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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 유감 |
글쓴이 : pli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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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 유감
(재)국제농업개발원 연구소장 농경영학ᆞ경제학 박사 李 秉 華
제가 사는 용인 기흥단지 주변에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와 이것의 관련 회사 및 연구원과 종합연수원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이들 회사들이 이곳에서 창업했던 1985년 당시 토지매입 등 몇 가지 부분에 저의 역할이 있었던 인연으로 지금도 종합연수원에서 외부강사를 초빙할 때는 간혹 저를 불러 임직원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영입한 신참내기 경력사원에게도 저의 강의를 듣도록 배려를 해줍니다. 형식이야 제가 강사니까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배우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들보다 한가지 정도 나은 것은 세월을 살아온 경험적 판단과 아날로그 방식의 통계로 설명할 때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요란한 박수 세례도 있습니다. 한가지 내용을 사례로 들자면, “1990년도 한해 동안 기흥IC를 통해 삼성반도체 공장으로 출퇴근하던 승용차와 버스 등이 일일 평균 3,800여대였고, 1995년도에는 5,400여대, 2000년도에는 7,400여대, 2005년도에는 5,300여대, 요즘은 20년 전과 비슷한 3,700여대가 통과한다. 그 동안 삼성반도체는 25년 동안 매출액 23배, 공장규모 5배로 성장했으나, 오히려 종업원은 20년보다 줄었다. 이것은 현재진행형이다. 과거에는 과학의 발달이 ‘고용창출형’이었으나, 지금은 ‘고용퇴출형’이다. 여러분도 언제 자동화 시스템과 로봇에게 쫓겨날지 모른다. 인도시장에는 중국과 일본이 없다. 하루빨리 인도와 아프리카에 가서 여러분들이 만드는 삼성제품 팔아먹는 비즈니스를 하든지, 삼성현지 자회사를 만들어라”고 합니다. MB정부의 고용창출정책은 중소기업에서 찾을 수 밖에 없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과학의 발달이 농축산 농가에 큰 타격을 주는 부분이 있어 소개를 합니다.
김치냉장고와 고랭지배추, 그리고 김치찌개 1995년 가을, 「만도-위니아」가 “딤채”라는 생판 처음 보는 이름도 이상한 김치냉장고를 출시했습니다. “딤채”는 출시 15년만인 금년에 무려 1,300만대가 팔렸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김치냉장고 제작도 삼성ᆞLG 등 모든 가전제품 생산회사들이 참여했고, 전국 가구수의 85%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혼부부의 혼수장만 순위에 디지털TV, 냉장고, 세탁기 다음인 4위에 김치냉장고가 등장했습니다. 이것 덕분에 소비자들의 가정경제에도 많은 도움을 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다음의 통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인데, 1980년에는 6.3kg였고, 10년후인 1990년에는 5.5kg이 늘어난 11.8kg이었고, 또 10년후인 2000년도에는 4.7kg늘어난 16.5kg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10년후인 올해 예상소비량은 19.7kg입니다(작년 2009년 소비량은 17.8kg). 과거 198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의 주기별 통계와 비교할 때 지속적 소비성장을 못하고 겨우 3.2kg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 동안의 추세라면 적어도 5.2kg이 되어야 했습니다. 이는 돼지고기 부위별 소비량 조사에서 나타나는데, 삼겹살 소비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반면 돈정육과 돈혼육, 즉 김치찌개용 돼지고기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의 절대적 원인은 바로 김치냉장고의 출현입니다. 일찍이 김치냉장고가 여름 고랭지 배추농사꾼과 돼지 사육농가들을 다 죽일 것이라고 진단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상인들이었는데, 가을에 담가놓은 김치가 김치냉장고 속에서 시지 않고 이듬해 김장철까지 견디니 여름 고랭지 배추농사가 필요 없어졌고, 김치가 시지 않으니 겨울철 입맛의 최고인 김치찌개 메뉴가 사라질 판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상인들의 지적이 그대로 적중되고 있기도 하려니와 이들은 상당히 정확한 통계수치도 가지고 있습니다(고랭지 배추 통계는 대아청과 기획실, 돼지고기 통계는 축협공판장 제공). 고랭지 배추의 경우 김치냉장고가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2000년도와 작년(2009년)의 비교에서 국민1인당 한해 평균 고랭지 배추 1.1포기가 적게 소비되어 금액상으로 1,020원(농가 수취가격)이며, 국민전체로는 499억8천만 원이라는 엄청남 금액이 농가소득에 결손으로 등장했고, 김치찌개용 돼지고기의 경우 국민1인당 한해 평균 소비량에 970g이 줄었는데, 이것의 금액환산(축산농가의 공판장 출하가격) 3,150원이며, 국민 전체로는 1,543억5천만 원 가량이 양돈농가에 결손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김치냉장고는 소비자에게는 순기능을 양돈농가와 고랭지배추 농가에게는 역기능을 제공하였습니다.
김치수출에 김치냉장고가 따라가면? 김치가 수출농산물에 효자상품으로 등장했습니다. 작년말(2009년 12월말) 통계에 의하면 수출은 28,500톤의 물량에 8,938만 달러로 이중 92%가 일본으로 수출되었고, 수입은 129,000톤에 8,800만 달러로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했습니다. 수입물량이 수출물량보다 4.5배 많은 반면, 금액이 비슷한 것은 일본에 수출하는 한국産 김치는 수입되는 중국産보다 4.5배 가격이 높다는 것이고, 한국産 김치가 중국産보다 품질과 맛의 차이가 월등히 앞서기 때문입니다. 현재 일본전역에 한국産 김치를 제공하는 음식점이 오사카를 중심으로 여러 곳에 산재해 있는데, 대체로 한국 관광객이 가는 곳에 몰려 있으며, 숫자로는 약 2,350여 곳이라고 합니다(일본 관광진흥회 제공). 아직 이들 식당에 김치 냉장고가 없는 집이 있는 반면에 김치를 즐기는 일반 가정주택에 김치냉장고가 있는 집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측의 일본가전 판매본부에 의하면 최근 들어 일본에서도 김치냉장고가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문득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 일본도 한국처럼 집집마다 김치냉장고가 장만되면 한국 김치 수출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과거에는 북한의 「모란봉 김치」만 있었다. 1973년 새마을운동 전국지도자대회때 재일동포 대표단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이희건 회장(1917년생으로 고향마을인 경북 경산과 청도에 새마을 공장을 건립하고 서울에는 “신한금융”(지금의 신한은행)을 창업했음)은 북한에서 만들고 일본 조총련에서 파는 3kg들이용 「모란봉 김치」한 병을 가져왔습니다. 평양에서 만든 김치가 일본에서 성황리에 팔리고 있다는 설명을 들은 朴대통령은 당장 특보 및 수석비서관들과 한식주방장 및 검식관과 필자 등을 입회시킨 후, 서울시내에서 김치를 잘 만든다는 고급 요정과 호텔들의 김치를 총집합하여 시식대회를 가졌는데, 압도적인 차이로 북한의 「모란봉 김치」맛이 좋다는 판정이 났습니다. 노발대발한 朴대통령의 명으로 한식주방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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