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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컴맹이고 자료를 찾다가 귀찮아서 사실 넘겨버렸소. 그러나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았다는 거요.
그리고 우린 이것을 시로 안 볼것이요?
그렇다면 시라는 건 도대체 무엇이오?
활자는 도대체 무엇이오?
내가 말하는 것은 이미지나 음악첨부 요런거 다 집어치우고 그 이미지 자체가 시라면 어쩔것이란 거요.
http://blog.naver.com/astaldo?Redirect=Log&logNo=50071114324
위의 것은 아폴리네르의 시 칼리그람의 인용이요. 시라는 것 자체가 활자이고 그것의 어느정도 회화적 요소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것이요. 가령 길거리의 신문에 달려있던 사진을 오려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달성한다면 그것도 시라는 것이고, 사진도 마찬가지요. 누가 원본이야기를 하던데, 시에서 차용한 원본의 그림이 그 원본의 의미와 더불어 시인이 의도한 의미가 결합된 하나의 창조물이라는 거요.
그리고 아래의 내용은 퍼온거요.
1. 시(시가)의 연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노래'입니다. 즉 '원시종합예술'인 집단 무요에서 시가 분화되었다고 말하죠. 그 예로 우리 나라에서는 '구지가, 도솔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구지가, 도솔가' 등은 집단 무요에 붙여진 설명 가사였다고 하죠.
우리의 최초의 서정시로 알려진 '공무도하가(공후인)'의 연원도 가락, 즉 음율(노래)이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입니다. 사랑하는 임이 물로 뛰어드는 경황에 어느 여인이 뒤쫒으며 그런 내용 있는 가사를 읊조리며 뒤따를 수 있는 여유가 있었겠습니까. 뒤따르는 여인의 호소, 즉 흥얼거린 가락이 다른 이의 손을 빌어(목격자인 사공의 아내) 정황에 알맞은 노래로 변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듯, 결론지어 말하면 원시 시가의 연원은 가락인 것이죠. 서두가 너무 길었네요.
따라서 최초의 시(시가)는 읊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운율(가락)을 중시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다가 현대(근대)로 접어들면서 읊는 시가 '보는 시' 즉 '회화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시로 변했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김광균 등에 의한 주지시를 지칭한다고 보면 될 듯합니다.
그리고 현대시는 '생각하는 시'로 발전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상징-함축-암시'가 현대시의 두드러진 특성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결국 시의 발달 과정은 '읊는 시⇒ 보는 시 ⇒생각하는 시'로 요약된다고 하겠네요.
2. 일반적으로 시의 궁극적 목적은 '정서의 표출·전달'과 그를 통한 '감동·쾌락'이라고 말하죠.
시 형식의 파괴. 이는 곧 시의 목적의 확장과 다양화에서 찾아야 할 듯합니다. 먼저 그 예가 될 수 있는 유형은 '서사시 계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사시란 시 구조의 변혁을 뜻합니다. 이에는 서사 문학의 3요소인 '인물, 배경, 사건' 등이 모두 주요한 요소로 등장하니까요.(님이 질문한 대화체도 자유자재로 삽입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시의 4요소가 '리듬-이미지-상징-어조'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에 서사성이 가미된 정도가 곧 서사시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 다음으로 전통시 형식의 파괴로 들 수 있는 것이 초현실주의적 작법인 '연상 수법
'과 '잠재 의식' 그리고 '자동 기술법'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듯합니다. 이는 주로 소설적 기법이었는데 시에 응용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 연상 수법과 잠재 의식을 다룬 시를 예로 들겠습니다.
* 산(山) 【지은이】김광림: 시인. 1955년에 문단에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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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상 전 개
[A] 한여름에 들린 [A]가야산의 독경 소리와 벙그는 매화
가야산(伽倻山) <시간 이동 관점: 과거⇒현재>
독경(讀經) 소리 청각적 이미지⇒시각적 이미지를 연접
오늘은 ⇒매화 봉오리
철 늦은 서설(瑞雪)이 내려
비로소 벙그는
매화(梅花) 봉오리.
