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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동영상이나 기록 사진은 물론이거니와 해당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차량이 있다. 그것은 이 장비가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특징적인 모습과 구조를 갖추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바로 하프트랙(Half-Track)이라 부르는 차량이다. 후륜은 무한궤도로 되어있고 전륜은 일반 차량처럼 바퀴(차륜)가 달렸다. 이 특징적인 외관으로 말미암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우리말로 정확히 번역 된 것은 없고 흔히 반 궤도 장갑차 정도로 불리지만 오픈 탑 형식의 구조나 얇은 장갑판 때문에 오늘날 기준의 장갑차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들이 가장 많이 사용 된 제2차 대전 당시의 용도로만 따진다면 오늘날의 APC(병력수송장갑차)와 비슷하게 사용되었기 때문에 장갑차로 정의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실제로 국군은 이를 ‘반(半)장갑차’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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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창군 당시에 국군의 독립기갑연대(현 수도기계화사단 기갑여단)에 M2, M3 하프트랙 24대를 비롯하여 M8 정찰장갑차 27대 그리고 약간의 전투 지프차량으로 구성 된 국군 유일의 기갑부대인 장갑대대가 있었다. 비록 보잘것없는 규모였지만 이처럼 장갑차인지 수송 장비인지 성격이 모호한 하프트랙은 국군이 초기에 보유한 가장 강력한 장비 중 하나로 귀하게 대접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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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에 의해 탄생한 형식
오늘날 대다수의 장갑차들은 생산이나 유지 보수 때문에 완전 궤도식이나 아니면 완전 차륜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처럼 지금은 보기 힘든 차륜과 궤도가 혼합된 하프트랙을 사용하였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정확히 설명한 자료는 없지만 쉽게 생각한다면 궤도와 차륜의 장점을 함께 꾀하였기 때문이라 보면 된다. 즉, 당시에 편리하니까 사용한 것이었고 만일 오늘날도 이점을 계속 누렸다면 많이 사용되고 있을 것이다.
궤도는 우선 넓은 접지력과 구동력을 이용하여 보통의 차량이 운행하기 힘든 험로에서 운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일반 도로에서의 운송 효율성이나 장거리 운행 등에 적합하지 못하고 방향 전환을 위한 조향장치 계통이 복잡하다. 이러한 궤도식의 장점을 살리고 차륜식의 편리함과 용이함을 함께 접목한 것이 바로 하프트랙이라 할 수 있다. 생각보다 하프트랙의 역사가 오래 되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전장 데뷔는 기갑 장비의 맏형이라 할 수 있는 전차보다 늦었지만, 등장만 따지면 하프트랙이 전차보다 빨랐다. 그 이유는 당시의 열악한 도로 상황과 관련이 많다. 20세기 초까지 도로 사정은 나빴다. 독일의 아우토반이나 미국의 고속도로는 그 당시에는 상상 속의 이야기였을 뿐이었다. 이 때문에 하프트랙은 군의 요구보다 민간에서 이런 험로에서 주행할 차량을 먼저 요구하면서 개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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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오래 된 역사
1911년 프랑스의 엔지니어였던 케그레세(Adolphe Kegresse)는 러시아 황실로부터 특별한 용도에 사용할 차량의 제작을 요청 받았다. 포장된 곳이 많지 않았던 러시아의 도로 여건과 겨울철 눈이 많은 결빙된 도로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이었다. 그때 케그레세는 하프트랙 구조의 차량을 고안하였는데 그의 이름을 따서 케그레세 트랙으로도 불렸다. 이것이 최초의 하프트랙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16년 러시아군을 위한 장비로도 제작 의뢰를 받아서 생산하였다는 기록을 본다면 하프트랙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고 볼 수 있다. 자료에는 험한 지형에서 사용하기 위해 이런 형태의 차량이 19세기 말에 존재하고 있었다고도 알려져 있다. 숲이나 밀림에서 벌목용 궤도식 트랙터에 앞 바퀴를 달아 사용한 사진이 많이 전해지는데 이것이 최초의 하프트랙이라는 주장이다.
어찌되었던 이러한 사례들은 하프트랙이 포장도로에서 보다는 야지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려는 차량을 원하였던 것에서 탄생하였다는 증거다. 이처럼 악조건에서 운행이 가능한 차량이라면 당연히 군용으로 사용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전쟁은 벌어지는 장소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고 열악한 조건에서 상대보다 좋은 기동력을 확보한다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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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술의 도구
하프트랙이 전쟁의 주역으로 화려하게 꽃을 피운 시기는 제2차 대전 당시 유럽전선에서였다. 당시 하프트랙을 제작하고 사용한 국가들은 많았지만 그 중 독일과 미국이 대표적이었다. 특히 전격전으로 알려진 기동전을 선보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던 전쟁 초기 독일군은 하프트랙을 사용한 기동화 된 보병을 앞세워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는데 그것은 갑자기 이룩한 성과가 아니었다.
