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무원 ‘늑장’ 일 처리 여전◀
한국경제는 건실합니다. 문제는 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 때문인데, 국제 정세만 안정이 되면 한국은 다시 도약할 겁니다.”
리 에드워즈 주한 호주·뉴질랜드 상공회의소(ANZCCK) 회장(53)은 한국경제에 대해 낙관적 태도다. “다른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한국은5% 이상 성장을 거뒀을 만큼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이란다. 물론 이라크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난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나아지는 것’과 ‘순탄한 성장’은 다르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바란다면 한국정부가 개선해야 할 일이 많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그는 최근 호주·뉴질랜드상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노무현 정부에 바라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가장 많이 나온 건의사항이 ‘북핵 문제 해결’이었다. “한반도 긴장은 국외투자가들에게 가장 큰 장애물(the biggest obstacle)입니다. 한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그는 정부와 공무원의 변화를 각별히 강조했다. 규제완화, 공정한 법적용, 투명성 향상 등을 쉴새없이 지적했다. 특히 투명성이라는 부분에 할 말이 많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투명성이 좋아졌다”고 전제하면서도 “아직도 정부 정책이 애매한(ambiguous) 요소가 적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은 IMF 위기 이후 세계경제 내에 편입됐죠. 하지만 선진국의 글로벌스탠더드(Global Standard)를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어요. 공무원이 특히 그렇습니다. 여전히 일 처리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는 “이 같은 문제를 풀려면 투자와 무역 옴부즈맨제도가 필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노무현 정부에 바라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기업에 우호적인(business friendly) 정부가 돼달라는 거죠. 주한 호주상공회의소는 74년부터 활동했다. 뉴질랜드를 합쳐 새로 출범한 것은 2001년. 회원기업은240여개로 비영리단체로 운영된다. 최근에는 천연자원 교역에서 벗어나 디지털기술, 유전공학 등 지식기반산업 협력 쪽에 주력한다.
에드워즈 회장은 호주와 한국 광고계에 줄곧 몸담았다. 한국에서 근무한지는 10년이 넘는다. 우연히 IMF 위기 무렵(96∼98년)에는 한국을 피해 있었다(괌 지사 근무). 그는 “혹독한 시절을 거치지 않은 터라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만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한국생활을 아주 즐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