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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미국 삽니다. 프랑스에서 꽤 오래 살다가, 미국으로 유학와서 결혼하며 눌러앉은 케이스구요. 저와 신랑은 서른 중반입니다. 미국와서 알게 된게, 미국에는 국립의료보험제가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같은거 말이지요.) 세계 선진국중 국가 의료보험이 없는 유일한 나라가 미국입니다.
저는 자세한 세세한 도표나 수치같은것은 찾아보기 귀찮아서 쓰지 않고 제가 실제로 겪은 미국의 의료보험의 실태를 실례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국민 보험이 없으므로 의료보험은 당연히 의무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한달에 300-400불하는 의료보험비가 부담이 되는 사람들은 의료보험 없이 살아갈수 밖에 없는 현실이고, 불행히 제 신랑이 그때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큰회사에 들어가면 직장 보험이 되지만 신랑이 그때 당시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주마다 법이 틀려서 직장 보험이 의무가 아닌 주도 있거든요, 그래서 보험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럴때 항상 불행이 찾아오지요. 케이스 1. 신랑이 허리가 아픕니다. 병원에 안가겠다고 빡빡 우깁니다. 며칠을 버티다가 도저히 침대에서 일어날수 없는 상황이 닥쳤습니다. 결국 911을 불러달라고 합니다. 저 혼자서는 그 덩치를 업을수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911에 전화를 걸었더니, 앰뷸런스를 불러달라는 거냐면 앰뷸런스 회사로 전화를 돌린답니다. 상황을 이해못한 저, 신랑한테 물어봤더니 바로 전화 끊으랍니다. 할머니 돌아가실때 앰뷸런스 불렀는데 2000불 나왔답니다. 결국 아픈 몸을 이끌고 응급실에 갔습니다. 2시간 기다려서 의사 30초 봤습니다. 진통제랑 스테로이드제 처방받고 나왔습니다. 500불 냈습니다. ㅡ.ㅡ;; 케이스 2. 저는 의료보험이 있었습니다. 외국학생신분으로 의료보험이 없으면 안되므로 그때 당시 신랑이 좋은걸로 들라고 해서 한달에 300불 내는 의료보험 들었습니다. 감기에 걸렸습니다.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가서 90불 내고 처방 받았습니다.(9불인줄 알았습니다.. ㅡ.ㅡ;;) 그래도 의료보험이 있으니까 이만큼 싼가보다 하고 왔습니다. 몇주후에 또 청구서 날라옵니다. 계속 날라와서 계속 내니 250불 다 냈습니다. (감기걸려서 처방받은게 250불입니다. ㅡ.ㅡ;; 주사도 안맞았는데.. ㅡ.ㅡ;;) 알고 보니 제가 갔던 병원이 제 의료보험회사와 계약되어있지 않은 곳이라 의료보험 혜택을 전혀 받을수 없었습니다. 케이스 3. 이제는 신랑이 큰회사 들어갔습니다. (야호!) 의료보험 됩니다. 저도 됩니다. ^^ 어쩌구 저쩌구 해서 회사에서 50%내주고 하니 저희는 앞으로 병원갈때 10-30불 사이만 내면 된다고 합니다. (아이 좋아!) 전체적으로 간단한 종합검진을 받을 일이 좀 생겼습니다. 이번에는 제 건강보험이랑 계약되어 있는 의사를 찾아갑니다. 간단하게 피검사하고 초음파 검사도 하고.. 의사가 유방암 검사도 할래? 이럽니다. 보험있으니 공짜겠지, 하겠다고 합니다. 그 의사는 이런 저런 피검사 초음파 검사 처방전 써주고 15불 벌었습니다. 그 의사는 조그만 병원이라 검사할수가 없으므로(미국은 다 이렇게 실험실, 이런게 다 따로 있습니다.) 다른 실험실(lab)가서 피뽑고, 초음파 검사하고 유방암 검사했습니다. 몇주후에 청구서들 날라들기 시작합니다. 초음파 검사 126.09불(여기서부터는 저한테 청구서 영수증이 남아있으므로 정확한 숫자 들어갑니다.)냈습니다. 또하나 초음파에 관한 청구서가 있습니다. 99.62불, 이것은 초음파 검사를 한 의사가 청구한 내역서랍니다. 그럼 앞의것은 병원에다 낸거죠, 말하자면 초음파 기계 이용료랄까? 