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 고향 지킴이
내 고향땅 문경을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
고향땅에 오래 살아온 고향 지킴이 친구들이다.
희구 친구도 있고, 학현이 친구도 있고, 송길이 친구도 있고, 기종이 친구도 있고, 세환이 친구도 있고, 용덕이 친구도 있고, 강우 친구도 있고, 희복이 친구도 있고, 휘덕이 친구도 있고, 만식이 친구도 있고, 방연이 친구도 있고, 정한이 친구도 있고, 명원이 친구도 있고, 병옥이 친구도 있고, 정옥이 친구도 있고, 한진이 친구도 있고, 병호 친구도 있고, 재학이 친구도 있고, 영배 친구도 있고, 만부 친구도 있다.
언뜻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친구도 있을 성싶다.
그리고 개별적으로 떠오르는 얼굴들이 또 있다.
우선 고윤환 문경시장이다.
시정을 감당하기가 힘들어서인지 만날 때마다 그 지친 모습으로 내 마음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2016 문경전통 찻사발축제’ 행사가 있었던 저 지난주 주말에도 마찬가지로 그랬다.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얼굴이 반쪽이 다 됐네요. 불쌍해 죽겠어요.”
아내의 개탄이 그랬다.
피곤에 지쳐 초췌한 모습으로 점촌 역전에서 열린 불교 관련 행사에도 발걸음을 해서 자리를 지켰고, 초저녁부터 밤늦게까지 시가지를 도는 행사에도 도중에 빠져나가지를 않았다.
그렇게 일정이 바빠서도 지쳤겠지만, 또 다른 요인이 고 시장을 지치게 했겠다하는 생각을 했다.
고향 지킴이로 세워놓은 시장일진데, 시민들이 어중이떠중이로 나서서 마구잡이식으로 그를 흔들어대면, 이를 감당할 재간이 없을 수밖에 없다.
다들 지혜롭게 처신해서, 가뜩이나 산적한 일거리에도 지칠 지경인 시장의 마음이라도 다독다독 챙겨주는 아름다운 시민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 시장에 대한 염려 끝에 떠오르는 얼굴이 또 하나 있었다.
우리들 문경중학교 28회 동문으로 총동창회 일까지 알뜰살뜰 맡아보고 있는 박시복 호계면장이 그 주인공이었다.
문경시에서 치러내는 행사나, 중학교 동창회에서 치러내는 행사나, 일손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 그 어디서든 그 얼굴을 내비친다.
가히 고향 지킴이라는 소리를 들어 마땅하다 할 친구다.
‘2016 문경전통 찻사발축제’ 행사에서도 그랬다.
행사 내내 현장에 붙어 있다시피 했는데, 부창부수(夫唱婦隨)라고 그 아내도 따라붙어 남편을 돕고 있었다.
일손을 돕는 것만으로 고향 지킴이로서의 역할이 부족하다 싶었던지, 호계면의 특산인 송화버섯 한 상자를 들고 와서 맛 좀 보라고 선물해주고 있었다.
너무나 고마운 헌신이었다.
그러한 헌신이 그 송화버섯에 배어들었는지, 송이버섯 맛 표고버섯 맛이 훌 섞여 특이한 맛을 창출하고 있었다.
내 사랑하는 손녀가 그 맛을 이렇게 검증해주고 있었다.
“아! 너무 맛있다. 그리고 너무 부드럽다. 나 더 먹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