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교육감 4년전 3명서 올해 8명으로 급증
코로나로 공교육 무너지는데
내로남불 자사고 취소소송에
학부모 혼란·피로감 커져
진보교육감 독주 시대 끝나
광주·부산·경북 선거에선
교대총장 출신 3명 당선
현장 전문성·행정력 기대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 선거에서 17개 시도 중 14곳이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됐지만 2022년 교육감 선거를 통해 진보 성향 대 보수 성향 교육감 수는 9명 대 8명으로 팽팽하게 갈리게 됐다. 2014년 선거에서부터 이어졌던 진보 교육감 독주 시대가 끝났다.
2018년 선거에서 대구·경북·대전만 중도보수 교육감이 당선됐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후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후보,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후보,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후보,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후보가 당선되면서 중도보수 교육감 수는 8명으로 늘어났다.
8년간 교육감으로 지역 유·초·중등 교육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진보 교육감 위세가 이번 선거에서 꺾인 배경엔 진보 교육감 정책이 학력을 등한시한다는 학부모들 불안감이 작용했다. 14명의 진보 교육감 임기 중반부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교육이 대대적으로 시작됐는데 이로 인한 학력 저하가 공교육과 진보 교육에 대한 실망으로 나타난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정치 편향의 민주시민 교육이나 학력 저하를 조장하는 혁신학교, 책임은 없고 권리만 강조하는 학생인권조례 등 국민이 진보 교육감에 실망한 이유는 많다"고 지적했다.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2016년 4.9%였던 중2 수학 기초 학력 미달 학생은 2020년 13.4%까지 올라갔고 사교육비 부담 역시 커졌다. 그러나 그동안 진보 교육감은 학력 저하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인권·노동교육 등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수업을 다양하게 도입하면서 상대적으로 학력을 소홀히 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받았다.
특히 현행 학교 과정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석차가 표시되는 시험이 아예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기의 정확한 학습 성취도를 제대로 모르는 일도 허다했다.
올해 출마했던 교육감 후보들은 대거 공교육 정상화와 학력 강화에 관한 공약을 제시하며 개별평가와 진단평가 실시를 약속했다. 광주시교육감에 당선된 이정선 후보의 선거 구호는 '실력 광주'였고 서거석 전북도교육감 후보 역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와 이로 인한 줄소송 역시 유권자들이 진보 교육감에 피로감을 느낀 이유였다. 2018년부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자사고 평가를 통해 지정 취소를 통보했는데 이는 모두 법원에서 평가 절차와 기준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도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수를 올려 재지정을 취소하려 했지만 교육부에서 평가 과정이 법에 어긋난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여기에다 조 교육감은 두 자녀를 모두 외국어고에 보냈고 김 교육감은 자녀를 해외에 유학시키는 등 자사고는 취소하려 하면서 본인들은 진보 교육이 그동안 비판해왔던 '특권 교육'을 시켰다는 '내로남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교육부가 대입 정책을 공교육 정상화와는 거리가 있는 '정시 확대' 기조로 선회하는 과정에서 진보 교육감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대선 직후 치러지는 선거에서 정치지형 영향을 많이 받기는 했지만 한 발 더 나아가는 진보 교육의 의제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한계는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교육감 선거를 통해 전교조 출신 교육감들이 대거 퇴장하고 교육대 교수 출신이 3명이나 등장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장석웅 전남도교육감,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불출마 또는 낙선하면서 전교조 출신은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정도만 남았다.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 제시했던 다양한 교육이 이념 편향성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경력을 강조한 교육대 출신이 그 자리를 메웠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당선인은 부산교대 총장 출신이며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당선인도 광주교대 총장 출신이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당선인도 청주교대 총장을 역임한 바 있어 초등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총장으로서의 행정력을 동시에 갖춘 후보들이 대거 시도 교육청의 수장으로 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