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멈춤, 기다림의 시민훈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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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엘레베이터에서 '닫힘 버튼 사용정지 - 에너지 절약'을 본다.
7,8초정도 기다린후 자동 문닫힘이 되어 손으로 눌러도 작동이 안된다.
버튼을 눌러 빨리 출발 시키던 버릇이 있어 오르면서 꾹꾹 눌러댄다.
'고장이 낫나?'하고 주위를 살피면 '그건 작동이 안되요' 머쓱해 진다.
닫힘을 빨리 누르면서 문끼임등 민원이 발생하는 것을 자주 보아왔다.
언제부턴가 지하철에서 엘레베이터의 닫힘 단추를 자동장치로 바꿨다.
뒤에 뛰어든 사람 때문에 다시 7,8초 기다림, 또 뛰어드는 사람이 이어진다.
익숙해진 한 노신사가 아예 '열림' 단추를 누르고 뛰어오는 사람을 기다린다.
"함께 가도 되요. 겨우 1,2분 차이에요." 느긋함이 사람들을 훈훈하게 한다.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천천히, 멈춤, 기다림'의 느긋한 교육현장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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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회전교차로'가 2010년 108개였고, 2023년 2525개로 20배가 늘어났다.
종전 교통신호등이 없는 '로타리'에서는 먼저 진입한 차량이 우선이었다.
신설되는 '회전교차로'에서는 회전교차로에 회전 중인 차량에 우선권이 있다.
회전교차로의 올바른 통행방법은
첫째 접근하는 단계에서 '반드시 서행'(천천히 또는 잠시 멈춤)
둘째 좌회전하려는 차량은 안쪽 차로를
셋째 우회전할 차량은 바깥쪽 차로를 선택한다.
회전교차로 안에서 사망사고는 70% 줄었고, 통행시간은 18% 단축됐다고 한다.
문명의 교차지점에서는 '천천히, 멈춤, 기다림'등 숨고르기가 중요함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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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신호등과 동시 바닥 멈춤선 표시 막대(적,녹색)는 무단횡단금지를 위한 것이다.
'천천히, 멈춤, 기다림'으로 시민들의 가쁜 심호흡을 한 템포 늦추는 교육마당이다.
사선 보행로가 신설된 곳에서도 길어진 대기의 기다림에 시민의 표정이 느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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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문화로 우리 사회의 물질문화는 급발전을 해 살기는 풍요로와졌다.
반면 많은 시행착오와 함께 정신이 따라가지를 못해 사회는 혼란스러워졌다.
스마트폰, 컴퓨터는 현대생활의 기본인데 많은 노인들은 간단한 활용 외에는 깡통이다.
일상 생활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도무지 따라잡을 수가 없어 일상이 온통 어긋난다.
속도에 번거로움이 생기니 하나둘씩 '천천히, 멈춤, 기다림'의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열매를 맺으려면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과정을 거치듯 '뜸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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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회에서는 단숨에 1등을 해야 한다.
2등에게는 환호가 없고, 꼴등은 자리가 없다.
1등도 2등도 꼴등도 다 담아내는 '가마솥'이야말로 온전한 품세상이다.
그게 융합이다. 융합하는데는 서로 섞일 알맞은 시간이 필요하다.
옛날 가마솥 밥을 지을 때 '뜸들이기'를 하듯 말이다.
뜸들이기 할때는 일정시간 솥뚜껑을 열지 않는다.
산림경영. 품마을에서도 열매를 얻기 위해 '천천히, 멈춤, 기다림'을 훈련한다.
그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느긋함이다.
2023.3. 아가동장 김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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