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가
열쇠.'
게으른 천재에게 채찍이 보약이다. 기아의 '빅 유닛' 김진우(19)가 잠자던 직구
스피드를 흔들어 깨웠다. 점점 멀어져가던 신인왕 꿈을 다시 무릎 앞에 당겨놓았다.
18일 광주 롯데전. 선발 등판한 김진우는 7이닝을 산발 5안타 1실점으로 막고,
최근 3연패하는 동안 쏟아졌던 혹평들을 단숨에 잠재웠다. 올시즌 11승째(10패).
이날 기아 구단 스피드건에 찍힌 김진우의 직구 최고 시속은 149km. 광주구장
전광판에는 151km까지 불이 들어왔다.
큰 키(1m92)에서 내리찍는 각이 큰 직구에 상대 타선은 속수무책. 직구가 살아나자
덩달아 변화구가 기막히게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김진우는 경기를 끝낸 뒤 "며칠전부터 하루 1시간 30분씩 정상적으로 러닝을 하고
있다"며 "초반 직구에 힘이 실려 자신있게 꽂아 넣었다"고 밝혔다.
김진우는 지난 3주간 발목 부상으로 러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코칭스태프는
사생활 문제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며 혀를 차는 분위기. 서늘한 질책의 눈길이 쏟아졌다.
여기에 100kg을 훌쩍 뛰어넘는 고질적인 과체중까지 산더미같은 숙제처럼 떡 버티고
섰다. 직구가 140km대 초중반을 맴돌았다. 널뛰기 제구력은 '반쪽 투수 김진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얼마전 근성 부족에 대한 김성한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찬물 한동이를
얼굴에 들이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돌아왔다. 풀어졌던 마음의 끈을 바짝 조였다. 신인왕
라이벌 현대 조용준의 대약진도 자극제.
"(조)용준이 형이 구원왕 될 것 같죠. 그럼 나는 탈삼진왕 할래요."
이날 김진우는 삼진 8개를 추가, 4일만에 탈삼진 1위(152개)를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