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긴 생머리에 청바지가 잘 어울리셨다. 나는 선생님이 좋았지만
내성적인 성격 탓에 말 한마디 건네기 어려웠다.
어느 날, 선생님께서 날 부르더니 포스터에 표어를 만들어 오라고 하셨다.
당황한 내가 “그림… 잘 못 그리는데요…”라고 하자 “미술시간에 보니까 지혜 그림 잘 그리던데?” 하며 다시 부탁하셨다.
나는 그 길로 집에 와서 한얀 도화지 앞에 앉아 선생님 칭찬을 떠올렸다. 자신감이 생겼다. 잘하기 위해 몇 번이고 다시
그려 현충일 기념 포스터를 완성했다.
그 포스터는 교내 대회에 뽑혔고, 나는 난생처음 상이라는 것을 받게 됐다. 그 뒤로도
선생님은 내게 늘 자신감을 심어 주셨다. 우리 반 게시판을 꾸밀 기회를 주셨고, 옆 반 선생님 앞에서도 내 칭찬을 해 주셨다.
이런 선생님의 노력으로 내 성격은 점점 적극적으로 변해갔다. 그 무렵 우리 반을 지키는 보안관을 뽑기로 했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추천을 해서 3명이 뽑혔는데 선생님이 나를 추천해 주셨다. 나는 그렇게 4학년 3반을 지키는 보안관이 되었다.
빳빳하게 코팅이 된 보안관 임명장과 포스터를 그려서 받은 우수상을 볼 때마다 나는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때 그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성장했을까. 자신감도 없고 사교성 없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한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작년에 우연히 인터넷 미니홈피를 통해 선생님과 연락이 닿았다. 선생님은 고맙게도 나를 기억하고 계셨다. 그때 꼭
찾아뵙기로 했는데 아직도 약속을 못 지켰다.
선생님 이번에는 꼭 찾아뵐게요. 보고 싶습니다.
신지혜
/ 대구시 달서구 대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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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도 합니다
실패는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지혜를 열어주는 기회이다./아멘~ 언제나 긍정의 삶 감사입니다.. 늘 주님은혜안에서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샬롬~! 감사합니다. ~주님의♥풍성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