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는 닮아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리되 서로 다른 처지에 놓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호랑이 사냥'을 전반부에 배치해서 두 사람의 닮은 점을 그리고 '역모'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또한 용이 그려진 가림막이 사방을 막고 있어 뒤주를 연상시키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두 개를 교차로 보여주었고, 이후에는 아시다시피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임금의 자애로 살아납니다..
<2부>는 사도세자와 다른 행보를 펼치는 정조의 모습을 담습니다. 정조에게 있어 아버지는 사랑하면서도 벗어나고 싶은 인물이 아닐까요. 죄인의 아들이라는 낙인, 그리고 언제든 그처럼 될 수 있다는 주변의 시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는 그와는 다르다는 확신을 가졌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왕족의 힘으로' 사도세자는 궁인들을 죽였지만, 정조는 수많은 이들을 돕겠다고 선언하는 모습이에요. 그리고 그토록 달라지려고 했으나 할아버지 영조는 그에게 사도세자를 투영합니다.
<3부>는 정조의 애처로운 내면을 그리는데요. 할아버지에 대한 원망, 하지만 그를 사랑하기에 미워할 수 없는 그 감정,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벗어나려고 했지만 그가 자신을 위해 죽었다는 사실을 알면서 더욱 서글퍼지는 모습입니다. 여기서는 4:50 궁궐을 향해 걸어가다가 그 앞에 놓인 뒤주(환영)을 보고 멈칫하는 발걸음이 제가 제일 보여드리고 싶었던 장면입니다.
<4부>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라고 선언하는 내용인데요. 이제는 벗어나려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사실과 그의 사랑을 온전히 인정하고 또한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장면입니다. 그간에는 회피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극복하는 것이지요. 또한 그가 사도세자의 아들로서 성군이 되어야 아버지의 명예 역시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음,, 그리고 미치기 전의 사도세자는 어렸을 때부터 똑똑했기에 제대로 정사를 보는 모습(사도-대리청정 모습)도 꼭 함께 넣어놓고 싶었습니다. 분명 한때 사도세자 역시 성군이 될 가능성을 안고 있을 인물이었을테니까요..
마지막 부부에 관한 이야기는 쿠키영상입니다. 아버지가 말하는 부부로서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그가 행복했으면 하는 염원을 담아 매듭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