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the shadow of death
01. 낙인(烙印)
스윽-.
소녀가 자신의 등에 있던 두 자루의 검중,
하나의 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소년 역시도 소녀를 공격하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 순간.
"으읍-. 이런…. 망할 늙은이."
작은 욕설과 함께, 소년이 바닥에 피를 토하며 주저앉았다.
맨처음, 소년의 갑작스런 행동에 뭔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듯 했지만,
그의 이마에 박힌 손톱만한 보석을 보고는,
소녀는 뭔가를 알아차린듯한 눈빛으로 다시금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 네 이름은?"
약간은 호의적인 태도를 하는 소녀를 보면서
소년은 여자의 반대쪽으로 고개를 휙- 하고 돌려버렸다.
…실상 처음보는 여자에게 말을 걸 필요도 없었고,
또한 저 여자는 자신을 방심시키고 공격하려는 걸 수도 있지 않은가.
"이름 따윈… 없어."
하지만, 의지와는 다르게 멋대로 입을 비집고 나오는 대답.
마치 마법에 걸린듯이 그녀의 모든 질문에 대답이 술술 나왔다.
"나이는 몇이지?"
"…그런것 따위, 기억 안 해."
…꽤나 골치아픈 녀석이구나.
하는 생각이 어렴풋이 소녀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네게 마법을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구나."
어찌보면 다정한 누나와도 같은 목소리로,
소녀는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소년은 지 멋대로 움직이던 입이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다.
"당신은 누구…?"
남자와 같은 짧은 금발에, 단호한 자줏빛의 눈동자.
그리고, 심플한 디자인의 흰 색 옷.
이 마을 안에 들어온 것 자체로도 죽은 사람들의 피를 뒤집어써야 정상인데,
피 한점 묻지않은 그 흰색 옷이 유감이라는 듯한 눈초리로 소년이 물었다.
"…내 이름은 레이비린스. 혹은 레비린스라고도 불러.
대부분 줄여서 '레이비'라고 부르더라고,"
"그런 것 말구요."
처음부터 소년의 질문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는 소녀였지만
먼저 물어볼 것이 따로 있는 듯,
소년의 대답을 무시하는 소녀였다.
"넌 '신의 아이들'중 한 명 이지?"
소녀는 소년의 이마에 자리한 붉은 보석, 바로 옆.
보라색의 낙인을 한번 보고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알아 냈죠?"
약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소년이 레이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도. '신의 아이들' 중 하나니까.
내 몸에도 그 낙인이 있어. 너와는 다르게 연 분홍색이라는 것만빼면.
피식-. 마을 사람들을 이렇게 죽여버린것은, 사연이 있을테니까
딱히 물어보진 않을게.
그보다… 앞으로 어떻게 할건지. 물어봐도 괜찮을까?"
…자신과 같은 사람.
자신과 같은 낙인을 지니고 있는 사람.
순간적으로, 소년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고 흔들렸다.
뭐랄까. 이 기분은…
자신에게 없었던 가족이란것을 새로 만나기라도 한 듯한 느낌.
"당신과 함께…여행해도 괜찮을까요?"
딱히 할것도 없었다.
남은 것은 이곳저곳을 방황하는 것뿐.
자신의 낙인을 보면, 그 누구도 자신을 친절하게 대해주지 않을것이고
그 누구도 자신을 피할것은 뻔한 일이었다.
그렇게 세상을 떠도는것 보다는
역시 자신과 같은 아픔을 지닌 사람과 함께 하는 편이 낳았다.
비록, 소녀가 거절할 수 도 있겠지만은….
그러나 갑작스런 소년의 질문에, 소녀는 놀란듯한 기색 하나없이
그저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말을 이었다.
"…좋아. 내가 원하던 대답이였어."
그렇게 해서, 어처구니 없는 동지가 생기게 되어버렸다.
.
.
.
.
"예쁜 누나. 그러고 보니까 말이에요. 왜 초면 부터 반말이에요?"
"…그야 내가 너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것 같으니까."
"…그걸 어떻게 확신하죠?"
"뭐, 설마 네가 나보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뭐 잘못될 건 없잖아?
그리고, 이름도 모르는 녀석한테 일일히 '내가 누나. 넌 꼬맹이'
라고 대답하는 것도 뭐했고 말야."
