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버스·지하철內 마스크 해제' 결정…20일 시행 유력

[하은초]

오늘 '버스·지하철內 마스크 해제' 결정…20일 시행 유력

• 노컷뉴스 원문
• 입력2023.03.1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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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착용 의무화 2년 5개월 만…유행 안정세로 2단계 부분조정

'더' 중요해진 고위험군 보호…병원·약국·감염취약시설은 당분간 유지

해외도 자율에 맡기는 추세…日 '출퇴근 열차' 등에선 마스크 착용 권고

정부가 현재 남아있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가운데 대중교통에서의 착용 의무를 이르면 다음주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역 1호선 지하철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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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에선 벗었다가 탑승하는 순간 도로 써야 했던 대중교통의 마스크 지침이 더 간편해진다. 다음 주부터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no)마스크'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위험군이 많은 병원과 요양기관 등은 당분간 실내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유지한다. 이들 시설까지 포함한 '마스크 완전해제'는 빨라도 5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5일 회의에서 대중교통 내 실내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현재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대중교통 수단은 △버스(전세버스 등 포함) △철도 △도시철도 △여객선 △도선 △택시 △항공기 등이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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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이 '의무'라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반 사실이 적발될 경우, 처벌이 가능했다는 뜻이다. 일상회복 기조가 뚜렷해지면서부터 촘촘한 단속은 없었지만, 지금도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앞으로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이 권고사항으로 변경되면, 밀집도 등과 관계없이 맨얼굴로 지하철 등에 오를 수 있게 된다. 개개인이 각자의 위험도 판단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

시행시점은 오는 20일이 유력하다. 이같이 결정되면 버스·지하철 안에서의 실내마스크는 약 2년 5개월 만에 풀리게 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발생 첫 해인 2020년 10월 대중교통을 비롯해 주점, 노래방, 공연장,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처음 도입했다.

코로나19의 전파 통로인 비말(침방울)이 많이 튀는 집회·시위장소, 의료기관, 요양시설, 주·야간보호시설 등도 이때 실내 마스크가 의무화됐다.

이번 조정은 실내마스크 1단계 의무 조정이 실시된 지 한 달 보름여 만에 이뤄지는 후속 조치기도 하다. 정부는 올 1월 30일부터 △대중교통 △의료기관·약국 △감염취약시설을 뺀 모든 시설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를 해제했다.

당시 당국은 실내마스크 완전 해제를 의미하는 2단계 조정시기를 5월경으로 내다봤다. 나머지 예외 시설은 1단계 조정 여파를 살펴보면서 적정한 시점에 일괄적으로 착용의무를 없애겠다는 계획이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도 지난달 초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4월 말경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비상사태(PHEIC) 해지 여부를 논의하는 회의가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저희도 그 해지시점에 맞춰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 조정, 실내마스크 2단계 해제 조치 등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7차 유행'에 해당하는 겨울철 재유행이 확실히 꺾이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 명대 안팎으로, 거의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명의 확진자가 주변 몇 사람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Rt)는 지난 주 기준 0.93으로 9주째 '유행 억제'를 뜻하는 1 미만을 기록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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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각각 150명과 11명으로 계속 감소 중이다. 올 초 당국이 우려했던 '중국발(發) 리스크'도 현지 상황이 생각보다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입국 검역이 정상화된 상태다. 오미크론 하위변이를 뛰어넘는 신규 변이도 출현하지 않았다.

자신감을 얻은 당국은 대중교통 내 마스크부터 완화하는 부분적 2단계 조정을 택했다. 검토 요청을 받은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는 지난 7일 회의에서 '해제'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시민들의 불편을 감수하고 규제를 이어갈 뚜렷한 당위성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 자문위원들은 개학 직후인 점을 고려해 추이를 좀 더 보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대다수는 지금이 '적기'라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병자문위 정기석 위원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대중교통은 조금 더 위험성이 (병원 등에 비해) 낮다는 이유로 먼저 권고로 돌리자는 방안에 대해 자문을 했고 대부분의 위원들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또 "(방역 상) 큰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주간 위험도 평가.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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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도 "(굳이) WHO의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가 기준이 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지역사회에서는 (실내마스크 착용의무를) 풀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교를 비롯해 조금씩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되찾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보더라도 '4말 5초'까지 조정을 유예하기는 쉽지 않을 거란 시각도 있다.

그러면서 "이게 마스크를 (더 이상) 쓰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의무사항을 없애는 거고, 권고는 계속 남는 것"이라며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그런 곳(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게 바람직하다는 걸 (지속적으로) 안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병원과 약국, 요양병원·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은 현행대로 실내마스크 의무화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의 7일 격리의무 외 거의 모든 규제가 사라진 만큼 고위험군의 보호 필요성은 더 높아졌다.

건강한 청장년층도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에 속하는 출·퇴근 지하철 등에선 가급적 마스크를 쓰는 게 안전하다. 1~2m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승합칸에선 부지불식간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3년간 몸에 밴 습관으로 '탈(脫)마스크'가 오히려 어색해진 국민들이 자발적 착용에 나서고 있단 점도 정부의 결정 배경으로 작용했으리란 분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도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은 자율에 맡기는 추세다. 지난달 25일 기준 대중교통 내 마스크를 의무화하고 있는 나라는 그리스, 말레이시아, 대만, 필리핀, 호주, 이집트 정도다. 다만, 이집트는 실제 쓰는 사람이 드물뿐더러 당국의 단속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등은 착용을 의무화하되 대중교통에선 쓰지 않아도 되는 곳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 프랑스, 헝가리, 네덜란드, 덴마크 등은 별도의 마스크 의무화 정책 자체가 없다.

우리보다 먼저 '노마스크'를 선언한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혼잡한 통근 열차와 버스, 고령자가 많은 시설, 병원 등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가별 마스크 착용 의무화 현황.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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