유방암 검사는 192.69불 나왔군요. 피검사는 80.20불 나왔습니다. 왜 이렇게 많냐.. 하실수도 있겠지만, 아뿔싸, 또 제 실수. 초음파 기계를 쓰는 그 병원자체는 제 보험 회사와 계약이 되어있지만 그 기계를 읽는 의사들(여기서는 의사라고 하더군요)은 또 각각 개인으로 계약이 되어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었군요. 피검사? 저는 의사가 가라고 한 랩으로 가면 되는줄만 알았습니다. 그 랩은 제 의료보험 회사와 계약이 안되어 있다더군요. 허허 참.. 몇주후 제 보험회사에서 편지 한통 찍 날라옵니다. 원래 지병이 있었던 것 아닌가에 대한, (고지의 의무라고 하던가요?) 사실 확인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험회사는 원래 있던 지병에 대한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말하자면 갑자기 병원을 많이 가니 이거 머 수상한거 있을까봐 확인해보는거죠. 돈 안내려고 뺑기쓰는 중인 거대 보험회사. 나 무쟈게 튼튼한 사람이거덩? 케이스 4. 이제는 계약 안된 곳은 죽었다 깨어나도 안가리라 다짐합니다. 평소에 이가 안좋거나 그런건 아닌데 한번 검사차 치과에 갔습니다. 약속에 맞춰 갔는데도 40분 기다려서 간호조무사들이 엑스레이찍고 어쩌고 하고 의사가 30초 이를 보더니 잇몸이 좀 안좋다고 치료하는게 좋다고 합니다. 옆에 서있던 아저씨가 저를 다른 방으로 데려가서 계산기를 두드리더니 오늘 검사한것은 보험이 되어서 공짜이고(머를 했다고.. ㅡ.ㅡ;;) 잇몸치료를 하면 1100불인데 보험이 되니까 너는 420불만 내면 된다. 이랬습니다. 다음에 할께요 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왔습니다. 케이스 5. 그런데 신랑이 치과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이가 썩어서 신경까지 건드리는 모양이라 치료를 해야합니다. 계약 되어있는 곳 찾아서 갑니다. 계약이 되어있으니 그런가 돈 한푼 내지 않고 치료 잘 받고 나옵니다. 음 2주 지나니 역시 머가 날라오는군요. (그게 바로 오늘이었습니다. ㅡ.ㅡ;;) 보험회사입니다. 거래 내역서 같은건데.. 의사가 보험회사에 청구한 내역이 (자, 놀라지 마시라, 충치 하나 치료한거) 1138불입니다. 보험사에서 허용된 돈이 685불이고요, 우리가 내야 할 돈이 144.60불, 보험회사에서 낸돈이 540.40불이라고 나오네요. 그럼 그 사이에 비는 1138-540.40-144.60=453불은 머인가.. 그걸 아직도 모르겠다 이거죠.. 제 생각은 아마 의사가 보험회사에 청구해보고 못받는 돈은 우리에게 다시 청구한다.. 머 이럴거 같은데.. 당해봐야 알져 아직까지는 모르고 있습니다.. ㅡ.ㅡ;; 신랑 다니는 회사에서는 치과 보험도 줍니다. 직장 보험이 아닌 개인 사보험에서는 치과 보험이 있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직장 보험을 주지 않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거나 개인 자영업을 한다거나 하는 (보험금을 낼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 이야기는 하지도 않겠습니다) 사람들은 이가 아프면 어떻게 합니까? 쌩돈 다 내야 합니다. 물론. 미국은 신경치료하는 치과의사가 따로있어서 더 전문적이다 어쩐다 하는 미국에서 일하시는 치과의사분들의 의견도 있는것 알고 있지만 그것은 의료보험 민영화와는 약간 다른 문제이므로 논의에서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이 제가 겪은, 그리고 겪고 있는 미국 의료보험의 실체입니다. 민영화를 찬성하시는 분들의 논리 어떤 논리인지 이해가 갑니다. 공기업이 사기업보다 이윤이 적고 효율적으로 운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사기업으로 돌리면 더 많은 경쟁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운영이 될것이라는 그런 논리이겠지요. 