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3배 급증하고 전세사기 직격 빌라는 반토막이다.
한국일보, 김동욱 기자, 2023. 4. 5.
정부의 규제 완화 효과로 아파트 거래는 증가 추세지만 빌라 거래는 반토막 났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매력이 확 떨어진 여파다.
4월 5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거래량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2월 주택 거래량은 7만7,490건이었다. 이 중 아파트는 6만3,909건으로 전체의 82.5%를 차지했다. 아파트 거래 비중으로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월별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아파트 거래는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가 세금, 대출, 거래 규제를 일제히 완화하자 주택 중 선호도가 가장 높은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2월부터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 원까지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 시행이 상당한 효과를 냈다. 2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1만226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3,571건)에 견줘 186% 급증했다.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이 1만 건을 넘어선 건 2021년 4월(1만1,709건)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경기도 아파트 거래는 같은 기간 1만2,852건에서 1만6,836건으로 30% 늘었고, 미분양이 가장 많은 대구(2,350건)는 같은 기간 39% 늘었다. 반면 인천(3,924건)은 같은 기간 39% 줄었다. 전국에서 아파트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2월·97.9%)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파트시장은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빌라시장은 정반대다. 올 2월 전국 빌라 거래(다세대·연립주택)는 7,021건으로 전체 거래의 9.1%에 그쳤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월별 기준 가장 낮은 비중이다. 2월 서울의 빌라 거래는 1,872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3,782건) 대비 50% 감소했다. 지난해 2월만 해도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앞섰지만,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
이처럼 빌라 거래량이 급감한 건 최근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른 전세사기 여파 때문으로 보인다. 빌라를 고리로 한 전세사기가 판을 치자 최근 빌라 전세시장은 거의 초토화했다. 사실상 전세를 끼고 집을 사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더구나 과거만 해도 빌라는 생애최초 수요가 몰렸지만, 최근엔 아파트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이들 수요가 대거 아파트로 옮겨 가는 추세다.
빌라업계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이 80%까지 대출이 되다 보니 수요자로선 인식이 나빠진 빌라를 살 이유가 사라졌다"며 "요즘 빌라시장은 매매 거래가 끊겼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