었다...
이번엔 좌측을 올라보기로 했다…
또 바일을 떨구는 실수를 할까봐 진택형이준
스피너리쉬를 쓰고 올라갔다…
처음 올랐던 중간루트보다는 쉬운데
처음부터 빈 자일들이 많이 깔려있어 나나 다른 등반자들이
자일이 얽혀서 중을 풀며 오르느라 또 줄이 이렇게 저렇게
더 어렵게 꼬인다… 그때문에 등반시간은 길어지고..
정상에 거의 올랐을때쯤엔 수습하기 힘들정도로 줄이 얽혀있다.
그 와중에 내 등반루트로 하강줄이 떨어지고…
정말 짜증이 난다…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 자일을 떨구는거겠지만..
그래도 짜증이 난다… 등반을 않는 빈 자일들은 더더욱…
하강루트엔 산빛팀이 하강의 안전을 위해
단독 하강자일을 깔았다…
고정하강줄은 굵은 나일론줄이라 튜브하강기는 사용할 수 없고
8자하강기를 써야 하는데 그나마도 안전하다고 볼 순 없다…
그 덕에 하강을 하면서 크램폰이 상하지 않고
안전하고 빠르게 하강을 할 수 있었다…
내려와서 커피도 한 잔하고 쉬다가
한국등산학교 동기 형님이 건내준 소주 몇잔과
데운 사케를 한 잔 했더니 알딸달하고 취기가 오른다..
그러는 와중에 인경형님과 산빛산악회 일행 몇몇이
아까 올라오다가 본 10여미터의 빙벽에서
빙벽교육을 한다고 내려갔다고 한다...
알딸딸하게 취기가 올라좋기는 한데…
누군가 한번 더 올라가라고 한다…
취했는데.. 그래도 붙었다.. 절대 취중엔 오르지 마시길..
이번엔 낙수가 흐르는 오른쪽 구간…
잘 오르고 있는데 중간쯤 올라가자 힘이 들면서 숨이 가빠오자
취기가 확~ 올라오면서 어지럽다…
우~쒸 누가 올라가라고 했어..
숨을 천천히 고르며 천천히 올라가서 다운…
내려와 노닥거리다 4시쯤 베낭과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베낭을 메고 내려가고 있으니 중간쯤 있는 10여미터의 얼음벽에서
인경형님과 창연형, 상호와 종명이가 아직도 등반을 하고 있다.
모두들 짐을 정리하고 저녁을 먹기위해 인경형님 가게로 향했다.
이날도 인경형님이 준비해주신 맛있고 푸짐한 상으로
맛있고 배부르게 저녁을 먹었다.
정말 고맙고 맛있게 먹긴 했지만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죄송한 마음이 든다…^^;
다음주는 토왕등반이다..
오늘 등반하는 모습을 봐선 모두들 토왕등반은 문제가 없을듯하다..
올 빙벽시즌은 너무 행복하다..
작년보다도 인원이 더 늘었고, 짧은 시간에 실력들도 많이 늘었다.
이제 암벽도 빙벽도 남부러울것이 없지만
마음한켠 아직 불안한 마음도 남아 있다…
이제 산빛이 외형은 예전의 전성기를 찾았지만
이제 조화와 조율, 등반능력의 업그레이드…
무엇보다 개개인이 등반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심취할 수 있는 그런 등반이 계속되기를…
이것이 사라지기 시작한다면 오랫동안 조금씩 쌓아온 큰 산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무너져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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