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현관은 찡이가 아끼는 곳 중의 하나다. 이곳에 앉아 마당의 꽃이랑 나무 구경도 하고 바람 냄새를 맡고 때로 졸고 때로 가족들을 기다린다.
특히 여름이면 이곳이 골목과 맞바람이 불어서 가장 좋은 명당 자리라고, 더위에 지친 날이면 여기에 찡이와 함께 누워서 낮잠을 즐기던 엄마가 증언했다.
앉아서 조는 찡이. 누워 자지 왜 졸까 몰라^^
이렇게 귀한 자리를 선뜻 대장과 나누는 찡이의 심성에 감탄했었다.
그러던 그곳에 얼마 전 펜스를 쳤다. 눈이 안 보이기 때문에 혹 가족들이 못 보는 사이 떨어질까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고작 10센티미터 정도의 턱이지만 그래도 떨어졌다가 뼈라도 다치면 안되니까...
마당 냄새 맡고 슬렁슬렁 마당쪽으로 걷다가 펜스에 부딪쳐 뒤돌아서는 찡이다.
17년간 평화를 느꼈던 저 자리에서 찡이가 좌절감을 맛보지 않기를.
그렇게 찡이는 또 하나 익숙했던 것과 결별한다. 익숙한 것과의 이별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데.....
익숙한 것과 또 한 번 결별한 찡이는 어떤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을까. 찡이가 맞이한 새로운 세계는 어떤 곳일까.
............... 또 한 사람, 너무나 소중한 익숙한 것과 결별한 이를 만나러 내일 대구에 간다. 울지 않고 그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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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동물행성 원문보기 글쓴이: 더불어밥
첫댓글 이젠 좀 나아졌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세피의 사진을보면 눈물이 펑펑터져버립니다
너무도 소중한아이기에.... 그리고 13년을 한결같이 함께한 익숙한아이기에.... 그 아이가 아직도 제 곁에서 떠난것을
실감할수가 없습니다
보고싶어 울어봐도 그 아이는 돌아오지않는데.... 남아있는저는 그리움에 목이메이고 손이 떨려오네요
찡이사진만보아도 서로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떠오르며 멀지않았던 그때가 너무도 너무도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찡이~ 그리고 대장.... 건강하게 오래오래 언니와 가족과 함께하길바랍니다
그쵸? 불과 두달 전만 해도 세피랑 찡이 이야기 함께 나누었는데....저도 아직 잘 믿기지가 않습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가슴이 뭉클합니다..찡이와 대장이 밥님 가족과 오래오래 함께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있겠죠. 그떄까지 최선을 다해야죠....
찡할배의 안전을 위한 일이니 밥님 가족분들이 얼마나 심사숙고 하여 설치 하셨겠어요....그래도 여전히 바람 잘 드는 명당인거죠?
그럼요, 여전히 저 앞에서 쿨쿨 잡니다^^
찡이 얼굴에서 섭섭함이 마구 묻어나는듯해요 ㅠㅠ 막이대신 밑에 푹신한 쿠션은 안되는지..괜시리 제가 더 섭섭한 느낌이 드는건오바일까요? 익숙한것에 대한 이별은 물건이든 사람이든 동물이든 가슴을 가진 사람이라면 힘들것 같아요.
좀 서운하겠지만 조금 떨어져서 누워 쿨쿨 자니 괜찮습니다^^;;
팬스보다는 낮은 경사로를 만들어 주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찡이가 팬스의 벽을 느끼기보다는.... 주절거려봅니다. 찡이야 그래도 홧팅이다
쿵 부딪칠 때는 아마도 좀 기분이 나쁘겠죠? 그래도 그 앞에서 쿨쿨 잘 자니 위험한 것보다 훨씬 낫지요...걱정해주셔서 감사요(__)
나이가 드니까 아주 적은 경사도에도 예민하더라구요 마치 높은 산을 오르는거같이..