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의 종류]
< 암염>
소금 성분이 포함된 암석에서 추출한 소금으로,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다. 요새 유행하는 히말라야 핑크 솔트 역시 수입 제품이다.
< 천일염>
소금의 원천인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들인 뒤 햇빛과 바람으로 증발시켜서 채취하는 소금이다. 주로 서해안에서 집약적으로 생산된다.
< 자염>
바닷물 또는 소금기를 머금고 있는 갯벌의 흙을 끓여서 얻는 소금이다.
가장 전통적인 방법이다.
< 정제염>
바닷물을 별도의 공정을 거쳐 정제해서 만드는 소금을 말한다.
이외 호수염과 정염, 심지어 식물에서 소금기를 채취하는 경우도 있으나 우리나라와는 관련성이 적고 수입하는 제품도 드물다. 반면 히말라야 핑크 솔트로 대표되는 외국산 암염의 인기가 부쩍 높아졌다. 염도가 천일염보다 높으며 무해하다는 소문에 입욕제로도 쓰인다. 안데스 소금도 같은 이유로 찾는 사람이 늘었다.
[안 끼는 곳이 없는 소금]
전 세계 소금 생산량은 1940년 300만 톤에서 2010년? 2억 톤으로 증가했다. 소금은 식생활 외에도 다방면에서 활용 폭을 넓혀왔다. 기원전부터 금을 정련하기 위해 소금을 이용해왔으며 표백제·합성고무·가죽제품 생산 과정에도 소금이 쓰였다. 생리식염수나 소염제 같은 의약품에도 소독 차원에서 사용되는데, 소금을 조금이라도 사용하는 의료용품은 무려 1만 종이 넘는다.
소금은 축산업에서도 사용되는데,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 약 9만 톤에 달하는 분량이 가축 사료에 들어가고 있다. 젖소나 육우의 건강 유지를 위해 소금은 무기질 공급 측면에서 필수적이다.
한편 소금을 자루에 담아 창고에 넣어두면 시간이 흐르면서 짜고 쓴 물이 흘러나오게 된다.
이를 간수(bittern)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천일염 1톤에 약 500g 정도의 간수가 들어 있다고 한다. 소금의 맛을 보다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간수를 빼는 경우가 다반사. 하지만 마냥 버릴 게 아니라 다 쓸 데가 있다. 간수는 대표적으로 두부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간수의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 두부 제조 원리다. 이뿐만 아니라 간수에는 다량의 황산칼슘(석고)·염화칼슘·염화마그네슘 등 건축 자재나 의약품·화학약품에 사용되는 성분들이 범용적으로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간수 역시 정제염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따로 보관하며, 산업 소재 제조 과정에서 귀하게 쓰이고 있다.
[어떤 소금, 어떻게 먹어야 하나?]
소금의 가장 주된 사용처는 식생활이다. 요리마다 그에 알맞은 소금의형태가 다르기에 제대로 알고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요리에 쓰는소금은 천일염·꽃소금·맛소금 등으로 분류해 사용하고 있다.
< 천일염>
굵은소금으로도 불린다. 주로 배추를 절이거나 장을 담글 때 쓴다. 결정이 굵고 미네랄이 풍부해 절임 요리에도 종종 사용한다. 천일염은 보관할 때 자연스레 간수가 빠지면서 용량이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유통기한은 대략 5년이며 가급적 서늘한 실온에 보관해야 한다. 이 천일염을 어떻게 후가공하느냐에 따라서 소금의 종류가 달라진다.
<꽃소금>
천일염을 깨끗한 물에 녹인 뒤 불순물을 제거하고 가열해서 만든다. 재제염이라고도 불리며 일반적으로 천일염보다 하얗고 입자가 작아 더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천일염에 다른 성분을 섞어서 만들지만 불순물이 적어 오히려 염분이 더 높다. 다양하게 쓰되 다량 섭취는 금물. 요새는 함초소금·마늘구운소금 등 꽃소금에 다양한 성분을 첨가한 상품이늘었다.
< 맛소금>
주방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소금이다. 천일염에 맛을 돋우는 MSG(글루탐산나트륨) 성분과 향미증진제를 섞어 만든 가공 소금으로 건강 상태에 따라 조절해서 사용할 필요가 있다. 고기를 구울 때 주로 쓰는 허브솔트도 마찬가지다. 울산의 (주)한주에서 생산하는 한주소금도 맛소금과 비슷한 형태의 정제염이다.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나트륨만 뽑아내는 방식인 한주소금은 꽃소금보다 더 짠맛을 자랑한다.
< 죽염>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생산해온 가공 소금으로 대나무 통을 이용해 만든다. 천일염을 꽉 채워 넣은 죽통을 고온에 아홉 번 이상 굽는다. 간수를 제거한 천일염을 굽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서 분말 형태로 만든다. 죽염은 각종 염증이나 소화기계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으며 치약 같은 위생용품에도 쓰인다.
[소금 이야기]
< 소금은 자유롭게 사고팔 수 없었다>
소금은 인간의 생활에 필수적인 산물로서 예로부터 꾸준히 언급돼왔다. 육식을 하는 사람은 고기로부터 일정량의 소금을 흡수할 수 있지만, 채식을 하는 이들은 강제로라도 적정량을 섭취해야 한다. 그 덕에 소금은 인류가 공동체를 이룬 시점부터 공공재의 성격이 강했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교역 재료로도 사용돼, 소금 산지를 점령하는 것이 국가를 키우는 주 요인이 되기도 했다. 예컨대 문명의 발상지로 알려진 이집트는 나일강과 바다가 만나는 해변에서 소금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중국 황하 문명 발상지 근처에도 커다란 소금 호수가 있다. 소금이 국가의 발전 조건으로 부상함에 따라 중국 한나라 때부터는 소금을 국가에서 전매하기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일제강점기에는 소금을 생산해도 판매를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완전 전매제를 시행한 바 있다. 1961년에야 전매가 폐지된 걸 볼 때 우리가 염전을 통해 소금을 직접 구매한 역사는 이제 막 60년이 지났다.
< 소금과 떼놓을 수 없는 지역>
세계적인 관광도시이자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유명한 잘츠부르크(Salzburg)는 ‘소금의 도시’라는 뜻이다. 소금 교역을 바탕으로 부를 축적한 이 도시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활에 예술을 끌어들이며 중세 음악 발전에 기여했다. 암염 생산지인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 역시 ‘황제의 소금 창고’라는 뜻을 가진 지역이다. 선사시대부터 암염을 생산해온 이곳은 오스트리아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면서 동시에 세계 소금산업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은 서해에서 생산된 천일염을 싣고 와 판매한 포구가 있던 자리다. 그 건너편 마포구 염리동은 소금 장수들이 많이 살던 곳이라고 한다. 제주 구엄리엔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돌염전의 흔적이 있다.
첫댓글 소금이 이렇게 좋은줄 몰랏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