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 수준별(A·B형)로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주요 과목인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난이도가 비교적 뚜렷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각 영역별 출제경향을 살펴봤다.
■ 국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교시 국어 영역은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국어 난이도의 경우, 쉬운 A형을 본 자연계 수험생과 어려운 B형을 본 인문계 수험생 모두 지난 6월과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반응을 대체로 내놨다.
국어는 자연계생이 주로 응시한 A형과 인문계생이 주로 응시한 B형의 공통문항이 45문항 중 30%인 15문항 출제됐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월 및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하되 쉬운 문항과 중간 난도 문항, 상위권 변별을 위해 고차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항을 섞어냈다”고 밝혔다.
A형은 학생간 대화문을 자료로 한 문항을 비롯해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와 전문가간 대담을 소재로 해 담화 참여자의 말하기 방식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항, 학생이 수업 시간에 한 발표를 소재로 해 발표 내용의 계획과 조직에 대한 이해, 비판을 묻는 문항 등이 출제됐다.
B형은 학생의 모의 협상에 대한 내용 이해, 발화의 의도 파악, 협상 제안의 공통점을 묻는 문항이 나왔다.
작문의 경우, A형은 ‘청소년 교양 프로그램 제작 건의’를 소재로 작문의 성격에 대한 이해력, 자료 활용 능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했다.
B형은 ‘생태관광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관한 논설문을 수정·보완하는 상황을 활용해 작문 능력을 간접적으로 측정하고, 답사 보고서의 내용에 대한 점검 능력을 물었다.
이밖에 문학에서 A형은 ‘낙화’(이형기),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조세희), ‘홍길동전’(허균) 등을, B형은 ‘옥루몽’(남영로), ‘소문의 벽’(이청준), ‘파초우’(조지훈) 등 고전·현대 문학작품을 활용한 문항이 나왔다.
■ 수학
2교시 수학 영역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출제해 적정한 난도가 유지된 것으로 분석됐다.
수능축제본부는 “문과생이 주로 보는 수학 A형은 지난해 수능의 수리 ‘나’형과, 이과생이 치르는 수학 B형은 수리 ‘가’형과 비슷한 수준이며, 상위권 변별력을 위해 고차적인 사고력이 필요한 문항도 출제했다”고 밝혔다.
A/B형 공통 문항은 지난해보다 적은 4문항이 ‘수학’에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 공통문항의 문항 번호와 배점을 달리해 응시자 집단의 특성을 반영했다고 출제본부 측은 설명했다.
또 하나의 상황에 대해 2개 문항을 출제하는 세트형 문항이 이번에 새롭게 출제됐다.
A/B형 모두 전체 문항 수의 30%가 단답형으로 나타났다.
수학 영역의 문항 유형의 경우, 공통 문항은 지수와 로그의 성질을 이용해 급수관의 중심으로부터 떨어진 거리와 그 지점에서의 물의 속력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또 수열의 일반항을 구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빈 곳에 알맞은 식을 구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이 출제됐다.
A형의 경우, ‘수학Ⅰ’과 ‘미적분과 통계 기본’에서 출제했다.
그래프를 나타내는 행렬로부터 그래프의 특성을 알아낼 수 있는지, 미분계수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했다.
확률의 곱셈정리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지, 중복조합의 뜻을 알고 그 수를 구할 수 있는지, 상용로그의 지표와 가수의 성질을 활용해 수열의 극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도 냈다.
B형의 출제 범위는 ‘수학Ⅰ’, ‘수학 Ⅱ’,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이다.
포물선과 직선의 위치 관계를 이해하고 있는지, 중복조합의 수를 구할 수 있는지, 분수부등식을 풀고 주어진 함수의 그래프를 이용해 서로 다른 실근의 개수를 구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 영어
3교시 영어 영역은 A형은 지난 9월 모의고사와 비슷하거나 쉬운 것으로, B형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지만 지난 9월 모의고사보다는 다소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영어 B형은 인문·자연계 구분없이 상위권 학생들이 집중되면서 영어 B형이 대입 당락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영어 출제 방향과 관련해 “A형은 실용영어, B형은 기초 학술영어 중심의 소재와 지문을 활용해 출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A형과 B형은 총 어휘 수, 지문당 단어 수, 구문의 복잡도, 지문 이해의 난이도, 문항 유형 등에 차이를 두고 출제했다”고 밝혔다.
A형은 ‘영어’, ‘영어I’ 수준에서 B형은 ‘영어II’, ‘영어 독해와 작문’, ‘심화 영어 회화’수준에서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항 배열의 경우, 지문의 대의를 파악하는 유형을 먼저 제시하고 문법·어휘 유형, 세부 사항 파악 유형, 빈칸 추론 유형, 쓰기 유형, 세트 문항 순으로 제시했다.
듣기 영역에서는 22문항 중 순수 듣기 문항은 16개가 나왔고 간접 말하기 문항은 6개가 출제됐다.
시각자료를 활용한 유형은 A형에서는 3문항, B형에서는 2문항이 출제됐고, 내용일치·불일치 유형은 A형에서는 1문항, B형에서는 2문항이 나왔다.
듣기 영역의 대표적인 새로운 유형은 ‘짧은 대화에 응답’ 유형과 ‘1대화·담화 2문항’유형이다.
읽기 영역은 23문항 가운데 순수 읽기 문항은 19개, 간접쓰기 문항은 4개가 출제됐다.
또 쉬운 문항과 중간 난이도를 가진 문항들을 중심으로 출제했고 상위권 변별을 위해 높은 사고력을 요하는 문항도 출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