기갑부대의 아버지라 불리는 독일의 구데리안 같은 이는 장차 전쟁이 벌어진다면 집단화된 기갑부대를 돌파의 주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차와 함께 움직이며 근처에서 화력 지원을 하거나 돌파된 전선을 평정할 기동화 된 전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았다. 전자의 경우는 자주화된 포병이 역할을 담당하고 후자는 차량에 탑승하여 이동할 수 있는 보병이 당당하여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당시는 철도가 육상 교통의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자동차는 아직 대중화되기 전이었다. 도시를 벗어난 많은 도로는 비포장 상태였고 그나마 전쟁이 발발한다면 대부분의 작전도 어차피 도로를 벗어난 지역에서 벌어져야 했다. 또한 요즘과 비교한다면 당시 차량의 구동 능력이나 내구성이 약하였기 때문에 바퀴만으로 구동하는 차량을 야지에서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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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명작, 하노마그
만일 전차가 벌판을 가로질러 진격하는데 함께 병진할 보병이 도로로만 움직일 수 있는 차량으로만 이동한다면 전차부대와 따로 떨어져 작전을 펼치거나 아니면 차량에서 하차하여 전차의 돌격 속도로 뛰어가야 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적이지 않았고 보병이 전차와 함께 야지를 횡단 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장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결론이 내려지면서 평지는 물론 야지에서도 기동력과 운용 효율이 좋은 하프트랙을 주목하였다.
1935년 재무장을 선언한 독일은 지체 없이 군용 하프트랙 개발에 착수하여 이후 전쟁에 대량으로 사용하였다. 그 중에서도 하노마그(Hanomag)라고도 불리는 Sd.Kfz. 251은 1939년 제1기갑사단 배치를 시작으로 전쟁 중 가장 많이 사용된 기종이었는데, 최전선에서 전투를 벌여야 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탑승한 보병들을 어느 정도 보호할 최소한의 장갑과 무장도 장착하여 오늘날 IFV(보병전투장갑차) 역할까지 담당하였다.
제2차 대전 당시 독일의 전차는 전쟁 초기와 말기에 사용 된 주력 모델이 완전히 차이가 날 정도로 변화가 심하였지만 Sd.Kfz. 251을 비롯한 대부분의 하프트랙들은 전쟁 내내 꾸준히 애용되었다. 이것은 다시 말해 특별히 업그레이드를 요구 받을 만큼의 심각한 결점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애당초 설계가 뛰어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런데 하프트랙은 독일보다 미군이 더욱 많이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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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애마, M3
M3로 대표되는 미군의 하프트랙은 기갑부대는 물론 일반 보병부대에서도 병력 수송용으로 많이 사용하였다. 우리는 흔히 제2차 대전 당시 기갑부대 하면 독일군을 떠올리지만 수량으로 미국이나 소련의 상대가 되지 못하였다. Sd.Kfz. 251만 하더라도 15,000대 정도 생산된 것으로 추산되지만 미국의 M3는 43,000대가 생산되었다. 여기에다가 다른 모델의 하프트랙까지 합한다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막연히 많이 운용되었던 것으로 생각되는 Sd.Kfz. 251은 독일 기갑사단이나 장갑척탄병사단의 4개 기계화 보병대대중 단지 1개 대대만 겨우 장비하였을 정도로 전쟁 내내 절대수량이 항상 모자랐다. 그럼에도 오늘날 독일군하면 기갑부대라는 인상이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운용 방법에 대해 선도적인 업적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독일 기갑부대의 커다란 한 축을 담당한 하프트랙들도 인상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당시 하프트랙들은 화력 지원 장비를 탑재를 위한 플랫폼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였지만 기본적으로 보병을 안전하고 빠르게 기갑부대의 진격속도에 발맞추어 수송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각론으로 들어가면 가장 대표적이었던 Sd.Kfz. 251과 M3은 운용 방식에 있어 많은 차이가 있다. 그것은 운용 국가별로 전술 사상이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지 성능 차이가 많이 나서 벌어진 일은 아니었다.
경사면을 채택한 장갑판이나 개폐식 조종석 창문 등의 구조를 가진 Sd.Kfz. 251은 소화기로 장비한 부대 간의 근접전투가 있을 경우 보병에게 최소한의 방어막을 제공하여 주거나 일부는 차량에 탑승한 상태로 전투를 벌일 수도 있었다. 반면 M3은 야지를 쉽게 주행하여 목적지까지 병력을 신속히 이동시키는 트럭 용도로만 사용되었다. 전자를 오늘날 기준에 대입하다면 IFV에 가깝고 후자는 APC로 보아도 무방하다.
홀연히 사라진 역사
1973년 욤키푸르 전쟁에서 일부 M3이 사용되는 등 제2차 대전 이후의 전쟁에서도 드문드문 등장하기도 하였지만 사실상 하프트랙은 제2차 대전의 종전과 함께 전선에서 물러났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들이 일거에 퇴출되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순식간 사라지고 다시 등장하지 않게 된 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더 이상 수요가 제기되지 않을 만큼 현대 전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차의 경우는 계속 업그레이드되어 지금도 사용되지만 상당히 특징적이며 매력적인 모습을 자랑하던 하프트랙은 연예계의 반짝 스타처럼 전쟁사에 짧고 굵게 활동하다 생을 마감하였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전쟁에서 너무나 굵게 획을 그어서인지 홀연히 사라진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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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bemil.chosun.com/
첫댓글 후에 등장하는 장갑차들이 모든성능이 우월해서 자연스럽게 도태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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