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생각나는 큰들의 어머니들 / 배달, 김상철
지금 생각하니 당신의 자식사랑은
늘 감동이었습니다 -
5일장날 어쩌다 생선이라도 사오시면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
하늘보다 더 높은 큰 들의 당신은
주로 까시만 드셨었습니다
수건 동여매고 누워 앓으시다가도
못난 자식 책보 매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이고 내 새끼” 하시며 벌떡 일어나
삼복더위 왕구슬땀 아랑곳없이
물젖은 보리짚 불지펴 호호불면서
호박잎 찌고, 가지도 찌고, 된장도 쪄
저녁상을 무지개빛으로 차리셨습니다
고된 농사일과 한도 끝도 없는 집안일로
코스모스처럼 가늘고 활처럼 굽은 당신,
손가락도 성한 곳 없이 모두
굳은 살이 쎄멘돌처럼 박히신 당신...
그런 당신께서는
멍멍이도 잠든 칠흙 밤에도
예닐곱 자식들의 바지와 양말을
천년된 포도주보다 훨씬 진한 향으로
하품을 벗삼아 기으시고, 기으셨습니다.
2007년 8월30일
위에서,
큰들: 군산의 대야(大野 ) 라는 시골.
* 얼마 안 있으면 저는 귀빠진 날을 맞이 하게 된답니다.
그래서 세상을 떠나신 부모님이 생각났고요.
다른지역 어머니들께서도 그렇지만, 저 어렸을 당시는 제 어머님을 포함해서 여기 내 사는 지역의
옛 어머니들께서는 한결같이 자식사랑이 유달리 깊으셨습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헌신이었고 희생이었지요.
논농삿일과 밭농사일, 그리고 그 많은 식구의 빨래며 바느질, 다듬이질,다리미질 등,
온갖 집안일로 그야말로 뼈 마디가 부서지도록 일만 하셨지요.
밤이 되면 응당 쉬셔야 하지만,
저녁설거지 하고나서도 밤늦도록 밤잠도 못 주무시고 일하시는 때가 다반사였지요.
그렇게 일하시다가 설령 앓아 눕게 되시더라도, 당시 여기 농촌엔 약국도, 병원도 거의 없던 때라
당시 우리 농촌의 어머니들께서는 병원도, 약국도 못가고 머리를 수건으로 세차게 동여메고서
이를 악물고 무조건 그저 참아내는 수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이제야 제가 철이 든 것인지, 이 좋은 시대에 살고있는 저는 그게 정말 마음이 아프군요.
더 아픈 건 지금은 농업기계화로 농촌에 사시더라도, 이젠 어머니들께서 그리 고생을 않고 사시거든요.
이젠 농촌의 엄마들도 자차 뽑아서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애경사도, 동창회도, 산과 들 야유회도 맘껏 찾아다니는 등,
스스로 비젼을 갖고서 사시는 좋은 세상이 됐거든요.
♬ Susanne Lundeng /Jeg Ser Deg Sote L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