[B] 눈 맞는 [B]서설 속의 열 두 암자와 노승의 미소
해인사(海印寺) <시선의 이동 관점>
열 두 암자(庵子)를 암자(산사의 정적)⇒노승 눈매⇒미소
오늘은 법열(法悅)의 미소(인간적 개화)
두루 한 겨울
면벽(面壁)한 노승(老僧)의 눈매에 '매화 봉오리'와 '노승의 미소'를
미소가 돌아. 연상 수법(聯想手法)에 의해 연접(連接)
☎작품 정리☎
☞출전: 시집 '학의 추락'(1970)
☞갈래: 자유시, 서정시, 순수시
☞성격: 정적(靜的), 관조적, 주지적
☞특징: 이미지의 연접과 초현실주의적 연상 수법에 의한 표현
☞어조: 차분하고 명상적·사색적 어조
☞제재: 산 -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의 정적(靜寂)
☞주제: 서설이 내리는 산사(山寺)의 선미(禪味)
서설 속의 선미 어린 산사의 풍경과 분위기
* 나비의 여행(旅行) 【지은이】정한모: 시인. '시탑', '주막' 동인.
- 아가의 방(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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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 전개
[A] 아가는 길을 떠난다. [A]순결한 꿈과 의식의 세계(떠남)
하늘하늘 밤의 어둠을 흔들면서 과거와 미래의 세계를 날다
수면(睡眠)의 강(江)을 건너 가 좌절하여 돌아옴
빛 뿌리는 기억의 들판을,
출렁이는 내일의 바다를 날으다가 <아가의 여행 과정>
깜깜한 절벽(絶壁),
헤어날 수 없는 미로(迷路)에 부딛히곤
까무라쳐 돌아온다.
[B] 한 장 검은 표지를 열고 들어서면 [B]전쟁의 파괴성과 그에 대한 공포
아비규환하는 화약(火藥) 냄새 소용돌이 잠재 의식인 꿈의 세계
전쟁(戰爭)은 언제나 거기서 그냥 타고
연자색 안개의 베일 속 여행 목적지의 상황
파란 공포(恐怖)의 강물은 발길을 끊어 버리고 (반휴머니즘적)
사랑은 날아가는 파랑새
해후(邂逅)는 언제나 엇갈리는 초조(焦燥)
그리움은 꿈에서도 잡히지 않는다.
[C] 꿈에서 지금 막 돌아와 [C]공포와 경악의 자각
꿈의 이슬에 촉촉히 젖은 나래를 현실 세계로의 회귀
내 팔 안에서 기진맥진 접는
아가야, 아가에 대한 위로
오늘은 어느 사나운 골짜기에서 (휴머니즘적)
공포의 독수리를 만나
소스라쳐 돌아왔느냐.
☎작품 정리☏
☞ 출전: '사상계'(1965.11)
☞ 성격: 주지적, 비판적, 상징적, 감각적
☞ 이미지: '어둠'↔'밝음'. '공포'↔'사랑'. '현실'↔'꿈' 등으로 대비되어 표현
☞ 특징: 서사적 구조, 희곡적 화법, 감각적 표현
☞ 제재: 아가 ←전쟁이 남긴 반문명적 상황에 처한 현실
☞ 주제: 휴머니즘을 추구하는 순수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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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기술법'은 주로 소설적 기법으로 '율리시즈(제임스 조이스)'는 수백 쪽을 모두 붙여서 표기한 작품으로 이는 기성적 문장관에 대한 '부정 정신'의 소산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 나라에선 이상의 시가 그 예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이는 민요시의 운율적 미학에 대한 부정 정신의 소치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는 돌이켜 보면 크게 새로운 시도라 하기에는 좀 그렇기도 한 면이 있기도 합니다. 조선 시대의 시가의 표기는 거의 이런 유형이었으니까요.
* 거울 【지은이】이상: 본명은 김해경. '구인회'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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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 전개
[A]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起> [A],[B],[C]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자아 분열의 양상
[B]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C]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 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D]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承> [D]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모순적 의미 구조
[E]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轉> [E]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전적인 자아 분열
[F]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結> [F]
또꾀닮았소 자아 분열과 자의식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작품 정리☏
☞출전: '카톨릭 청년'(1934)
☞형태: 자유시, 서정시, 순수시
☞성격: 주지적, 심리적, 자의식적, 관념적, 암시적, 상징적
☞표현: 전체 내용은 역설법을 위주로 함.
전체 형식은 자동기술법(自動記述法) ⇒시의 음악성을 중시한 기성적(旣
成的)인 문장관(文章觀)에 대한 부정 정신(否定精神)
시의 연 구분과 띄어쓰기 등을 전적으로 무시함.
☞제재: '거울 속의 나'와 '거울 밖의 나'의 정신적 갈등
☞주제: 자의식(自意識) 세계에서의 자아 분열(自我分裂)
* 고무신 【지은이】장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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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눈보라 비켜 나는
全--群--街--道--
[B] 퍼뜩 차창으로
스쳐 가는 인정(人情)아!