그러나 공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원래 처음부터 공기업의 목적은 공익을 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촘스키가 그의 저서 공익The Common Goods(우리 나라에서는 촘스키와의 대화인가 머 그런걸루 나왔던듯)에서 이런 비슷한 말을 합니다. (아님 다른 곳에서인가.. ㅡ.ㅡ;; 하도 책을 많이 써서) 공기업이라는 것은 원래 태생부터가 이윤이 목적이 아니었으므로 이윤따위를 낼수 없는 형태로 조직되어 있다. 그것은 단지 공익이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기 위해서 조직되어 있으므로, 모든 사람들에게 공공의 이익을 준다는 그의 목적에 맞게 운용이 되면 되는 것이다. 여러분은 미국에서 19세기 처음에 소방서가 운영될때 소방서가 사기업이었던 것을 알고 계십니까? 내집에 불이 나도 우리집이 소방서와 계약되어 있지 않을 경우 소방서는 불을 끄러 달려와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던 것을 정부가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공익을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이 공익의 문제를 놓고 어디까지를 공익으로 보느냐에 대한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는게 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사회주의의 반대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인거.. 알고 계시다는 전제하에 씁니다.. ㅡ.ㅡ;;) 그렇기 때문에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의료보험이나 교육같은 것을 공익으로 보고 있으며 무상교육을 가능케 하는 것입니다. 이 많은 서유럽의 나라들은 사회주의 국가입니다. 그렇다고 빨갱이입니까? 아닙니다, 엄연히 사회민주 국가입니다. 여러분은 어디까지가 공익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돈이 없으면 물도 마시지 못 합니까? 전기도 없이 살아야 합니까? 병원도 못가야 합니까? 교육도 못받아야 합니까? 저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길고 잡다하지만 많이 읽혀졌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듭니다. 공감하시면 베스트 부탁드립니다. 꾸벅~! 개인적으로 저는 지글지글 끓고 있는 저 성나고 화난 위대한 국민들을 보면 우리 나라는 항상 앞으로 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맘속으로 무쟈게 뿌듯해 합니다.. 도움주는 것도 없으면서 말입니다.. ^^ 아고라에 올렸던 글인데 너무 빨리 오르다 보니 많은 분들이 못읽고 지나가신 거 같아요.. ㅡ.ㅡ;; 나름 베스트 부탁드렸는데.. 왕 서운..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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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어렸을때 놀았던 힘으로 오늘을 산다 원문보기 글쓴이: 랄라라
첫댓글 원글이가 이 글을 쓴게 2008년 6월이군요.
주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다지만 큰 틀은 같습니다.아프면 니돈으로, 교육도 니돈으로...모든건 시장에게 맡긴다. 신자유주의 미국의 모습입니다.
노숙자가 가장많은 나라 미국 최하서민층 일종에 생활보호 대상자가 가장많은나라 미국 의료보험의 혜택을 못받는 인구가
가장많은 나라 미국 의료비가 가장비싼나라 미국 빈부격차가 가장큰 나라중 선두 미국 그나라의 방식을 구걸하며 수입하려는 내조국 대한민국 . . . 의 앞잡이 가카는 절대로 그러실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