황무지 한가운데 있었던 마을 덕택에,
사막을 건너 가며 이리저리 말을 해대고 있는 두 사람이었다.
"…예쁜 누나들은 다 성격이 그런건가요?"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가는데?…"
"…후우, 됐어요. 이렇게 나오면 나도 반말로…"
"미안하지만. 그러면 곤란해.
네가 가지고 있는 낙인은 보라색이잖아-."
"…그것과, 말을 놓는것이 무슨 상관이…"
어이없다는 듯 소년의 눈썹이 찌푸러졌고.
이어서 들리는 것은, 소녀의 당연하다는 투의 대답.
"내가 지닌 낙인은 분홍색. 낙인은 색깔마다 계급이 있지.
그리고 분홍색이 보라색 낙인보다 한층 더 위고 말이야-.
한마디로, 난 얼마든지 내키면 너를 죽여버릴수 있다는 거지.
물론, 너에겐 두겹의 저주가 걸려있어서 너와 같은
보라색 낙인도 아주 손쉽게 널 죽여버릴수 있겠지만 말이야."
…'죽여버린다'라는 말을 술술 내뱉는 레이비의 말투에
소년의 눈동자가 잠시 굳어졌다.
…실제로 저 여자는 살인을 해본 사람이었다.
그리고… 자신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래. 뭐 정 원한다면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서 해도 좋아.
다만, 이름을 부를때는 '당신'이라는 칭호나 혹은 '누나'라는걸 붙여주길바래,
또…. 여행길이니까 서로 동지가 된 이상, 도와 줄 만큼은 도와주기로.
어때? 이 정도면 만족하지?"
장난스럽게 레이비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리고, 흔쾌히 소년의 대답이 들려왔다.
"좋아. 나쁜 조건은 아니네-"
사막의 서쪽 하늘에 해가 뉘엿뉘엿 저가고 있었다.
반쯤 어두워진 황무지들을 보면서
두 사람은 끝없는 모랫길을 걷고있었다.
"그런데 말이야.
앞으로 이름을 짓는게 좋지 않을까?….
만일 이름을 모른다고 하면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 수도 있고 말야."
"…하지만 딱히 문제 될것도 없잖아. 내 마음인데요 . 뭐…"
"뭐, 그럼 네 마음대로 하던가."
조금은 시끄러운 여행길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두 사람의 머릿속에 새겨졌다.
첫댓글 에헤....ㅇ=ㅇ..... 여행이라... 그리고 쓰일 이름두 궁금해요 ㅎ-ㅎ 건필하세요~
에에, 실은…이름. 그게 문제죠;ㅁ;!!<-[;;여태까지 생각한게 없는] 어찌되었든, 열심히 건필하겠습니다아;ㅁ;♡
“어이, 당신”…. 이라고 부른다면 뭔가 느낌이 달라지지 않을까? 그런데 ‘예쁜누나’라. 왠지 호칭이…, 흐흐, 동생놈들한테 그렇게 부르라고 시켜야지♡ [<이봐;] 아! 조금 바꿔서 예쁜누님♡ 엔냐군도 그렇게 불러줄래?[<탕탕]
[…]바보…자식. (할말은 이것뿐이었다)
.. 2개의 저주? 예쁜누님이라..+ㅁ+ 재밌어요
에에- 고, 고맙습니다아♡실은 본인도 남자주인공의 말투가 맘에 든다는=_=*
저주를받은아이....나도생각지못한건데~?님아!!!!!!!대단해요!그리고 새롭고신선한느낌~!난 이런게좋던데!님아화이팅이요!다음편기데요!!!!!!!!!!
에엣;ㅁ;!! 새, 새롭고 신선한 느낌!!<(갑작스레 지금 방금 잡아온 한마리의 생선이 눈앞에서 날뛰는 광경이 생각난다는[;;])헤에, 어찌되었든, 다음편…; 열심히 써볼게요;ㅁ;!!<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에;ㅁ;!! 힘내서 쓰겠습니다아♡ 꼬릿말 감사해요ㅠ_ㅠ
ㅋ 와, 재밌어요!!! 기대하겠습니다~
'ㅁ'; 여, 열심히 할게요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