[C] 외딴집 섬돌에 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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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하 나 ㅣ
ㅣ 둘 ㅣ
ㅣ 세 켤레 ㅣ
ㅣ________________ㅣ
이상과 같은 시 형식의 파괴 외에도
'제목'만 있는 시
'□(기호)'만 있는 시 따위가 시도된 적도 있습니다만, 이게 과연 투철한 시 정신에
걸맞는 성실한 자세인지에 대해선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앞으로도 기성시 형식에 대한 부정 정신은 끊임없이 시도되어야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시가 탄생되리라 울렁이는 가슴으로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시든 시의 의미(내용)가 형태로 인해 사장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시의 존재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엄연한 진실이 아니까 하는 생각과 뭔가 아쉬운 마음을 전하면서 마무리할까 합니다.
요즘 기성시인에게도 많이 나오는 것이 회화적요소를 결합한 시요. 사진을 붙여서 문자의 의미와 결합해서 독자에게 어떤 형상이나 감동을 준다면 그게 소위 그 시의 목적인거요. 엄청나게 많아요 이미. 그게 옳은 것인가 그른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겠지요. 그리고 이 카페도 활동하는 회원들의 생각이 반영되서 결정된다면 그게 옳은 것이겠고요. 어차피 인터넷문학사이트 아니오? 난 그렇게 생각했소, 그리서 굳이 찾아 올리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생각되었던 거요.
위의 요런 내용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은 시를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정답이라는 게 있는거요? 정답이라는 게 있으면 뭔지 알려주시고, 정답이이라고 절대적인 답변이 없다면 시게시판의 그 규칙의 유효성은 어디까지인가 그말이오.
그리고 달력님이 말한 신문고 내용은 정확이 구분짓고 가야될 부분이 있소. 그래서 저 투표란에 제시된 내용 자체가 맘이 안들었던 거요.
난 요정도만 하겠소. 의견공유가 주목적이 아니고, 다만 이 사안에 결코 가볍게 생각한게 아니고 이기고지고의 게임이 아니었다는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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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 3. 시에는 이미지와 리듬이 내재해 있으므로, 사진이나 음악를 첨부하지 않는다. 라는 규칙과 꼬라지님이 주장(?)하는 이 문제는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 예로 든 작품은 당연히 시라고 봅니다. 그걸 시비거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을 겁니다. / 시방 규칙은 시 본문과 '무관한' 사진이나 음악을 첨부하는 것을 말하지 않나요? // 다른 예를 들면.... 속옷 관련 전공책에 팬티만 입은 여자 사진이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요리전공 책에 초콜렛 복근을 드러낸 남자 사진이 들어가 있는 것은 책을 더 많이 팔아먹기 위한 상술에 지나지 않죠.
// 또다른 예는 [ 그는 내게 'ㅋㅋㅋ'라는 문자메세지만 보냈을 뿐이었다] 라는 문장이 소설에 쓰였다고 했을 때 이걸로 이모티콘을 썼으니 수정해야한다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 [그는 내게 사랑한다 라는 문자를 보냈다. ㅋㅋㅋ] 이건 수정대상이겠지만...
편재님 제 말이 그 말이라는 게 이해가 안되십니까? 달력님이 주장하는 의견에는 부분 시정이 있어야 한다고요. 투표의 기준 자체도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시게시판 조항에는 제가 위에 제시했던 시들의 일부는 포함이 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 그걸 이야기 한 겁니다.
"꼬라지 말은 뭐 이거 아닌감? 다음은 시 운영 규칙입니다. [2. 시적 허용의 범주 내에서 통신체의 사용을 허용하고 이모티콘은 전면 사용을 금한다.] [3. 시에는 이미지와 리듬이 내재해 있으므로, 사진이나 음악를 첨부하지 않는다.] 위 둘을 보면 다른 점이 있습니다. 2번 규칙 이모티콘은 시적 허용 범주내에서 가능 하지만, 3번 규칙 사진과 음악은 아예 안 되는 걸로 되어있습니다. 꼬라지 말은, 사진과 음악도 시적 범주 안에서 허용시키자 이말 아닌가요? 그것에 대해서 논의할 필요가 있는 거고요. 아닌감?"
드디어 이제 시 정체성에 대한 논란으로 불거지겠군, 화이팅.
사진이나 음악도 자신의 의도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필요하다고 봄. 허나 그 것을 효과적으로 쓸만한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지 그 부분은 솔직히 의심되는 것이 사실임. 민증을 스캔해서 그 자체를 시라고 하는 경우도 있을 테고 뭐 다양한 것이 생기겠지만...
게시판 하나 더 만들면 되는 문제네요. 이름은 뭐.. 현대시 정도로 해두고요. 굳이 시-라는 형식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면 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